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숙(창원7·위원장)·원경숙(비례)·조우성(창원11)·이성용(함안2)·성계관(양산2)·변현성(거창2). 이들은 12일 오후 8시 30분경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회의실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조례안'을 폭력·날치기 처리한 새누리당 소속 경남도의원들이다.
이들은 이날 오전부터 위원장석을 지키고 있던 두 여성 의원인 김경숙(민주당)·강성훈(통합진보당) 의원을 물리력으로 제압하고 안건을 처리했다.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 전체 의원은 9명인데, 무소속 김백용(진주3) 의원은 대체로 가만히 있었다.
김경숙·강성훈 의원은 창원 한마음병원에 입원해 있다. 김 의원은 가슴과 허벅지 등에 찰과상을 입고, 옷이 찢어졌으며, 강 의원은 두통을 호소하고 있다. 두 의원은 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고 있으며 하룻밤을 지났지만, 아직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고 있다.
13일 오전 병실에서 만난 김경숙 의원은 "동료 의원한테 이럴 수 있느냐. 원경숙 의원과 같이 넘어졌는데, 남성 의원들이 원 의원만 일으켜 세워주고 저는 그대로 두더라. 도저히 분해서 참을 수 없다"며 "진단서와 동영상 등을 확보해서 폭행 혐의로 고소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제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도의원들이 진주의료원 현장에도 한번 가보지 않고 어떻게 문을 닫는 조례안을 처리할 수 있느냐며 보류하자고 했는데, 두 여성 의원(김경숙, 강성훈 의원)을 폭력으로 제압하고 강행 처리했다"고 말하며 눈물을 쏟아냈다. 강 의원은 "아직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다"고 말했다.
경남도의회 민주개혁연대 "경남도청 공무원 합작해 날치기"경남도의회 민주개역연대는 13일 오전 농성 중인 경남도의회 본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월 12일 폭거는 홍준표 거수기, 새누리당과 경남도청 공무원들의 합작품"이라고 지적했다.
조형래·석영철·이종엽·여영국·이길동·공윤권·조재규 (교육)의원은 "불법·폭력·도청 공무원 개입 날치기를 규탄한다"는 제목의 펼침막을 들고 있었다.
석영철 의원은 "강행 처리는 사전에 짜인 각본대로 움직인 것이며, 어제 조진래 정무부지사가 의원 개인 면담 등을 통해 설득했다"며 "속기록과 참여 의원의 증언, 동영상 등을 종합 판단해 불법 처리로 문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동영상을 보면, 윤성혜 보건복지국장이 회의실 문을 닫으라 지시하고, 공무원들이 탁자를 옮겨 문 앞을 막는 장면이 나온다"며 "이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다. 관련 공무원들에 대한 파면 등 책임을 집행부에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영국 의원은 "어제 상임위 날치기 처리에는 집행부가 개입한 게 분명하다"고, 공윤권 농해양수산위 위원장은 "날치기 처리에 집행부가 협조했는데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고, 위원장들이 포함된 의장단 차원에서 문제 제기를 하고, 가담 공무원에 관해서는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개혁연대는 이날 회견문을 통해 "연약한 두 여성 의원을 무려 6명의 새누리당 의원들이 완력으로 제압하고서도 그 책임을 민주개혁연대의 여성 의원들에게 돌리는 비이성적이고 비열한 새누리당에 논평할 가치조차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상임위의 폭력적 날치기는 새누리당 의원들과 경남도 공무원들의 합작품"이라며 "새누리당 의원들의 날치기 폭거는 이미 예상되었지만, 공무원들마저 새누리당의 하수인임이 입증된 현장의 동영상은 결코 용서될 수 없는 행동의 명백한 증거"라고 덧붙였다.
민주개혁연대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폭거에 위협을 느낀 강성훈 의원이 하나뿐인 출구로 피하는데도, 책상을 밀어붙여 나갈 수 없도록 한 장면은 날치기의 공모자이며 공무원의 중립 본분을 망각한 행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 이날 안건 처리에는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것. 민주개혁연대는 "폭압과 무질서로 진행된 어젯밤의 날치기 조례심의는 전면 무효"라며 "아수라장으로 변한 회의실은 제압과 저항으로 정신없는 상황이었고, 화면 속에서 이리저리 피해 다니느라 위원장석도 지키지 못한 임경숙 의원이 정상적으로 개의 선언하고 안건상정과 의결선포를 제대로 했을 리 만무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약한 여성의원들을 제압하느라 뒤엉킨 새누리당 의원들이, 제안 설명을 듣고, 질의토론, 찬반표시를 할 수 있었겠는가? 또 전문위원실의 직원들은 정확한 표결집계를 확인할 수 있었는가? 모든 절차가 엉터리고 졸속이었다"고 덧붙였다.
민주개혁연대는 "김오영 의장은 즉각 진상조사를 하여 상임위 심사가 무효임을 선언해야 하고, 날치기에 동조해 의원의 신변에 위해를 가하려 한 공무원을 가려내 형사 고발하고, 강력한 징계를 도지사에게 요청해 의회 위상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각계에서 쏟아지는 규탄 목소리새누리당 의원들이 상임위에서 조례안을 날치기 처리하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13일 "폭력과 불법을 동원해서라도 진주의료원 폐업하겠다? 그렇다면 우리는 전국민적 항쟁으로 대답하겠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경남도청 공무원들이 직접 개입한 가운데 새누리당 의원들과 경남도청 공무원들이 합작하여 자행한 불법 날치기이며 폭력 만행이다"며 "앞에서는 정상화 방안까지 포함하여 대화하겠다고 하더니 뒤로는 진주의료원 폐업을 강행하기 위해 불법과 폭력까지 동원하는 홍준표 지사의 이중성은 명백히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진주의료원사태의 해법을 찾기 위해 보건복지부장관이 두 차례나 직접 홍준표 도지사를 만나고, 새누리당이 당정협의회를 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였다고 하지만 청와대와 보건복지부의 행보가 얼마나 기만적인지, 그것이 아니라면 얼마나 무능한 것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고 덧붙였다.
민주통합당 경남도당은 "홍준표 지사의 독재자적 만행 속에 한 나라의 공공의료가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서민을 위한 공공의료기관인 진주의료원을 이용하는 연간 20만 명의 환자는 결국 비싼 치료비를 들여 민간병원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이는 사실상 공공의료 포기이고 대한민국의 의료 안전망이 무너지는 "이라고 밝혔다.
통합진보당 경남도당은 "참으로 비통하고 참혹하기까지 한 경남도의회의 '몰락'이 아닐 수 없다. 영혼 없는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의 '복종'에 도의회의 존재 이유 또한 사라졌다"며 "홍준표 지사의 '거수기'로 전략한 도의회는 더 이상 필요 없다"고 밝혔다.
진보신당연대회의 경남도당은 "12일, 경남에 없던 폭력의 금요일을 만든 임경숙, 원경숙, 변현성, 성계관, 이성용, 조우성 도의원. 당신들이 민주주의의 폭도다. 홍 지사의 정치놀음에 정신없이 놀아난 당신들이! 부화뇌동의 대명사로 역사에 기록될 당신들이! 민주주의의 진정한 폭도다"고 밝혔다.
의료민영화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새누리당 경남도의원들이 단식을 이어온 야당 여성 의원들을 폭력적으로 제압하고, 진주의료원 폐업을 가능케 하는 조례 개악안을 해당 상임위인 문화복지위에서 날치기 통과시키는 폭거를 저질렀다"며 "이명박 정부에서 빛을 발했던 새누리당의 날치기 전공이 박근혜 정부에서는 자치의회에까지 뿌리를 내리고 있다. 정말 천인공노할 새누리당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