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수 산업단지에서 일어나는 각종 재해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난 14일 발생한 여수산단 대림산업 폭발 사고 후 지난 18일 황우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위와 같이 말했다. 그의 발언은 여수산단의 숙원사업이었던 '산재전문병원 건립'과 '종합방제센터 건립'에 대한 지역민의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에 따른 별다른 소식은 없다. 이런 가운데 지역에서 산재병원 건립 요구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29일 아시아 최대 석유화학단지인 여수국가산단에 '산재전문병원 건립을 요구하는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발족돼 지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동단체와 시민단체로 구성된 추진위는 여수시청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수지역에 화상환자 및 유해위험물질 노출과 중대재해에 따른 응급환자 전문치료병원인 '산재전문병원' 건립을 요구했다.
이들은 "대림산업 작업현장에서 화학물질 폭발사고로 건설노동자 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며 "안타까운 죽음 앞에 지역시민들과 노동자들은 대림현장 대형 참사 책임자 처벌과 근본적 대안마련을 위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직적으로 활동하는 등 여러 가지 책임적인 활동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고조사에서 간과할 수 없는 내용 중의 하나는 여수국가산단 산업사고 대부분이 화학물질의 폭발과 유해위험물질의 노출에 따른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시간을 다투는 응급치료와 수술 등이 필요함에도 지역에 전문적인 치료기관이 없어 서울로, 광주로 가서 치료를 받고 있다"며 "화상 및 유해물질에 따른 산재전문병원의 설립은 더 이상 늦춰져서는 안 될 중차대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번 대림사고로 중상을 입은 근로자 6명은 현재 여수가 아닌 서울과 광주의 화상 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대림참사 대책위를 비롯 추진위는 산재전문병원 설립을 현실화하기 위해 산재전문병원 건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그 기구는 추진위원회·공동추진위원장·운영위원회·집행위원회로 구성된다. 산재전문병원 건립 추진위원회 공동추진위원장에는 신성남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여수지부장과 차호철 한국바스프노조 위원장·김상일 통합진보당 여수시의원이 맡았다. 향후 여수시와 여수시의회·노동 및 시민단체 대표를 공동추진위원장으로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여수국가산단은 전남도이 74.4%의 경제 규모를 자랑한다. 이번 일로 '산재병원 건립'은 지역사회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특히 석유화학업종에 종사하는 5만여 노동자와 지역민들은 여수산단이 2001년 합의한 민관산학 '환경안전감시센터'와 같은 '여수산단안전종합방재센터'를 비롯, 산재병원이나 화상전문병원이 세워져야 한다는 요구를 묵살한 것에 분개해 왔다. 향후 정부와 지자체가 지역민의 이 같은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여수산단 사고를 지켜본 많은 시민들의 관심이 고조되는 이유다.
한편, 여수시와 한림대학교 한강성심병원은 지난 21일 화상환자 헬기 이송 협약을 맺은바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여수넷통>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