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유지현)은 4일 오전 보건복지가족부 앞과 경상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폐업 철회하고 정상화 대책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 정해선·최권종 부위원장과 안외택 울산경남본부장, 박석용 진주의료원지부장,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석영철·여영국 경남도의원은 이날 오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권종 부위원장은 "경남도는 단 한 번도 진주의료원에서 일하는 노동자와 관리자한테 일언반구도 없었다. 기자회견을 하는데 경찰까지 배치했다. 이것이 경남도의 수준이다"며 "의료원은 최일선에서 공공의료를 맡아 오고 있다. 경남도의 폐업 결정은 공공의료 말살이다"고 말했다.
박석용 지부장은 "경남도는 제약회사에 전화를 걸어 약품 공급을 하지 말라고 했다. 현재 환자들이 진료를 받고 있는데 어떻게 그렇게 한다는 말이냐"면서 "경남도는 환자 보호자들한테 전화를 해서 퇴원을 종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나름대로 정상진료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진주의료원 공공병원 살리기와 경영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 결성을 제안했다. 대책위에는 진주의료원, 지역시민사회단체, 정부(보건복지부·경상남도), 경남도의회, 전문가 등이 참가할 것을 이들은 제시했다.
진주의료원 폐업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 보건의료노조는 "지역거점공공병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온 진주의료원을 폐업하는 것은 명백한 공공의료 죽이기"라며 "매년 30억원에 이르는 저렴한 진료비로 지역주민의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고, 보호자없는병원 운영과 저소득층 노인 인공관절 무료 수술 등을 해왔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수익성을 잣대로 진주의료원을 폐업하는 것은 공공의료 포기"라며 "진주의료원이 안고 있는 280억 원의 적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지역개발지금은 신축이전에 필요한 공사비, 장비구입비, 운영비로서 지역거점병원 현대화를 추진한 경남도가 부담해야 할 몫"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들은 "무책임한 폐업은 환자와 직원들을 길거리로 내모는 반의료적·반인륜적 행위이며 자구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지부는 6년간 임금동결, 6개월간 임금체불, 향후 3년간 30명 명예퇴직, 30면 인원감축과 신규채용 억제, 연차수당 반납, 무급토요일근무 등을 결정하거나 시행해왔다.
보건의료노조는 "진주의료원은 현대화된 시설, 우수한 장비와 인력을 갖추고 있고, 의료원 주변에 4000세대 주택단지 조성과 1만 세대의 혁신도시 조성으로 발전 가능성과 미래가 탄탄하다"며 "그런데도 103년의 역사를 갖고 있고, 신축 이전한 지 5년 밖에 안 되는 진주의료원을 폐업하려는 것은 누군가에게 막대한 매각 특혜와 이익을 안겨주려는 꿍꿍이수작일 뿐"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보건의료노조가 경남도청 프레스센터(건물 2층)에서 기자회견을 열려고 하자 경남도청 측은 한때 "너무 많은 인원이 들어가면 안 된다"며 막아섰다. 경남도청은 경찰 병력을 현관에 배치하고, 프레스센터와 경남지사실 사이 복도를 차단했으며, 공무원을 배치하기도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오전 비슷한 시각 보건복지가족부 앞에서도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과 양윤석 민주노총 비대위원은 "진주의료원 폐업은 사실상 공공병원의 민영화라고 할 수 있고 이로 인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이라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와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5일 오후 1시30분 경남도청․경남도의회 앞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 철회 촉구 결의대회"를 연다. 또 보건의료노조는 오는 14일 대규모 집회를 경남에서 열기로 했다.
경남도는 홍준표 지사 취임 이후인 지난 1월 26일 '장기간 적자'를 이유로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을 발표했다. 진주의료원에는 의사와 간호사, 직원 등 모두 233명이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