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지난 2월 25일 울산 동구 방어동에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방어점을 기습 개점해 이 지역 중소상인들이 대책위를 구성, 한 달 가까이 철야 농성을 벌이고 있는 등 논란인 가운데 29일 첫 대화의 장이 열렸다.
29일 오전 9시 동구청 2층 구청장실에서 열린 대화는 김종훈 동구청장과 장만복 동구의장, 홈플러스 주식회사 관계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방어점 철수를 위한 대책위원회' 등이 참석해 1시간 가량 진행됐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방어점이 개점한 후 지난 8일과 27일 인근 두 곳의 동네슈퍼가 문을 닫는 등 지역 중소상인들의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관련기사:
SSM 기습 개점 한 달 만에 동네슈퍼 두 번째 폐업). 이 때문에 이날 모임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홈플러스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종훈 동구청장 "여야 막론하고 중소상인 보호 같은 입장"이날 첫 만남은 지난 3월 21일 동구청이 홈플러스 측에 공문을 보내 '지역 중소상인과 상생논의를 위한 면담의 자리를 가질 것'을 제안하자 홈플러스 측이 응답하면서 이뤄졌다.
이날 면담에서 포문을 연 이는 새누리당 소속 장만복 동구의장. 그는 "대기업이 꼭 골목상권까지 장악해야 하는가"고 물은 뒤 "지금 방어동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태를 빨리 정리하지 않으면 홈플러스 동구점 불매운동이나 농성 등 앞으로 더 큰 저항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소속 김종훈 동구청장도 가세했다. 김 청장은 "지난 3월 28일 열린 울산 구청장군수협의회에서도 이번 홈플러스 사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며 "현재 동구지역 여야 정치권을 막론하고 홈플러스 사태에 (중소상인을 보호하자는)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익스프레스 개점 후 동네 중소상인이 가게 문을 닫고 생존의 터전을 잃고 동구를 떠나는 모습을 구청장으로서 두고 볼 수만은 없다"며 "빠른 시일 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 만한 적극적인 대안을 내놓아 달라"고 홈플러스 측을 압박했다.
한 달 가까이 익스프레스 앞에서 철야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중소상인들도 홈플러스를 성토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방어점 철수를 위한 대책위원회' 정종삼 공동위원장은 "현재 상인들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앞을 차량으로 막고 농성을 하는데도 인근 상점의 매출이 50% 가량 감소하고 벌써 2개 점포가 폐업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만일 상인들이 농성을 푼다면 그 순간 인근 점포는 다 망할 것"이라며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진정으로 대화에 나설 생각이 있다면 우선 영업을 중단하고 중소상인들과 대화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이 대해 홈플러스 측은 "동구청과 지역 상인들의 의견을 잘 취합해 본사 차원에서 의논한 뒤 다음주 중 면담을 갖자"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두 번째 대화는 다음 주쯤 열릴 예정이다. 홈플러스 측이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