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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6일 MBC 김재철 사장이 해임됐다. 하지만 방문진은 특별한 이유없이 차기 사장 선임 논의를 지연하고 있다. 향후 일정 역시 불투명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민주언론시민연합과 언론개혁시민연대가 18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를 앞두고 율촌빌딩 앞에서 'MBC 사장 선임의 원칙과 절차에 관한 언론시민단체 의견 제안'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언련·언론연대 주최로 열린 'MBC 사장 선임에 관한 언론시민단체 의견 제안'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언련·언론연대 주최로 열린 'MBC 사장 선임에 관한 언론시민단체 의견 제안'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민언련

민언련과 언론연대는 제안문을 통해 "공영방송 MBC의 정상화는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방문진은 막중한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오늘 이사회에서 MBC 정상화를 이끌 새 사장 선임을 위한 논의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리고 ▲ MBC 정상화를 위한 새 사장의 자격 ▲ MBC 새 사장 선임의 조건과 절차 ▲ MBC정상화를 위한 선결 과제 등을 제시했다.

기자회견에서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지금 방문진 이사들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는 것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면서 "MBC 정상화가 한시가 급한 데 계속 지연시키고 있는 점에 대해서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방문진을 비판했다. 이어 박 대표는 "지금이라도 원칙을 정립하고 바로 공모에 들어가야 한다"며 "공영방송으로서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여론 다양성을 확고하게 확립할 수 있는 사장을 선임하도록 기준과 원칙을 정하고 그에 맞게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성남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MBC 문제는 시급하게, 질서있게 그리고 정확하게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강 위원장은 "사장 공백 상태를 빨리 해결하고, 사장 공모 후 그 사장을 통해서 해직당한 기자·피디들, 그리고 유배된 동지들이 본래 자리로 돌아와 일해야 한다"며 "안광한 부사장을 비롯한 MBC를 망가뜨리는데 일조한 사람들도 정확히 정리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희완 민언련 사무처장, 추혜선 언론연대 사무총장, 송환웅 참교육학부모회 부회장, 임순혜 미디어기독연대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방문진에 ‘MBC 새 사장 선임에 대한 언론시민단체 제안문’을 전달하고 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방문진에 ‘MBC 새 사장 선임에 대한 언론시민단체 제안문’을 전달하고 있다. ⓒ 민언련

한편, 방문진 앞에서 기자회견을 끝마친 후 'MBC 새 사장 선임에 대한 언론시민단체 제안문'을 방문진에 전달했다.

[MBC 새 사장 선임에 대한 언론시민단체 제안문]
공영방송 MBC의 정상화는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첫걸음이다.

악의 근원 김재철 사장이 물러난 자리는 아직 어떠한 싹도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 자산인 공영방송 MBC를 쑥대밭으로 만든 김재철 체제의 부역자들이 김재철의 부재를 대신하고 있을 뿐이다. 안광한 부사장 대행은 김재철 체제의 연장을 의미하므로 서둘러 종식시켜야 한다.

공영방송의 기능이 상실된 MBC를 바라보는 시민사회의 우려는 매우 크다. 김재철이 물러나 어렵게 얻은 회생의 기회를 차일피일 미뤄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방문진은 막중한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오늘 이사회에서 MBC 정상화를 이끌 새 사장 선임을 위한 논의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1. MBC 정상화를 위한 새 사장의 자격
- MBC의 새로운 사장은 김재철 체제의 유산을 청산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언론에 공개된 하마평에 오른 인물들은 대부분 김재철 체제의 부역 인사들로 MBC를 파괴하는 데 앞장섰던 인물이다. 반드시 제외되어야 한다.
- MBC의 새로운 사장은 공영방송 MBC의 가치를 이해하고 이를 실현하는 인물이어야 한다.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구현할 철학과 경륜을 갖춘 인물이어야 하며, 거대권력의 횡포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PD수첩 등 비판 프로그램을 되살리고, 무너진 제작편성의 자율성을 복구·제고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 MBC의 새로운 사장은 노사관계에 있어 민주주의에 부합하는 건강한 상식을 가진 인물이어야 한다. MBC에서 노조는 방송법이 정한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 및 시청자주권 구현의 보루 역할을 해왔다. 독립성과 공정성을 외치다 해고 등 각종 징계를 당한 조합원들의 명예와 원상을 회복시키고, 노사 간의 협약을 성실히 준수할 인물이어야 한다.

2. MBC 새 사장 선임의 조건과 절차
- '제2의 김재철' '또 다른 정권의 낙하산'은 안 된다는 것이 새 사장 선임의 전제 조건이다. 정치적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공개적인 절차를 통해 적임자를 선임해야 한다. 이를 위해 방문진의 정치적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여야추천이사 동수의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거나 특별다수제 도입 등을 제안한다.
- 방문진은 공모에 앞서 사장 선임 과정에서 정치적 독립성을 유지할 것을 국민 앞에 천명함과 동시에 사장 선임의 기준과 원칙을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 사장 후보 검증과정에서 정치권을 배제한 사회 각계의 참여를 보장하는 등 후보 검증 시스템을 강화하는 방안들을 마련해 진정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내야 할 것이다.

3. MBC정상화를 위한 선결 과제
- 현재 공영방송으로서 MBC의 위상은 땅에 떨어졌다. 이는 MB정권의 낙하산으로 온 김재철 체제가 불러온 재앙이다. MBC정상화의 선결 과제는 김재철 체제를 청산하는 것이다.
- 해직 조합원 복직, 징계자 원상회복, 노조에 대한 소송 취하, 김재철 체제 부역세력의 사퇴, 지역MBC 해체 시도 일체 중단, 비판적 프로그램과 저널리즘 복구 등 현실적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 이를 위해 정부조직개편 과정에서 여야가 합의해 설치한 방송공정성 특위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오늘 제안은 공영방송 MBC의 새 사장 선임과정에 반영되어야 할 최소한의 필수 전제조건이다. 새 사장 선임의 과정과 결과가 MBC의 공영성을 회복하고, MBC가 공영방송의 주인인 시청자와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방문진은 본연의 사회적 책무를 다해주길 바란다.

2013년 4월 18일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덧붙이는 글 | 유애리 기자는 민언련 활동가입니다. 이 글은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MBC#방문진#김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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