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동아대학교에서 대학 교직원이 학생 자치공간에서 난동을 피운 사건(관련기사 : "열 받는다" 의자 던지고 책상 뒤엎은 대학 교직원) 이후 11일 동아대학교 학내 민주주의 모임 '반격'(이하 반격)과 인문학회 카르마 등이 학내 자유게시판을 통해서 교직원의 공식적인 서면 사과와 학내 자치권 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민주주의는 죽었다"반격은 12일 오전 10시 동아대학교 정문에서 "민주주의는 죽었다" 동아대 민주주의 장례식을 치렀다. 장례식에는 반격 모임 학생들과 인문학회 카르마 동아리 회원뿐만 아니라 동아대 인문대 학생회, 사회대 학생회, 두빛나래 동아리 등이 20여 명이 참여해 진행됐다.
반격 모임 대표 김진만씨의 사회로 4월 1일부터 시작한 반격 활동 경과보고를 했다.
"먼저 앰프를 쓰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합니다. 학생 복지과에서 저희가 앰프조차 쓰지 못하게 탄압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수업권을 방해 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말입니다. 아무튼 생생한 목소리라도 보고 드리겠습니다. 1일부터 12일까지 매일 아침 저녁 동아대학교 정문 앞에서 '조관홍, 강대우 교수 2학기 강의 배정 요구, 서정대 학생 부당 퇴학 철회' 등을 학생들에게 알리고 있습니다. 반격은 비판의 자유가 보장 되지 못하고 저항을 하면 폭력으로 대응하는 것에 대해 끝까지 맞서기 위해서 싸우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관심과 지지도 있고 타 대학 학생들 또한 동아대의 문제에 대해서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SNS를 통해서 응원의 메시지를 주고 있습니다."
경과보고 이후 교수 폭력 사건에 대해 고발했다가 퇴학 조치를 받은 서정대씨의 발언이 이어졌다.
"교수의 폭력을 보고 그냥 가만히 있지 못했습니다, 대학을 다니는 지성인이라면 말도 안 되는 현실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대학본부 측은 '이 사건과 별개로 나와 후배 개인적인 다툼을 빌미로 퇴학 조치를 주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후배와의 다툼에 대한 부분은 인정을 하나 그게 퇴학 조치로 이어지는 것은 부당합니다."이어서 인문대학교 한휘철 학생회장의 발언이 이어졌다. 인문대학교 학생회는 단과대학운영위원회를 통해서 각과 학생회장들의 결의로 조관홍·강대우 교수에 대한 2학기 수업 배정을 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저는 한 번도 조관홍 교수님의 수업을 들어본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조관홍 교수님이 학교의 비리에 맞서고 싸우실 때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학교를 비판하는 것에 대한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 동아대 때문에 교수님의 교수 직위가 박탈된 것 같습니다. 학교와의 법정 소송에서도 법은 교수님들의 편을 들어주고 복직 명령이 떨어졌지만 학교 측은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는 요구 합니다. 조관홍·강대우 교수님 2학기 수업 배정을 서면으로 공식적으로 배정하라! 그리고 교수님의 수업을 꼭 듣고 싶습니다."동아대 민주주의 장례식
지난 9일 교직원의 난동 사건이 벌어졌던 인문학회 카르마 이영재 회장의 발언이 이어졌다.
"아침에 아파서 반격 캠페인을 참석 못했는데 갑자기 저희 동아리 방이 쑥대밭이 된 사진을 보게됐습니다.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어서 아픈 몸을 이끌고 학교로 올라 왔습니다. 정말 카르마 동아리방이 쑥대밭이 되어 있었고 '과연 이것이 21세기 대학에서 벌어질수 있는 일인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학생복지과 직원의 개인 사과로 마무리 될 일이 아닙니다. 학생복지과는 카르마 동아리에게 서면 사과를 하고 앞으로 다시는 학내 학생들의 자치 활동을 탄압을 중단해야 합니다."발언이 끝나고 참가자들은 동아대학교 민주화의 상징 책탑 앞에서 '동아대 민주주의 장례식'을 거행했다. 장례식 사회자 이대희(철학12)는 "민주화의 상징 책탑 앞에서 우리는 지금 민주주의 장례식을 하고 있습니다, 동아대학교 비리로 얼룩진 민주주의는 장례식을 해서 저 세상을 보내버립시다"라며 "학생들 스스로 다시 새로운 맑고 정의, 진리, 평화가 숨쉬는 민주주의를 다시 만들어 봅시다"라고 말했다. 반격 소속 학생들은 동아대 민주주의 영정 앞에서 절을 했다.
[기자회견문 전문] 박탈당한 비판의 자유 |
2010년 11월, 평소 등록금 인상 등에 반대하고 동아학숙의 비리에 문제제기 하는 활동을 해온 노영민 학생이 학교 측의 보복성 과잉징계로 퇴학처분을 당했고 2011년 2월 25일에는 이사장 비리를 고발한 인문대 조관홍 교수와 공대 강대우 교수가 파면 처분을 당했다. 동아학숙과 학교 당국을 대상으로 한 비판의 자유는 징계와 파면이라는 행정적 억압에 의해 박탈당했다.
행정의 '독재'
2011년 무용학과가 신입생 입학이 없다는 이유로 폐과가 결정되었고 2012년 철학과가 취업률 등이 낮다는 이유 등으로 통폐합이 결정되었다. 그리고 2013년 축구부가 내년부터 신입생을 받지 않아 사실상 폐지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과와 운동부를 폐지하는 기준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학내 구성원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의 논의와 결정 과정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은 배제 당했다는 데 있다.
저항과 폭력
이 같은 현실을 '주어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길 거부한 학생들이 저항하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대법원에 의해 복직이 확정된 조관홍 강대우 교수의 복직과 강의배정을 요구했고 구성원의 합의 없이 강행된 축구부 폐지의 백지화를 요구했다. 그러나 역시 동아대학교였다. 활동이 시작되자 감시 또한 시작되었다. 선전전을 진행하는 매 시간마다 학생복지과 직원들의 채증이 있었다. 그리고 4월 9일 철학과 졸업생이 선전전을 돕기 위해 학교에 방문하자 학생복지과 직원은 이를 막아섰고 이 과정에서 분노를 통제하지 못한 직원이 인문대 동아리 방에 들어와 집기를 뒤엎는 만행을 저질렀다.
그래도 계속된다.
우리는 이 사태들을 보며 학내 사회 구성원으로서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 비판의 자유도 저항의 권리도 없는 동아대학교에서 과연 우리가 퇴학당하지 않고 폭행당하지 않고 무사히 졸업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동아학숙과 행정당국은 억압과 폭력을 통해 군림할 수 있다고 믿고 있고 이를 통해 우리는 무력화 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잘못된 것이 있는 한 잘못되었다고 말할 자유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요구한다.
요구안
1. 동아대학교 학생복지과는 인문과학대학 동아리 인문학회 카르마 동아리방 폭력위협에 대해 서면으로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한다. 그리고 불법 채증, 동아리방 침탈 등 학내 자치적 활동에 대한 탄압을 전면 중단하라!
2. 조관홍, 강대우 교수의 지난 11월 대법원의 법적판결을 존중하여 2학기 강의배정을 서면으로 약속하라!
3. 서정대 학우 퇴학징계 처분은 표적징계이다. 퇴학징계 처분을 철회하라!
2013년 4월 12일 금요일 동아대학교 민주주의 쟁취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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