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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압수수색 마친 검찰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정치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가정보원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국정원 압수수색 마친 검찰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정치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가정보원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 유성호

국정원 압수수색 물품 싣고 나오는 검찰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정치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가정보원에서 압수수색 물품을 싣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국정원 압수수색 물품 싣고 나오는 검찰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정치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가정보원에서 압수수색 물품을 싣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 유성호

눈치 빠른 독자들은 이미 알아차렸을 것이다. 국가정보원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루어진 30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 청사 밖 현장에서 사진기자들이 보내는 사진들은 지금까지와는 조금 달랐다. 사진에는 5중 바리케이트를 넘어 국정원 청사가 보였다.

지금까지 국정원은 청사의 모습 자체가 기밀이라며 촬영을 막아왔다. 최근까지도 그랬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28일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국정원의 정치·대선 개입 의혹 사건을 항의하기 위해 방문했을 때, 취재하는 사진기자들이 정문에서 국정원쪽으로 카메라를 향하는 자체를 위압적으로 막았다. 이 때문에 통상적으로 국정원 관련 사진은 정문에서 바깥쪽 방향으로 피사체가 잡히는 사진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30일 사진은 방향이 반대였다. 국정원 직원 서너명이 나와 "국정원 건물이 안 나오게 해달라"고 말했지만, 톤과 분위기가 지금까지와는 달랐다. 오히려 친절하기까지 했다. 점심 시간이 되자 국정원 직원들은 정문 앞에서 압수수색 들어간 검찰이 나오기를 마냥 기다리는 기자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겠다며 근처 식당으로 안내했다.

이 장면은 조직적인 정치·대선 개입 의혹 사건으로 국정원의 위상이 추락하고 위축됐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이번 압수수색이 남재준 신임 국정원장과 박근혜 정부 핵심부의 적극적인 협조 하에 이루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국정원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은 지난 2005년 8월 '안기부 X파일 사건' 이후 8년만이다. 이번 압수수색은 국정원 심리정보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영장, 오래전부터 준비했다"

압수수색 당하는 국정원, 바리케이드 안쪽 접근금지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정치개입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가정보원에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십명의 기자들이 바리케이트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너머로 국정원 영내가 보인다.
압수수색 당하는 국정원, 바리케이드 안쪽 접근금지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정치개입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가정보원에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십명의 기자들이 바리케이트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너머로 국정원 영내가 보인다. ⓒ 권우성

지난 18일 서울중앙지검에 이 사건 관련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 특수1부장)이 꾸려지면서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검찰은 "영장을 오래 전부터 준비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전날인 29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소환조사하는 도중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고, 원 전 원장이 14시간 넘게 조사를 받고 귀가한 직후 영장이 발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날이 밝자 검찰은 오전 8시50분부터 영장 집행에 나섰다. 윤 팀장을 비롯해 국정원 압수수색 경험이 있는 박형철 부장검사 등 검사 7명과 디지털포렌식 요원 10여명 등 총 25명이 동원된 대규모였다.

지금까지 검찰의 행보는 거칠 것 없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인 수사와는 달리 국정원 심리정보국장이라는 윗선부터 조사한 것도, 국정원의 정점인 원 전 국정원장을 수사 초기에 소환한 것도, 그 이후에 국정원 압수수색을 실시해 증거 확보에 나선 것도, 국정원 수사라는 특수성을 감안한 예정된 시나리오였다는 것이 검찰 측의 분위기다. 검찰 수사 관계자는 자료 임의 제출이 아니라 압수수색이라는 방법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원칙에 따른 절차대로 하는 것이 맞다, 그래야 국민적 의혹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도 시나리오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경찰 수사에서 이미 정치개입을 금지한 국정원법 위반 혐의는 확인했고,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있었느냐는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놓고 다투는 상황에서, 핵심은 증거이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 관계자는 이미 사건 발생 4개월이 지난 상황에서 증거가 인멸됐을 가능성에 대해 "쉽지 않겠지, 못 할 것"이라고 답했지만, 그것은 검찰측의 희망사항일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압수수색이 수사 성과를 좌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일부는 그럴 수 있다"면서 "다른 증거물을 별도로 찾아야 하는 게 있지만, 압수수색 결과물이 좋으면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수사 속도는 우리가 생각한대로 가고 있다"면서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밤 10시20분 국정원 차량 안내 받으며 압수수색 마무리

검찰 안내하는 국정원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정치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가정보원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국정원 차량(맨 앞)의 안내를 받으며 청사를 나서고 있다.
검찰 안내하는 국정원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정치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가정보원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국정원 차량(맨 앞)의 안내를 받으며 청사를 나서고 있다. ⓒ 유성호

검찰 관계자와 압수수색 물품을 실은 승용차와 25인승 버스 2대는 국정원에 들어간 지 13시간이 지난 밤 10시20분 경 빠져나왔다. 2005년 X파일 관련 압수수색 때 저녁 7시경 끝났던 것과 비교하면 더 오래 걸렸다. 이들이 국정원을 나올 때 국정원 차량이 영내 바리케이트 안쪽까지 안내하고 다시 들어갔다.

원 전 원장 소환조사에 이어 국정원 압수수색까지 실시한 검찰은 당분한 확보한 자료들을 면밀히 분석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검찰이 확보한 자료는 이번 압수수색 물품 외에 오늘의 유머 사이트 서버 데이터, 포털사이트 다음과 네이트의 국정원 의심 계정 관련 데이터 등으로 알려지고 있다. 분석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이미 한 차례 소환한 민아무개 전 심리정보국장과 원 전 원장 등이 다시 불려나올 가능성이 크다.


#국정원#검찰#원세훈#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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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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