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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석방되는 곽노현 전 교육감 서울시교육감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2억원을 건넨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이 확정된 뒤 복역해 온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모범수로 분류되고 형기의 80% 이상을 마친 점이 감안되어 29일 오전 경기도 여주교도소에서 가석방 됐다.
가석방되는 곽노현 전 교육감서울시교육감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2억원을 건넨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이 확정된 뒤 복역해 온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모범수로 분류되고 형기의 80% 이상을 마친 점이 감안되어 29일 오전 경기도 여주교도소에서 가석방 됐다. ⓒ 권우성

29일 오전 10시 7분 여주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곽노현(59) 서울시교육감이 가석방됐다.

교도소 안쪽 도로를 따라 짙은 회색 양복과 노란색 넥타이 차림의 곽 교육감이 걸어오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자 미리 정문 앞에 마중 나와 있던 지지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곽노현! 곽노현!" 연호 속에 곽 교육감은 환하게 웃으며 정문을 빠져나왔다.

곽 교육감은 "바다에서 조난당했다가 구조될 때 기분이 이럴까"라며 "제가 견딜 수 없을 때 여러분들의 사랑이 저를 견디게 했다,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라고 말하면서 잠시 울먹였다.

그는 "마음 한편이 무겁다"면서 "무엇보다 서울시민들이 교육혁신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주었음에도 그 책임을 완수하지 못한 죄책감이 힘들게 했다, 특히 제가 물러난 이후 서울의 교육혁신의 열기가 뚝 떨어졌다는 소식을 접할 때 '내 탓이다'고 외치며 가슴 아파했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혁신의 당위 앞에 보수와 진보가 다를 수 없다"며 "교육혁신의 지체는 우리 아이들의 발달지체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그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법 해석과 판결로 수감생활을 하면서 사법권력과 사법정의에 대해 생각했다"면서 "판결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인사말을 마친 곽 교육감은 마중나온 사람들과 일일이 악수와 포옹을 한 후 승합차에 올랐다. 이날 여주교도소 앞에는 곽 교육감의 부인과 자녀 등 가족들과 지지자 약 50여 명이 나왔다.

 곽노현 전 교육감이 환영나온 지인들을 향해 반갑게 손을 흔들고 있다.
곽노현 전 교육감이 환영나온 지인들을 향해 반갑게 손을 흔들고 있다. ⓒ 권우성

 곽노현 전 교육감이 환영나온 지지자들앞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곽노현 전 교육감이 환영나온 지지자들앞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 권우성

서울시교육감 선거 당시 사퇴한 후보에게 단일화 대가로 돈을 건넨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징역 1년이 확정됐던 곽 교육감 사건은 소위 '사후매수죄'의 적절성 논란을 일으키며 2011년부터 사회에 뜨거운 쟁점이 됐다.

검찰은 곽 교육감이 교육감 선거 후보에서 사퇴했던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선거가 지난 후 2억원을 건낸 것이 후보 매수에 해당한다며 2011년 9월 구속기소했다. 4개월여간 복역한 곽 교육감은 지난해 1월 1심에서 벌금 3천만원을 선고받고 풀려났지만, 4월 2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곽 교육감은 '선의에 의해 도와준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같은 해 9월 대법원이 징역 1년형을 확정하면서 잔여형기 8개월여 남겨놓고 재수감됐다.

하지만 이 선고에서 대법원은 곽 교육감에게 박명기 교수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알리면서 도움을 주자고 제안하고 직접 돈을 전달한 강경선 한국방송통신대 교수에게는 무죄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이후 파기환송심과 대법원 등 재판부를 5곳이나 거친 끝에 지난 15일 강 교수가 최종 무죄로 끝나자 곽 교육감에 대한 판결에 다시한번 논란이 일었다.

수형생활이 모범적이고 전체 형기의 80% 이상을 마쳤다는 점을 감안해 지난 18일 법무부가 곽 전 교육감의 가석방을 결정했고, 이날 가석방이 이루어졌다.

곽 교육감 사건을 계기로 사후매수죄 조항을 삭제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최재천 의원 대표발의)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지만 아직 잠자고 있다.

 곽노현 전 교육감이 환영나온 지지자들앞에서 소감을 밝힌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곽노현 전 교육감이 환영나온 지지자들앞에서 소감을 밝힌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 권우성

 곽노현 전 교육감이 환영인파 사이에 있던 부인을 보며 활짝 웃고 있다.
곽노현 전 교육감이 환영인파 사이에 있던 부인을 보며 활짝 웃고 있다. ⓒ 권우성



#곽노현#사후매수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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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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