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현재 현금으로 지급하는 양육수당 지급방식의 개선방안으로 바우처 카드를 이용해 오픈마켓에서 육아용품이나 관련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도록 전환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민주통합당 남윤인순 의원은 1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복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복지부에서 양육수당을 바우처 방식으로 변경한 후에 직불카드나 새로운 신용카드, 아이사랑카드에 탑재하고, 이 바우처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오픈마켓을 도입하는 것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 의원은 "복지부에서 양육수당을 바우처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해 양육수당 수혜자 조사를 진행 중이고 TFT가 구성돼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TFT 추진 배경자료를 받아보니 '양육수당이 사교육 이용, 부모사용 등 양육 외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어서 제도의 취지 및 정책 효과의 훼손 우려 발생'이라고 돼 있다. 양육수당을 현금으로 지급할 경우 이런 문제가 발생될 거라고 예측하지 못했는가?" 하고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질의했다.
이에 대해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은 "양육수당 지급방식 변경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 현금지급 방식이 양육 외 용도로 사용되는 문제점을 시정할 수 있는 방안이 있나 논의 중에 있다. 현재 TFT에서 논의되고 있는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남 의원은 "올해부터 제도가 도입이 됐는데 제도를 도입하자마자 갑자기 현금에서 바우처 방식으로 바꾸겠다고 검토한다는 건 국민들에게 큰 혼란을 주는 것"이라며 "양육수당 예산이 국고만 9000억 원이고 지방비까지 포함하면 2조원 정도 되는 예산이다. 정부의 예산을 이렇게 구먹구구식으로 운영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바우처 방식을 통해 오픈마켓으로 운영하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문제점들이 예기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남 의원은 "만약 오픈마켓을 만들어 그곳에서만 바우처 카드를 사용하게 하면 집에 컴퓨터가 없거나, 인터넷 사용법을 잘 모르는 취약계층은 이용할 수 없다. 또 여기에 따른 카드 수수료라든가, 시스템 운영문제라든가, 유통업체와의 결탁 등 여러 문제점들이 발생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남 의원은 "양육수당은 기초노령연금과 더불어 현금 지원되는 몇 개 안 되는 복지사업 중에 하나다. 국민의 체감도가 높은 정책인데 이걸 시행하자마자 변경하려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며 "제도를 시행한 다음 그 제도를 수정할 경우 새로운 비용이 유발돼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런 제도를 설계할 땐 충분히 검토하고 시행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진영 장관은 "충분히 말씀에 공감한다. 국회와 논의를 거쳐 결정돼야 하는 사항이기 때문에 좋은 제안이 있으면 말씀해주시면 참고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양육수당 바우처화 논란에 대해서는 지난 17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도 새누리당 류지영 의원이 "바우처 방식으로 변경했을 경우, 사용 장소와 일일한도액 제약, 낙후지역 사용 어려움 등 관련 문제점을 파악해서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며 "제도 실행 시 국민들이 불편사항을 얘기할 때는 그 제도의 단점을 잘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육아전문지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