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광역시의회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였다. 123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 대전조직위원회는 29일 '비정규직 대책 토론회'를 개최하고 공공부문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였다.
인사말에 나선 이대식 민주노총 대전본부장은 "함께살자! 비정규직 문제는 사람의 문제입니다"라며 "비정규직 문제가 해당 노동자들의 삶과 가족과 사회생활에 절대적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비정규직 문제는 문서의 숫자나 정책의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사람의 문제로 봐야 합니다"라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공공부문 비정규 노동자들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촉구했다.
주발제에 나선 김호경 대전일반지부 지부장은 "정부에서 지난 4월 2만2000여 명의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했다고 이야기하지만, 대전광역시의 경우, 전환대상자 16명 중 5명만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추진실적이 매우 미비한 상황이다. 또한, 2012년 4월 민주노총 대전본부에서 행정정보공개요청을 통해 얻은 상시, 지속업무 담당 비정규 노동자의 수는 304명이었으나,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자료에는 16명이 전환대상자로 계획되었다. 1년 사이 300여명의 노동자를 해고한 것이 아니라면, 축소 보고 하였거나, 고의누락하였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 대한 세밀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라며 현재 대전광역시의 비정규직 대책에 대해 비판하였다.
또한 "비정규 노동자의 임금도 무기계약직의 경우 정규직 노동자의 54% 정도, 기간제 노동자의 경우 24% 수준에 머무르는 등 전국적으로 최하위 수준이다"라며 대전광역시의 비정규 노동자에 대한 처우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김호경 지부장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대전광역시의 간접고용을 포함한 비정규노동자에 대한 세밀한 조사가 선행되고, 이에 기반하여 전환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타 시도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의 의지에 따라 즉각 실행이 가능함을 보여준 만큼 대전광역시도 신속하게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라고 계획수립을 요구했다.
이어 비정규 노동자 현장사례 발표에 나선 김명수 대전일반지부 수자원지회 지회장은 "현장에서 간접고용을 일하는 노동자의 상황도 비정규 노동자의 상황과 똑같다. 소속은 하청업체이지만, 원청 사용자의 직접 지휘를 받으며 노동하고 있다. 노동조합을 만든 후, 해고압박과 고용승계 불안의 과정 또한 여전한 상황이다. 매일 아침에 출근하며 오늘은 또 무슨 사건이 발생할까 고민을 한다. 하루 하루 편안히 넘어가는 날이 없을 만큼 현장의 상황은 매우 열악하다. 노동조합을 설립한 이후 용역업체와 원청은 하루에도 몇 번씩 노동조합을 깨기 위한 술책들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청노동자는 용역업체의 정규직이라고 하지만, 비정규 노동자들과 동일한 입장에서 노동하고 있다. 간접고용 노동자에 대한 대책 또한 하루 빨리 수립되어야 한다"라며 간접고용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규봉 배재대 교수(대전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는 "비정규직 문제는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서구사회에서 대처리즘과 레이거노믹스로 시작된 신자유주의의 흐름이 IMF 이후 한국 사회로 접목되어 확장된 문제이다. 비정규직 이후 새로운 노노관계가 등장한다. 예전 사측과 노동자의 대립이 주된 노동의제 였다면, 사측,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이야기되는 지금의 노동관계는 노노관계에서의 갈등을 촉발시켜 사용자의 관리를 용이하게 하는 측면이 존재한다. 이럴 때일수록 노동자간의 단결이 중요하다고 본다. 사기업에 정규직화를 촉구하기에 앞서 공공부문에서 모범을 보일 필요가 있다. 대전시는 상시업무에 대해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을 속히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창승 목사(대전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는 "성경에서 본 비정규직 문제와 적용"이라는 주제로 "성경에서 말하는 노동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자기 능력만큼 노동하며 그 대가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일이 바로 축복된 삶이다. 예수께서 노동에 대해 말한 바를 오늘날의 비정규 문제와 연관하여 정리한다면 노동의 대가는 사람다운 삶을 보장하는 기본이 되어야 하며, 모든 이들에게 노동의 기회가 주어지도록 배려해야 하며, 대가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사람들도 사람다운 삶을 보장받도록 도와야 한다"고 성경 해석을 통한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을 촉구했다.
이어 "하나님이 만든 오전한 삶을 회복하는 일은 개인적인 일일 뿐 아니라, 사회적인 일이기도 하다. 비정규직 노동의 문제는 비단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이며 또한 책임이기도 하다"며 우리 모두의 문제인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아름다운 연대를 제안하였다.
마지막 발제에 나선 민양운 대전여성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여성이면서 동시에 비정규직 노동자인 여성 비정규 노동자는 시장의 효율의 관점에서 접근되는 과정에서, 노동시장에서 낮은 지위를 고착시키고 여성의 주변화를 유도하게 되는 등 많은 차별적 효과를 낳게 되었다. 비정규직의 전체 남녀 임금비는 47.7%에서 73%로 개선된 듯 보이나 이는 여성의 임금인상이 아닌 남성의 임금하락으로 인한 착시효과로 실질적인 여성 비정규 노동자의 임금은 여전히 바닥 수준이다. 이는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최소임금에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라며 여성 비정규 노동자들에 대한 이중차별 구조를 비판했다.
이어 "민주노총에서도 향후 성별분리통계 등을 통하여 실질적으로 여성의 권리가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차별당하고 있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별분리통계가 명문화된 만큼 앞으로는 모든 통계조사들이 성별분리를 통하여 여성의 실질적 상황에 대한 분석이 가능하도록 되어야 한다"라며 여성의 입장에서 비정규 노동의 문제점을 더욱 더 세밀하게 분석할 것을 촉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