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늘 일본 시마네현에서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 행사가 진행된다. 2006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벌써 8회째다. 500여명이나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다. 올해 행사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 고이즈미 신지로 자민당 청년국장을 비롯해 호소다 히로유키 자민당 간사장 대행까지 현역 국회의원 18명이 참석한다고 한다. 아베 정권의 대표로 차관급인 시마지리 아이코 내각부 차관도 참석한다. 역대 최대 규모이다.

아베 정권의 공약 중 하나가 '다케시마의 날'을 정부기념일로 만들고, 이 행사도 정부 차원에서 주관한다는 것이었다. 일본 정부를 비롯해 정치인의 우경화가 공격적인 형태로 강경하게 진행된다는 의미이다. 그 시작에 바로 '다케시마의 날'이 있는 것이다.

일본이 조용하다고?

일본 언론 뿐만 아니라 일부 국내 언론에서도'다케시마의 날' 행사는 우익단체와 정치인들 만의 요란한 장이지 대부분 일본 국민들은 관심도 없다고 보도하고 있다. 빈 수레가 요란한 것으로 호들갑스럽기만 하다는 지적일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일본인들의 관심이 적으니 우리가 오히려 자극하면 안 된다는 신중론에 대해서는 오히려 더 신중하게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말 들어선 아베 정권은 일본의 납치피해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으므로 타 외국인학교에 적용되는 수업료 지원이 일본 내 조선학교에는 어렵다고 발표했다. 하나모토 전 민주당 정권의 결정사항을 하루 아침에 뒤집은 것이었다. 이 흐름에 덩달아 도쿄 인근의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등의 지자체들이 현내 조선학교에 대한 교육보조금 중단을 2월에 선언했다. 이유는 북한 핵실험에 대한 후속 조치란다.

이 일련의 흐름은 일본인들 심리에 잠재된 일종의 보복심리의 표현이며, 이성적인 조정과정은 찾아보기 어렵다. '일본 내국인이 북한에게 피해를 당했다'는 왜곡된 국가주의는 '다케시마 영토를 수호해야 한다'는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영토수호의식의로 뒤틀어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자민당과 아베 정권이 다시 재집권하면서 기세등등한 이유, 현재 일본인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힘은 바로 일본 국민의 국수주의적 국가관을 토대로 하고 있다.

<다케시마문제연구회>와 초중고 대상 부교재 발간

며칠 전 시마네현 지사가 <다케시마문제연구회>라는 단체가 출간하는 「다케시마문제에 관한 조사연구 최종보고서」제 3기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제의 이 최종보고서는 다케시마 영토수호의 논리를 체계화시킬 목적으로 발간됐고, 2007년 1기를 시작으로 2012년 3월 2기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보고서 내용은 일본 외무성에서 전문성있는 평가받고, 외무성 홈페이지의 '죽도를 보는 10포인트' 자료를 더 강화하는 역할까지 했다.

아베 총리가 선거공약에서 밝힌 <영토주권역사문제 연구기관>이 신설되면, 그 활동에 <다케시마문제연구회>의 연구결과가 토대로 기능할 것은 자명하다. 독도를 둘러싼 한일 양국의 기류가 현저하게 표면화된 상태에서 이 연구회의 자극적인 논리는 한일 관계를 파탄으로 내몰 수도 있다.

일본의 다케시마에 대한 주장이 시작단계에서 체계화 단계로 들어섰다고 평가할 정황은 더 있다. 말도 탈도 많았던 일본의 교과서 왜곡이 완료 단계에 들어가고 있다. 2008년 문부과학성이 고시한 초등학교 학습지도요령해설에는 독도에 관한 기술이 없었다. 그러나 2009년 고등학교와 초등학교 학습지도요령해설에 독도 기술이 들어갔다.

내용은 간단하다. 다케시마는 국제법상 명확하게 우리 영토이고, 한국이 불법점거 중이며 법적인 정당성이 없다는 논리이다. 이 얼토당토 않는 주장이 시마네현에서는 부교재로 담겨져 초중고 전체에서 실시되고 있다. 시마네현 지사가 주관하는 현 전체 글짓기 대회까지 생겼고, DVD를 제작해 수업용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2007년에 시작했는데 2013년 현재 100% 학교에서 실시중이다.

일본 야욕의 한복판에 우리의 독도가 있다

오늘 '다케시마의 날' 행사와 현 전체 학교에서 다케시마 교육을 100% 실시하는 일을 작은 지자체 차원의 문제라고 볼 수 없다. 그 배후에 '무서울 만큼 국수주의적'인 아베 정권과 자민당이 있다.

지난해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참석한 14명 국회의원 중 12명이 자민당 소속이었고, 일본 국회 내 <일본의 영토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의원연맹> 소속 대표인 야마타니 에리코 의원도 참석했다. 이 사람은 올해 행사도 참석한다.

자민당은 2005년 전당대회 때는 일본인 납치인 문제를 언급하며, 야스쿠니 신사참배 강행을 주장했었다. 2013년의 자민당은 일본의 평화헌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자위권 행사의 범위를 넓히려 하고 있다. 2005년 평화헌법 개정을 노래했었는데, 지금은 헌법해석을 바꾸려는 꼼수로 작전이 다소 변경됐다. 그러나 결국 일본의 바람은 하나로 보인다. '전쟁을 포기한 나라'에서'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되는 것이다.

자민당은 철저하게 의원 모임 형식으로, 때로는 우익단체와 지자체에 대한 지원과 후원 형식으로 퍼즐처럼 움직이고 있다. 그 퍼즐을 종합하면 집권 자민당이 보이고, 평화 헌법을 개정해 세계 패권국으로 돋움하려는 일본의 야욕이 보인다. 그 한복판에서 우리 국토의 막내인 독도가 위치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