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금굴산에 솔부엉이가 살고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 번도 보지는 못했다. 그런데 임진강을 산책하다가 솔부엉이로 보이는 새를 발견하였다.
3월 내내 텃밭을 일구느라 그간 임진강 평화누리길을 산책을 할 시간이 없었다. 3월 18일 오전 9시, 며칠 동안 텃밭 일을 돌보아 주던 친구와 함께 임진강 주상절리 길을 산책하다가 우연히 솔부엉이로 보이는 새를 발견하였다.
솔부엉이는 잠시 나무 가지에 앉아 있다가 인기척을 느끼고 하늘로 비상하였다. 날아가는 솔부엉이를 줌을 당겨 찍긴 했는데 너무 멀어서 뚜렷한 형태를 담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새의 모양, 색깔로 보아 솔부엉이임에 틀림없다.
천연기념물 제324호로 지정된 솔부엉이는 이곳 DMZ 부근에서 가끔 발견되는 올빼미과 맹금이다. 몸길이는 27~30cm 정도로 머리와 등은 균일한 흑갈색이지만, 꼬리에는 검은 띠가 있다. 눈은 밝은 노란색이지만 배는 흰 바탕에 굵은 세로무늬가 있다. 날개 밑 부분은 흰색이며 흑갈색의 가로 무늬가 있다.
솔부엉이는 밤에 '후후, 후후' 하고 우는데, 가끔 그 소리를 들어본 것도 같다. 솔부엉이는 5~7월에 3~5개의 알을 나무 구멍이나 둥지 등에 낳고, 암컷 혼자서 25일간 알을 품고, 28일간 새끼를 키운다. 번식기에 사람이 둥지 부근에 나타나면 습격을 하므로 조심을 해야 한다. 주로 곤충, 박쥐, 작은 새들을 잡아먹는다.
동이리 주상절리 평화누리길 주변에는 고라니와 노루, 너구리들이 많이 서식을 하는 곳이다. 그러나 강변에 평화누리길이 생긴 이후로 사람들의 인기척이 잦아 점점 그 수가 줄어들고 있다.
나는 이 길을 사랑한다. 매일 하루에 한두 번은 강변을 따라 사색을 하며 길을 걷다보면 몸과 마음이 강물처럼 풀어진다. 사계절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화하는 임진강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가!
임진강에는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버들강아지가 솜털처럼 부풀어 오르고 있다. 길가 언덕에는 갖가지 식물들이 스프링처럼 돋아나고 있다. 강물에는 오리들이 한가롭게 헤엄을 치고 있다. 평화롭고 사랑스런 풍경이다. 머지않아 언덕에는 진달래가 피어나고 갖가지 봄꽃들이 피어날 것이다.
오늘은 솔부엉이를 볼 수 있는 행운도 따라서인지 강변이 더욱 아름답고 평화롭게 보인다. 이 강을 따라 북한 땅까지 걸어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매일 이 길을 걸으며 북한 땅까지 강변을 따라 걷는 꿈을 그려본다. 꿈을 자꾸 꾸다보면 그 꿈이 이루어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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