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반하장'이란 옛말은 바로 이럴 때 써야 하나 봅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물귀신 작전'으로 박원순 시장을 물고 늘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오 전 시장이 '한강 르네상스의 꽃'이라고 자랑하던 세빛둥둥섬은 아직 개장도 못했습니다. 오 전 시장은 이와 관련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 받을 처지에 놓이자 그 책임을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돌리는 주장을 했습니다.
오 전 시장이 박 시장을 물고 늘어진 이유는 지난 14일 대한변호사협회가, 오 전 서울시장을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기 때문입니다.
대한변호사협회 산하 지방자치단체 세금낭비조사 특별위원회는 오 전 시장이 한강에 인공섬인 세빛둥둥섬을 조성하면서 세금과 재정을 낭비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들은 "세빛둥둥섬을 조성하는 협약체결 과정에 시의회 동의 절차를 무시했으며, 사업 추진의 근거 법령이 미비했고, 민간 수익사업에 참여할 수 없는 SH공사의 참여 결정과 총사업비 변경 승인 과정의 부적정성과 독소조항 등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8일, 서울중앙지검은 대한변호사협회가 오 전 시장 등을 업무상배임 혐의로 수사 의뢰한 사건을 형사8부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검찰은 변협에서 받은 자료를 검토한 뒤 관련자들을 소환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졸지에 검찰수사라는 궁지에 몰린 오 전 시장은 "세빛둥둥섬은 혈세 낭비와는 거리가 먼 사업"이라며 "세빛둥둥섬은 이미 100% 가까이 완성된 시민의 공간인데, 2년 동안 시민에게 돌려주지 않는 박원순 시장이 세금 낭비의 전형"이라고 물귀신 작전을 시작했습니다.
하늘을 찌르는 오세훈 전 시장의 거짓말세빛둥둥섬 재앙은 서울시민을 우롱하는 오세훈 전 시장의 뻔뻔스러운 거짓말에서 시작됐습니다. 세빛둥둥섬 앞에 세워진 안내판에는 서울시민의 세금이 단 한 푼도 들어가지 않은 100% 민자사업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오 전 시장은 2011년 5월 세빛둥둥섬 전망공간 및 전시실 개장식을 마친 후 자신의 블로그에 이런 글을 남깁니다.
"세빛둥둥섬은 서울시 예산이 한 푼도 들어가지 않은 사업입니다. 민간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해 순수한 민간 투자 자본으로만 지어진 공간이지요. 간혹 이곳을 서울시가 주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만든다고 여기는 분들이 계신데, 깊숙한 내면을 들여다보시면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세빛둥둥섬의 깊숙한 내면을 들여다보면, 서울시민을 속이는 오 전 시장의 새빨간 거짓말이 보입니다.
세빛둥둥섬의 총 사업비는 1390억 원입니다.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29.9%인 128억 원을 출자하고, 239억 원의 대출보증을 서는 등 총 367억 원의 재정을 부담했습니다. 물론 그동안 오 전 시장이 거덜낸 서울시 예산을 살펴보면, SH공사가 재정부담한 367억 원은 푼돈일 수 있습니다.
오 전 시장은 큰 비가 오면 걸레처럼 변하는 '한강 걸레상스'에 5400억 원을 퍼부었습니다. 밤마다 보수하는 '광화문 걸레광장'에 720억 원을 들이 부었습니다. 세계 최대 비정형 건물이라고 자랑하는 동대문디자인프라자에 5000억 원 넘는 예산을 퍼부었습니다. 여기에는 '비정형'이라는 외부 디자인만 있을 뿐, 거대한 건물 안을 채울 콘텐츠는 없습니다. 오 전 시장의 예산 낭비 사례는 끝이 없습니다.
서울시 재정을 거덜내는 헛 사업에 워낙 많은 예산을 펑펑 썼기 때문일까요? 오 전 시장에게는 SH공사가 세빛둥둥섬에 재정부담한 367억 원이 한 푼도 안 돼 보이나 봅니다. 아니면 오 전 시장이 일부러 서울시민을 속일 걸까요? 오 전 시장은 이 점을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문제는 SH공사가 세빛둥둥섬에 출자한 원금 128억 원에 대한 회수방안이 전혀 없다는 사실입니다. 또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세빛둥둥섬 사업에 왜 기업들이 참여했는가도 문제입니다.
이는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한 대로, 잘못되면 서울시민이 모든 것을 떠안을 수 있는 재앙입니다. 세빛둥둥섬에는 2012년 1월 27일 현재 1298억 원의 은행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습니다. 사업자 잘못으로 사업이 해지되어도 서울시는 이 중 1061억 원을 지급해야 합니다.
세빛둥둥섬에 감춰진 진실은?지난 몇 년간 세빛둥둥섬에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세빛둥둥섬에 얽힌 진실을 찾아보겠습니다.
2009년 9월에 착공한 한강 세빛둥둥섬 건설에는 총 1390억 원이 투입되었습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이렇게 엄청난 예산이 계획되지는 않았습니다.
2008년 6월, 최초 사업협약 체결에는 '투자비 662억 원, 20년 무상사용'이었습니다. 하지만 2009년 5월 제1차 사업협약 변경 때 '투자비 964억원, 25년 무상사용'으로 사업비가 불어났습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2011년 12월 제2차 사업협약 변경에서는 '투자비 1390억 원, 30년 무상사용'으로 사업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무상사용 기간 역시 연장되었습니다.
오 전 시장은 세빛둥둥섬에 많은 사업비를 투입하고도 개장도 못한 책임을 박원순 시장에게 돌렸습니다. 하지만 저는 2011년 8월 17일 <
'걸레둥둥' 오세훈님, 참 부끄럽지요? 무상급식보다 훨씬 '무시무시'하네요>라는 기사를 통해 '세금둥둥섬'으로 전락할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오세훈 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 논쟁이 한창이던 2011년 8월, 제가 세빛둥둥섬의 운명을 예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해당 공사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에게 상세한 제보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당시 제보 내용은 이렇습니다.
"세빛둥둥섬은 세계 최초였기에 관련 기술이 없어 수시로 설계 변경과 공사 중단으로 인해 공사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처음 계획 단계인 600여억 원에서는 그나마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었지만, 1000억 원이 넘어선 상태에서는 절대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다. ㈜플로섬이 세빛둥둥섬 운영을 'CR101'에 월 10억 원으로 임대했다. 하지만 CR101은 재정이 탄탄하지 못한 작은 업체로 현재 여기저기 자금을 모집중이지만 순탄치 못해 ㈜플로섬과 갈등을 겪고 있다. 세빛둥둥섬은 결국 서울시민들의 혈세로 메워야 하는 '세금둥둥섬'이 될 것이다."1년 7개월 전 제보자가 전해 준 내용은 오늘 세빛둥둥섬에서 현실이 되었습니다. 2006년 순수 민간자본으로 추진된 사업의 최초 사업시행자인 C&그룹의 계획은 '플로팅 가든' 개념의 50억 원 정도의 사업이었습니다. 그러나 C&그룹이 경제위기로 사업을 포기했습니다. 이후 2008년 사업공모에서 300억 원으로 불어나더니, 2008년 6월 최초협약시에 다시 662억 원으로, 그리고 최종 1390억 원으로 급격히 불어났습니다.
오 전 시장은 세빛둥둥섬을 세계 최초, 강물에 띄운 최대의 건축물이라고 자랑했습니다. 하지만 오 전 시장이 그토록 자랑하는 '세계 최초'였기에 관련 기술이 없었고, 결국 수시로 설계변경과 공사 중단이 반복돼 사업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던 것입니다.
처음부터 재앙을 안고 시작한 세빛둥둥섬최초 협약 예산보다 두 배가 넘는 사업비가 투입됐지만 또다른 문제가 발생합니다. 1390억 원이나 투입된 세빛둥둥섬 사업은 애초에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운영업체를 구하는 과정에 문제가 발생한 겁니다.
㈜플로섬이 CR101에 월 10억 원으로 임대를 주었는데, CR101은 ㈜플로섬에 제공해야 할 임대보증금 100억 원과 세빛둥둥섬 인테리어 비용 150억 원 등 총 250억 원에 이르는 사업비를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CR101은 투자자를 모집하면서 투자자들을 속여 35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CR101 대표가 검찰에 고발됐습니다. 그는 결국 지난 2012년 11월 15일 징역 5년에 벌금 6억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검찰은 CR101의 투자자 모집이 결국 사기극으로 끝난 이유에 대해 "당시 증권사에서는 자금조달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고, 당시 ㈜플로섬에서도 세빛둥둥섬 임차사업이 초기에 약 100억 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되는 사업이라고 평가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검찰은 "CR101은 ㈜플로섬에 납부해야 할 1·2차 중도금을 마련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될 어려움이 닥치자 '한양증권에서 200억 원을 조달해주기로 확정됐고, 사업 첫해에만 254억 원의 순이익이 예상된다'고 투자자들을 속여 35억 원을 가로챈 것"이라고 조사 결과를 통해 밝혔습니다.
임대보증금을 납부하지 못하고 투자자들에게 사기극을 벌인 CR101이 ㈜플로섬과 계약해지한 것이 2011년 7월입니다. 그러나 ㈜플로섬은 1년 8개월이나 지난 현재까지도 운영사를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250억 원의 투자비와 월 10억 원의 임대료를 내야하는 세빛둥둥섬은 수지타산을 맞추기 어려운 재앙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한대로 오 전 시장은 세빛둥둥섬이 개장하지 못한 책임을 박원순 시장에게 돌렸습니다. 하지만 진실은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는 세빛둥둥섬의 구조적인 문제에 있습니다.
오세훈 전 시장님, 거짓말 그만 하세요오 전 시장은 억지를 부리고 있지만, 아직도 개장 못한 세빛둥둥섬의 또다른 진실은 땅에서 세빛둥둥섬으로 연결되는 다리의 구조적인 문제에도 있습니다.
제가 2011년 8월 17일 쓴 기사 <
'걸레둥둥' 오세훈님, 참 부끄럽지요? 무상급식보다 훨씬 '무시무시'하네요>의 한 대목을 그대로 옮기겠습니다.
"5월 21일 일부 시설 개장식 때까지만 해도 온갖 꽃으로 치장이 되어있던 세빛둥둥섬 연결 다리는 홍수에 무용지물이 되어 있습니다. 개장행사를 치르고 6월 홍수에 떼어낸 다리가 두 달이 다되어 가도록 연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홍수가 끝나면 다리를 연결할 예정인데, 언제 다시 개장 할지는 모른다'고 말하였습니다."
2011년 6월 홍수에 끊어진 다리는 구조적인 안전 문제 탓에 1년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연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리 안전만 문제가 아닙니다.
세빛둥둥섬이 들어선 반포지구는 한강 구간에서 지대가 가장 낮은 곳으로 비가 내리면 제일 먼저 침수됩니다. 비만 오면 세빛둥둥섬은 늘 안전 문제에 노출되는 셈이고, 주변 설치물 역시 '걸레'처럼 망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큰 비가 올 때마다 많은 곳이 망가지고 떠내려가며, 다시 서울시민들의 혈세를 퍼부어 보수공사를 반복해야 합니다.
서울한강사업본부의 한 임원은 "오 전 시장이 수시로 침수되는 낮은 지대에 과도한 시설을 설치한 잘못을 했다"며 "어떻게 시정해야 할지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큰 비 올 때마다 사방이 부서지는 '걸레둥둥섬'이 되고, 결국 '세금둥둥섬'으로 전락할 세빛둥둥섬은 오 전 시장의 망상이 빚어낸 재앙입니다.
세빛둥둥섬은 공공재인 한강을 민간의 돈벌이로 여긴 어리석음에서 시작된 일입니다. 여기에 감사 결과, 온갖 특혜와 불법도 드러났습니다. 세빛둥둥섬은 검찰 수사뿐만 아니라 반드시 청문회를 열어 어떤 불법과 특혜가 있었는지 국민이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야 두 번 다시 한 정치인의 탐욕으로 인한 잘못된 사업이 되풀이 되지 않을 겁니다.
세빛둥둥섬 청문회는 국토 파괴 범죄인 4대강 사업 청문회로 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꼭 추진해야 할 일입니다. 오세훈 전 시장은 자신의 잘못된 생각으로 서울시 재정을 거덜낸 잘못을 서울 시민들 앞에 무릎꿇고 사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