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도 1위를 자랑하는 경기도 군포시의 공무원이 근무시간에 골프를 치고 부당하게 출장비와 연가보상비를 수령해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이 공무원은 군포시와 수의계약을 맺고 있는 조경업자·인쇄업자와 함께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나 이와 관련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감사원은 지난 2012년 9월부터 10월 사이에 20일간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서 감사원은 군포시 공무원이 '근무시간 중에 골프장 출입을 하는 등 근무 태만'을 했다면서 이 공무원의 '정직'을 요구했다.
이 공무원은 근무시간에 조경업자와 인쇄업자 등을 포함한 12명과 사적인 모임을 만들어 매주 골프를 쳐왔다. 이 공무원은 평일에 근무시간에 골프를 치러 가면서 '당면 업무 추진 등의 명목으로 허위로 관내출장 결재를 받거나 근무지를 이탈'했으며, 출장여비와 연가보상비 등 100여만 원을 부정으로 수령해 적발됐다.
또한 이 공무원은 민선 2기와 민선 3기에 이어 민선 5기까지 10여 년 동안 군포시에서 근무하면서 '직접 계약을 담당하지 않지만 직·간접적으로 시장과 관계공무원들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면서 군포시와 수의계약을 맺은 조경업자·인쇄업자와 함께 골프를 쳐서 문제가 되었다.
'군포시 공무원 행동강령 시행규칙 제18조'에 따르면 모든 공무원은 지방자치단체와 계약을 체결하거나 체결하려는 것이 명백한 개인 등 직무 관련자와 골프 등을 같이 해서는 안 되는데 이를 어긴 것이다.
감사원은 이 공무원이 함께 골프를 친 조경업자와 인쇄업자가 민선 4기에 비해 민선 5기에 수의계약 금액이 12배와 21배가 증가한 사실을 함께 발표했다. 민선 4기는 노재영 전임시장이 재임하던 시기이며 민선 5기는 2010년 7월 1일부터 김윤주 시장이 재임하고 있다.
조경업자는 민선 4기 4년 동안 5644여 만 원을 수의계약했으나, 민선 5기에 들어와서는 2년 3개월여 동안 6억6812만여 원을 수의계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2년 3개월여 동안 수의계약한 금액이 4년 동안 계약한 금액의 12배가 증가한 것이다. 또한 인쇄업자는 민선 4기에는 1951만여 원에서 4억1628만여 원으로 21배 증가해,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이와 같은 감사원 감사결과에 대해 군포시민단체협의회는 13일 오후, 해당 공무원을 파면하고 대 시민사과를 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군포시민단체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군포시가 2012년 11월 27일, 국민권익위가 청렴도 1위 도시로 선정했다면서 언론홍보와 현수막 게시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지만 선정 당시 군포시장 비서로 인한 감사결과를 알고 있으면서도 양심을 속이고 시민들의 눈과 귀를 현혹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한 군포시민단체협의회는 "김윤주 시장은 감사원 감사에 의해 정직이 요구된 시장 비서와 같이 직위를 이용해 계약관계에 있는 업자와 결탁하는 부정한 사례가 군포시에서 다시 발생되지 않도록 해당 당사자를 파면으로 엄중히 다스려야 한다"며 "이 사태의 책임자인 군포시장이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군포시민단체협의회는 "군포시가 현 사태를 가벼이 모면하려 한다면 군포시민들과 함께 군포시 행정이 바로설 수 있도록 강력히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군포시민단체협의회 관계자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피켓 시위 등을 진행해 시민들에게 알리고 군포시에 지속적으로 진상을 밝히라는 압력을 넣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에 대해 해당 공무원은 "감사원에서 표적감사를 했다"며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이 공무원은 "출장과 휴가 개념을 잘 몰라서 본의 아니게 실수를 한 것으로 출장비가 통장에 들어온 것을 알지 못했다"며 "잘못 받은 출장비와 연가보상비는 전액 반납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공무원은 "조경업자와 인쇄업자는 20년 이상 가깝게 지낸 모임에 속한 사람들로 골프를 치러 같이 갔지만 같은 조가 된 적이 없고, 골프비를 대신 내준 적도 없다"며 "감사원 감사결과를 보면 비리를 저지른 것처럼 보이지만 업자와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기도 인사위원회에 소명을 해서 억울함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렇지만 이 공무원은 "근무시간에 출장 처리를 하고 골프를 치러간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인정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