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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해도 "전쟁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개성공단 폐쇄 위기를 보면서 '혹시' 일어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마이뉴스> 메인면도 거의 매일 먹구름 낀 한반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4일 오후 9시 현재 기사 제목입니다.

'전쟁위기 '정점'... 지금이 미국에 "NO"라고 말할 때', '"장갑차나 총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천안함 때보다 상황 심각하고 불안"', '"개성공단 닫히면 전쟁... 시국선언 나서야"', '북 "못된 말 계속하면 근로자 철수"', '새누리 "대북특사 파견 준비해야"', '북, 중거리미사일 동해안 이동... 미, 괌에 요격체계 투입'

이전 같으면 이런 제목을 두고 '전쟁을 부추기는 선정적인 보도'라고 비판하겠지만, 그 어느 누구도 선정적 보도라고 비판하지 않습니다. 그 만큼 심각합니다. 아이들도 느끼는 모양입니다.

"아빠, 진짜 전쟁 일어나요?"

초등학교 6학년인 막둥이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는 말입니다. 중3 큰 아이는 별 다른 말을 하지 않지만, 중2 딸 아이도 불안한지 "엄마 전쟁 일어나지 않죠?"라고 묻습니다. 아이들이 물을 때 답은 한결 같습니다. "전쟁은 일어나지 않으니까 걱정마." 그래도 막둥이는 불안한지 지난 수요일 예배를 드리면서 이런 기도를 했습니다.

"하나님 우리나라에 전쟁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북한 김정은 대통령(막둥이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대통령으로 생각함)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도록 해주세요. 전쟁이 일어나면 아빠와 엄마, 형아와 누나와 헤어질 수 있고 다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다치고, 죽습니다. 그러니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나라를 지켜주세요."

짧은 기도였지만, 우리나라 모든 사람들의 바람일 것입니다. 막둥이 기도를 들으면서 '그렇다 막둥이도 저런 기도를 하는데 부모로서 전쟁의 비참함을 절대 물려주면 안 된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수많은 민간인 희생 낳는 전쟁의 참혹한 진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오전 0시 30분 전략미사일 부대의 화력타격 임무에 관한 작전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사격 대기상태에 들어갈 것을 지시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오전 0시 30분 전략미사일 부대의 화력타격 임무에 관한 작전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사격 대기상태에 들어갈 것을 지시했다. ⓒ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저는 외교전문가나 남북관계 전문가가 아닙니다. 그리고 미국이 한반도 하늘에 투입한  B-52, B-2 스텔스전략폭격기와 바다에 투입한 핵잠수함이 얼마나 파괴적인 무기인지 정확하게 모릅니다. 언론보도를 통해 북한 김정은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무기라는 것만 어렴풋이 알 뿐입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실제 전쟁이 발발하면 이들 무기가 북녘 하늘로 날아가는 순간, 북쪽에서도 엄청난 화력이 남녘으로 올 테고, 그 결과는 상상도 하기 싫을 정도로 참혹할 것이란 겁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군인보다 민간인이 더 많이 죽습니다. 북한 남침으로 일어난 한국전쟁(6·25전쟁)은 통계 자료에 따라 다르지만 한국군과 북한군 사상자는 약 200만 명 민간인 피해는 약 300만 명, 미국을 비롯한 유엔군이 약 100만 명 합 600만 명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제2차세계대전 역시 정확한 통계가 없어 사망자 수가 3500만~6000만 명으로  다양하게 집계됩니다. 하지만 2차대전 때 가장 참혹하게 희생당한 민간인은 약 600만명에 달하는 유대인들입니다. 히틀러가 2차대전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유대인 600만명은 희생당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 역시 일본제국주의가 일으킨 태평양 전쟁으로 징용과 종군위안부로 수많은 이들이 끌려가 참혹한 희생을 당했습니다.

역사를 더 뒤로 돌리면 1차 십자군 전쟁 때인 1099년 7월 15일 십자군은 예루살렘을 점령하자 무슬림과 유대교인 14만명을 학살했습니다. 이처럼 전쟁이 일어나면 군인보다 민간인이 더 많이 희생당합니다. 2003년 미국 침략으로 시작된 이라크 전쟁은 공식적으로 끝났지만 아직도 폭탄테러가 하루가 멀다하고 일어납니다.

시리아에선 2년 동안 정부군과 반군 사이 전투로 6만명 이상이 숨졌습니다. 지난 3월에만 6천여명이 숨졌습니다. 이들 중에 어린이와 여성도 많았습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3월 사망자 중 민간인이 2080명이나 되고, 여기엔 어린이 298명, 여성 291명이 포함됐다고 밝혔습니다(2일 <한겨레>시리아 피에 젖은 봄 참고).

평화가 임하도록 기도합니다

 지난 달 31일 오산공군기지에 나타난 F-22 스텔스 전투기.
지난 달 31일 오산공군기지에 나타난 F-22 스텔스 전투기. ⓒ fas.org

2013년 한반도 역시 전쟁이 발발하면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전쟁을 막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민간인 희생자만이 아니라 전쟁에 참전했던 군인들도 그 휴유증이 심각합니다. 1992년 상영된 영화 <하얀전쟁>(정지영 감독)이 그것을 보여줍니다.

월남전 관련 소설을 연재하면서 밥벌이 하는 한기주(안성기 분)에게 후임병이었던 변진수(이경영 분)가 찾아와 "자신을 죽여 달라"고 합니다. 변진수는 한국으로 철수를 앞두고 마지막 전투인 혼마산 죽음의 계곡에 투입되어 함정, 부비트랩, 독화살 따위로 베트콩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다가 소대원 47명 중 살아남은 7명 중에 한 명입니다. 사람들은 그를 '혼마산 영웅'으로 기억했지만 변진수는 육신만 살아있었습니다.

1953년 7월 27일 오전 10시부로 한국전쟁은 '휴전상태'입니다. 휴전이지만 전쟁은 다시 일어나면 안 됩니다. "3일이면 끝난다"는 말은 거짓말입니다. 오히려 '한반도는 끝입니다'라고 우리는 말해야 합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 아이들에게 전쟁의 참혹함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전쟁은 단순히 사람을 죽이는 것만 아니라 자연를 파괴합니다. 특히 정신까지 파괴합니다. 한국전쟁이 끝난 지 63년이 되었지만 아직 색깔론은 잊을만 하면 우리 주변에서 되살아납니다. 전쟁이 남긴 끔찍한 결과입니다.

우리 모두 온 힘을 다해 전쟁이 아닌 평화를 위해 지혜를 모으고, 힘을 다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의 평화의 촛불을 들어야 합니다. 아이들도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평화가 임하도록 기도합니다.


#전쟁#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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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태어날 때 당신은 울었고, 세상은 기뻐했다. 당신이 죽을 때 세상은 울고 당신은 기쁘게 눈감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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