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화산인 백두산이 폭발하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직접적인 현장 접근이 어려워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백두산에서 화산활동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에 대한 여러 정황적 증거들이 관련 전문가들에 의해 제기돼 불안감을 던져주고 있다.
백두산 화산폭발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대한지질학회(회장 유강민)와 한국암석학회(회장 박계헌)가 공동으로 지난 4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컨벤션센터에서 포럼을 개최했다.
'백두산 화산활동의 지질학적 이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백두산 화산활동 발생 원인과 해석 ▶상황 진단 ▶지질학적 연구의 중요성 등에 관한 각 분야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이 이뤄졌다.
이날 축사를 맡았던 유강민 대한지질학회장은 "백두산 화산폭발에 대한 국민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정확한 과학적 연구에 기반한 사실적 접근이 중요하다"며 "이번 포럼에서 백두산 화산활동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고 상황을 진단해 모니터링, 방재 등에 이르는 지질학의 역할과 책임을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산분출, 과거 모르면 미래 예측도 불가능"지질학은 화산활동이 일어나는 근본적인 원인과 진단, 모니터링에서 방재에 이르기까지 모든 화산활동 연구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유일한 학문이다. 화산분화의 연구는 과거의 분출역사와 현재 활동 상황에 대한 연구로부터 출발한다.
이 포럼에서 '백두산 화산활동의 중장기 예측과 지질학적 연구의 필요성'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섰던 조문섭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최근까지도 백두산 화산폭발 관련 보도로 굉장히 두려운 분위기가 조성됐다. 하지만 화산활동의 정확한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 없이는 백두산이 폭발하더라도 언제, 얼마나 큰 규모로 상황이 발생할지를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방재나 대비책보다는 화산폭발 메커니즘을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무암질 화산의 경우 마그마의 점성이 낮아 가스방울이 잘 빠져나가 화산이 쉽게 폭발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화산의 마그마 점성이 커지게 되면 가스가 잘 빠져나가지 못하게 된다. 지하 깊숙이 있던 가스방울들이 지표 근처로 올라오면 상대적으로 압력이 약해져 마그마가 깨지면서 화산폭발로 이어진다. 이렇듯 마그마 내 가스성분이 마그마 점성도나 폭발력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스성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백두산 화산의 폭발을 예측하려면 일대 암석을 잘라내 그 안의 마그마를 분석하고 가스성분 비중을 파악해야 한다. 북한지역에 GPS 장비 등을 포함한 관측소를 설치한다면 의미있는 데이터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현재 중국에서는 백두산 분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연구 중이다. 중국이 운영하고 있는 화산관측소는 지진 관측 지점(11곳), GPS 관측지점(15곳), 정밀 지표변형 측선(2곳) 및 화산가스 측정소(3곳) 등이며 지난 1999년 이래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중국 연구진에 따르면 백두산 화산 지진의 빈도 및 크기를 모니터링 한 결과 지난 2002년부터 2006년 사이가 마그마의 활동기로 규명됐다. 이 시기 백두산 하부의 마그마가 살아 움직이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박계헌 한국암석학회장이 '동북아 신생대 화산활동의 지구조 환경'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으며 모두 5명이 각각 주제발표에 나섰다.
이날 합성영상레이더(SAR)과 같은 인공위성 원격탐사자료를 이용해 최근 10여년 동안 백두산의 지형변위를 모니터링 한 연구방법(김상완 세종대 공간정보공학과 교수 발표)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또한 화산재해의 다양한 피해사례와 화산재해를 최소화 하거나 막을 수 있는 방안도 제시됐다.
덧붙이는 글 | 정연화(lotusflower@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