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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건축 사실이 드러나 개통한 지 51일 만에 운행중단에 들어갔던 밀양 얼음골케이블카가 5월 2일 재개통한다. 환경단체는 "재운행을 앞두고 운영 업체는 법과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했느냐"고 따지고 있다.

1일 밀양시와 케이블카 운영업체인 (주)에이디에스레일(한국화이바)은 2일부터 케이블카 운행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가지산도립공원 내 천황산에 설치된 얼음골케이블카는 2012년 9월 21일 개통했다가 불법건축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11월 21일 운행중단했다.

 밀양 얼음골케이블카.
밀양 얼음골케이블카. ⓒ 밀양시
밀양시와 에이디에스레일은 경남도립공원위원회에 '공원사업시행 변경허가'와 '케이블카 상부승강장 건축변경허가'를 신청했고, 도립공원위는 1일 최종 변경허가를 받아들였다.

얼음골케이블카는 불법투성이었다. 상부정류장은 허가조건이 8.9m 높이였는데, 실제 17m로 건축됐다. 이는 변경된 자연공원법(상류정류장 높이 15m)을 어긴 것이다. 또 '상부승강장과 등산로를 연결시키지 않겠다'는 허가조건도 어겼다.

불법건축 사실이 적발된 뒤 운영업체측은 상부승강장 높이를 낮추는 공사를 했다. 밀양시는 "그동안 문제가 된 상부승강장 높이와 관련해 법적인 미비점을 해결하였고, 상부승강장의 4층 대피소 면적 축소, 기존 야간조명 간접조명으로 변경 등의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얼음골케이블카는 하절기(5~8월)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10분까지, 동절기에는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5시40분까지 운행한다.

환경단체 "한국화이바는 오늘의 교훈 잊지 말라"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밀양참여시민연대는 1일 오후 공동성명을 통해 "불법으로 중단되었던 얼음골케이블카 재가동을 앞두고 한국화이바는 오늘의 교훈을 잊지 말 것"과 "경남도는 가지산도립공원 관리계획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밀양참여시민연대,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은 밀양 얼음골케이블카에 대한 현장실태조사를 벌인 뒤, 2012년 11월 5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케이블카가 자연공원법과 승인 조건을 어겼다"고 밝혔다. 사진은 상부승강장에 많은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 있는 모습.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밀양참여시민연대,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은 밀양 얼음골케이블카에 대한 현장실태조사를 벌인 뒤, 2012년 11월 5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케이블카가 자연공원법과 승인 조건을 어겼다"고 밝혔다. 사진은 상부승강장에 많은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 있는 모습. ⓒ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이들 단체는 "지난 1월 17일 통도사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한국화이바와 경남도는 환경단체의 여러 요구에 대해 적극 수용하겠다고 했다"며 "그러나 재운행을 앞둔 현재 약속 이행이 안되고 있다"고 밝혔다.

'상부승강장에서 연결된 데크 철거 뒤 원상복구'와 '상부승강장에서 다른 샛길과 탐방로로 이동 완전 차단' 요구를 한 것에 대해, 이들 단체는 "이 요구사항은 수정없이 반영되어 앞으로 한국화이바가 계획한 가지산도립공원 개발계획은 전무한 상황이며, 상부승강장이 완전 폐쇄되어 대규모 인원이 동시에 가지산도립공원을 등산해 발생하는 등산로 훼손 문제 원인도 제동이 걸린 셈"이라고 밝혔다.

상부승강장 높이 조정에 대해, 이들 단체는 "현행법 적용으로 건물 높이를 1.4m 이상 잘라내는 파격적인 조치를 하기는 했으나 2009년 승인 당시 법이 정한 높이가 아니라 2010년 이후 완화된 법률을 적용하는, 제한적 행정조치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산림복구' 요구에 대해, 이들 단체는 "흉내만 내었을 뿐 가지산도립공원의 식생을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1~2m에 달하는 도로가에 주목나무와 철쭉 등으로 가로수를 식재해 놓은 것에 불과하다"고했다.

이들 단체는 "가지산도립공원은 경남에서 국립공원에 준한 규모와 생태적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이처럼 생태적 보전가치가 높은 가지산도립공원은 국립공원과 달리 개인 소유의 땅이 95%에 달하고 있어 무계획적 난개발에 방치되어 있는데, 경남도는 종합관리계획 수립의 연내 추진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밀양시#얼음골케이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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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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