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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자랑스런 얼굴들 지난 2월22일, 상암동 오마이뉴스 강당에서 2012뉴스 게릴라 상을 비롯해 2월22일상, 청춘기자상 등의 수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마이뉴스 13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 자랑스런 얼굴들 지난 2월22일, 상암동 오마이뉴스 강당에서 2012뉴스 게릴라 상을 비롯해 2월22일상, 청춘기자상 등의 수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마이뉴스 13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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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이 아직 멀었나요?"
"아마 조금 더 가면 될 걸요."

용산에서 출발하는 ITX를 이용해 화천으로 내려오기 위해서는 서울역에서 인천 쪽으로 향하는 지하철을 타야 하는데, 청량리 방향의 지하철을 탔다.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옆 사람에게 조용히 물으니 좀 더 가야 된단다. 두리번거리며 지하철 노선 표를 찾아보면 될 것을, 많은 사람들이 '저거 촌놈 아냐'라고 생각할 것 같아 의자에 앉자 눈을 감고 있었던 것이 문제였다. 결국 의정부까지 갔다.  

지하철을 이렇게 이용했다, 내가 멍청했던 건가!

"2012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상 워크숍에 참석할 수 있나요?"

지난해 12월 <오마이뉴스> 편집부 기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내가 참석할 자격이 되나요?"라는 질문에 "2012년 10월의 기자 상을 받았기 때문에 초청 대상"이란다. '노(no)'할 이유가 없었다. 지난해(2012년) 2월 22일상 수상 자격으로 참석한 적이 있다. 평소 기사로만 만났던 시민기자분들을 직접 만날 수 있었다는 게 눈이 '칵' 막히도록 좋았다.

참석자 중 4대강 스나이퍼 최병성 목사님, 군 의문사 전문 고상만 기자님, 국내 최고의 정치 블로거 아이엠피터님은 꼭 만나고 싶었던 분들이다. 이런 스타를 만난다는 생각은 설레 임을 넘어 잠을 설치게 까지 했다.

22일 오후 3시까지 오라는 통보에 11시쯤 서둘러 출발했지만, 도착지인 상암동 <오마이뉴스> 강당엔 30분이나 늦은 시각에 도착했다. 이제와 말하지만, 전철의 이용을 잘 몰라서였다. 서울에 갈 때는 차량을 가져가지 않는다. 곡예운전을 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서다. 춘천역까지 차를 가져가고 서울행 전철을 이용한다.

"왜 그렇게 늦게 갔어?"

오후 3시가 조금 지났을 즈음, 도착 여부를 묻는 딸아이의 전화에 '서울역'이라고 대답했더니, 의아해 하는 눈치다(집에 돌아와 딸아이의 설명을 통해 안 일이지만). 춘천에서 <오마이뉴스>가 위치한 디지털미디어시티역까지 매표를 한 것이 아니라, 상봉역 표를 끊었다. 그러고는 상봉역을 나와 7호선 총신대 입구까지의 표를 끊고, 다시 나왔다가 서울역까지 표를 끊고, 서울역에서 디지털미디어시티.

"아빠 바보 아냐? 그냥 춘천에서 디지털미디어시티까지 끊고 갈아타면 되는데…."

80년대, 지하철을 타려면 창구에 대고 행선지를 말하면 무뚝뚝한 역무원은 말없이 표와 거스름돈을 창구 밖으로 던지듯 밀었다. 당연히 갈아타거나 하는 그런 건 없었다. 80년대 후반, 산골마을 강원도 정선에서 공무원을 시작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서울출장은 차량을 배차해 기사와 함께 동행 하거나 가까운 지하철역에서 내려 택시를 이용했다. 그러니 지하철을 갈아타는 그런 경험은 없었다.

"그냥 카드만 있으면 되는 거니?"
"아마 그럴 걸…."

(역시 촌놈인) 후배 직원에게 물었던 게 잘못이었다. 몇 년 전 어느 날의 서울 출장길. TV에서 본 것처럼 멋진 폼으로 손가방을 기계에 들이대고 버스에 올랐는데, 기사가 부른다. 알고 봤더니 내 카드는 교통서비스 기능이 없었던 거다. 제대로 망신을 당한 이후 서울 출장길엔 시내버스도 잘 타지 않는다. 또 어떻게 바뀌었을지 몰라 두렵기 때문이다.

만나고 싶었던 최병성, 고상만, 임병도 기자님

"지난해 맘고생 많으셨죠?"

최병성 기자님은 4대강 스나이퍼라 부를 정도로 4대강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 구석구석 찾아내 냉철하게 고발해 왔다. 그가 한번 <오마이뉴스>에 글을 올리면 그 기사는 단연 톱이다. <오마이뉴스>사이트를 통해 1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본 경우도 흔하다. 포털까지 포함한다면 그 숫자는 엄청나다. 어느 언론사의 기자가 쓴 기사가 이 정도일 수 있을까! 작은 체구에 어떻게 그런 열정과 예리한 분석력을 가졌는지, 그를 보고 있으면 이유 모를 존경심이 우러난다. 

"아이엠피터님과 고상만 기자님이 누구예요?"
"저기 모자를 쓴 분이 아이엠피터 임병도 기자님이고, 고상만 기자님은 아직 안 왔나 보네."

상암동 <오마이뉴스>강당에서 2012게릴라 뉴스를 비롯해 2월 22일상, 청춘기자상 등의 수상행사가 끝난 후 경기도 모연수원에 도착하자마자 김병기 본부장에게 물었다.

아아엠피터. 정치적 블로그를 운영하는 분이다. 음식 이야기나 여행 이야기도 아닌 정치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이 어떻게 월간 수십만 명의 방문객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그의 블로그를 보면 답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이런 배경이 있었구나'라는 궁금증이 단번에 해결된다. "글을 쓰기 전, 300여개의 검색 루트를 통해 사실 검증을 거친 후 글을 쓴다"는 그의 말에서 '일반 언론사 기자들이 감히 흉내낼 수 없는' 프로 정신을 느끼게 했다. 

"헌병대 수사관에서 발표한 것에 대해 유족들이 의문을 제기하면 의문사다. 억울하게 조작된 것은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

고상만 시민기자, 군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에서 일했던 그는 분명히 잘못된 부분이 권력 앞에 묵살되는 현장을 볼 때 가만히 있는 것은 국민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군 생활 중 자살을 한 사람들이 맹목적으로 그렇게 하겠는가! 분명한 원인이 있다. 그것은 살인이다. 세상을 향해 진실을 외치는데 있어 <오마이뉴스>가 없었다면 그게 가능했을까."

고상만 기자의 특강 30분 동안 참석한 40여명 시민기자들의 눈이 반짝였다.

"그 글을 쓴 사람은 이렇게 생겼을 거다"고 생각했던 것도 재미있다

 고상만 시민기자, 어떤 사람인지 만나고 싶었던 분이다.
 고상만 시민기자, 어떤 사람인지 만나고 싶었던 분이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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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20대쯤의 나이에 성우 배한성씨를 TV에서 처음 봤다. (배한성 선생님께 미안한 말이지만) 그의 얼굴을 보고 사실 무지 실망했었다. 라디오를 통해 들었던 그의 목소리. 그런 목소리를 가진 주인공은 적어도 "이렇게 생겼을 거다"라고 은연중 그의 모습을 만들어 왔었나 보다. 그런데 TV에서 본 그의 모습은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가 아니었다. 그러나 매체를 통해 자주 만나다 보니 그 목소리에 그 얼굴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선입견. 핸섬한 마스크에 어딘가 모를 날카로운 시선. 내가 만든 아이엠피터님의 이미지는 그랬다. 그런데 부드럽고 친근감 넘치는 그의 얼굴과 눈빛에 순간 당황했다.

고상만 기자도 그랬다. "장준하 선생을 비롯해 군 의문사를 날카롭게 파헤치는 사람의 얼굴은 대충 이렇게 생겼을 거다"라는 상상을 했었다. 그런데 내 옆의 고상만씨는 오랜 친구 같은 따뜻한 눈빛과 굵직한 목소리로 "신 기자님이 어떤 분인지 내내 궁금했다"면서 오히려 나를 반긴다.   

어떤 사물을 비스듬히 볼 때, 새로운 면이 보이더라

 오마이뉴스 창립13주년 기념행사의 1박2일 연수 일정 중 수원 화성들 찾았다.
 오마이뉴스 창립13주년 기념행사의 1박2일 연수 일정 중 수원 화성들 찾았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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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씁니다. 어떤 분이 강원도 작은 산골마을인 화천에 대해 무슨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를 묻던데, '어떤 사물을 똑바로 보는 것 보다 방향을 달리해 비스듬히 보면 새로운 면이 보인다. 그것이 비결일지 모르겠다'라고 말합니다."

연수 중 자기소개 순서에서 난 그렇게 말했다. 화천이란 지도를 그려 놓고 경계선을 따라 점을 찍어보자, 몇 개의 점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수백 개? 아니면 수천 개? 그 점을 연결하면 선이 만들어진다. 그것이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또 (화천)그 범위 안에서의 특정 대상을 정해 점을 찍는다면 또 몇 개의 면이 만들어질까! 지역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수천 개의 이야기를 찾아낼 수 있다.

2011년 1월부터 지금까지 180여건의 지역 이야기를 썼다. 720여건만 더 쓰면 명예의 전당에 오를 수 있다는 기대도 해 본다.

최근 내가 쓴 기사가 생나무에 많이 걸린다. 기사쓰기에 대해 체계적인 지도를 받은 적이 없다는 것도 이유인 듯싶다. 오는 3월 29일부터 31일까지 계획된 44기 '오연호의 기자 만들기' 참여를 통해 체계적인 글쓰기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내년 <오마이뉴스>창간 기념일에 또 다른 시민기자들을 만나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오마이뉴스#창간기념일#13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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