주변이 10여 기의 원전으로 둘러싸여 있는 울주군에 신고리원전 5~6호기 자율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는 기사
(관련기사: 북한 핵실험으로 난린데 원전 자율 유치라니...)와 관련, 해당주민과 울주군, 울주군의회가 원전지원금으로 국제고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들은 원전지원금 250억 원을 내걸고 국제고 설립을 추진하는 울산시교육청에 유치신청을 했지만, 교육청이 "원전이 뻔히 보이는 곳이라 안된다"며 반대하자 대통력직인수위에 탄원서를 내기로 하는 등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것.
특히 해당 주민과 울주군, 울주군의회가 원전 지원금 250억 원을 투입해 유치하려는 국제고 부지는 울주군이 원전지원금으로 추진하다 예산 수십억 원만 날리고 중단된 영어마을이다. 이 영어마을은 지난해 감사원과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원전지원금을 낭비했다는 지적을 반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전체 울산시민의 안전을 담보로 유치한 원전이지만 유치 대가 지원금이 대다수 시민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해당 일부 주민과 지자체의 입맛에 따라 쓰여 지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원전지원금으로 실패한 영어마을... 다시 국제고 유치 추진
14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은 최근 울주군 서생면주민협의회와 울주군, 울주군의회가 요청한 울주군 영어마을 부지의 국제고 유치를 반려했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원전이 훤히 보이는 곳에 국제고를 설립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울주군의 국제고 유치 움직임은 지난 2012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교육청이 "울산은 평준화 지역인데 특별한 학생만을 위한 교육기관이 너무 많다"며 반대하는 전교조 등의 반대에도 국제고 설립을 추진하자 울주군에서 유치하기로 했다.
이들은 당시 원전지원금으로 200억 원의 학교 건축비와 매년 5억 원씩 10년간 운영비 50억 원 등 모두 250억 원을 내놓겠다며 울산시교육청을 자극했다.
이때 조건으로 내건 곳이 영어마을부지. 이곳은 울주군이 원전지원금으로 2010년까지 조성하다 실패한 곳이다. 여러 기의 원전이 있는 울주군은 특별지원금이 풍부했고, 이중 일부로 영어마을 조성 사업을 한 것. 영어마을은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불어닥친 영어 열풍에 편승해 시민의 환심을 사기 위한 것이었는데 그 바람이 시들해지자 중단되고 결국 원전 유치를 대가로 받은 지원금만 낭비한 것이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지난해 7월 4일 '울주 영어마을 조성사업'이 부적정하게 진행됐으며 총 79억 원의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민권익위도 지난해 11월 7일 울주군이 원전지원금으로 추진한 10여 건의 유사사업과 함께 "영어마을 조성으로85억 원이 낭비됐다"며 "자치단체들은 기관장의 선심성 사업, 공약 사업들에 사업자지원사업비를 쌈짓돈처럼 사용하고 있었다"고 밝혔었다.
울주군과 군의회, 서생면주민협의회는 중단된 영어마을 부지 4만7653㎡에 다시 국제고를 유치하기로 하고 울산시교육청에 유치의사를 밝힌 것.
울산시교육청 "원전이 훤히 보이는데 어떻게..."하지만 울산교육청이 원전 인근이라는 이유로 1년간 머뭇거리자 올해 1월 10일 울주군수, 울주군의회 의장, 서생면주민협의회장은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영어마을에 국제고를 유치하기 위해 교육청을 압박했다.
이들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울주군 서생지역은 울산국제고 설립의 최적지이며 대한민국은 물론 울산의 미래 신성장동력 (원전)산업의 메카인 서생면은 원자력 발전소 운영을 통해 학교설립과 운영에 필요한 다양하고 지속적인 발전기금 지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서생 지역주민들께서 원자력발전소 운영과 유치에 따른 인센티브로 지원되는 원전지원금 250억 원 정도를 과감히 공립 울산국제고 설립과 운영에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울산교육청은 보름뒤인 1월 23일 울주군에 입장을 통보하며 "영어마을 부지에 국제고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부지기부'와 '차단녹지조성'이 약속돼야한다"며 사실상 영어마을에 국제고가 설립되는 것을 거부했다.
그러자 서생면주민협의회 지난 1월 28일 이사회를 열어 '국제고 예산지원 철회 관련 안'을 의결하고 이를 언론에 알린 후 "박근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교육과학기술부에 울산국제고 설립승인을 철회해달라며 탄원서를 내기로 했다"며 으름장을 놓은 것,
이들은 탄원서 배경으로 "울산국제고 설립승인은 250억 원의 원전 지원금을 지원하면서 서생면에 국제고를 유치하겠다는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는 대다수 울산시민은 난감한 입장이다. 원전 사고가 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이 안게 되지만 지원금 혜택은 일부에 국한되기 때문. 현행법은 원전은 주변 8km 이내 주민들의 동의를 얻으면 건설되는 맹점이 있다. 그 후유증을 전체 시민들이 바라만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