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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 야당인 민주통합당이 '종편 출연 금지' 방침을 공식 해제했다. 대선 직후, 민주당 내부에서는 '종편 때문에 선거에 패했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정치권뿐만 아니라 시민사회 내부에서도 냉소와 무시, 그리고 간과로 일관해오던 종편 대응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제는 종편의 실체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 개국 1년 반, 종편은 어디까지 왔을까. 데이터 분석과 취재를 바탕으로 '종편의 민낯'을 입체적으로 해부해본다. 특혜와 편법으로 얼룩진 종편의 '정상화' 방안도 고민해본다. [편집자말]
 종편 텔레토비 동산에 온 것을 환영해요~!
종편 텔레토비 동산에 온 것을 환영해요~! ⓒ

독자 여러분 안녕? '종편 텔레토비 동산'에 온 것을 환영해요. 종편 텔레토비 동산에는 MBN, JTBC, TV조선, 채널A. 4개의 동산이 있어요. <오마이뉴스>는 지난 4월 22일부터 9편의 기사를 통해 '종편의 민낯'을 입체적으로 해부해보고 있어요('종편의 민낯' 기획기사 보러가기).

이번에는 종편 동산을 대표하는 홍보 담당자들을 비롯해서, 종편 동산에서 일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취재했어요. 이제, 4개 동산 친구들의 '속사정', 한번 들어볼까요?

[MBN 동산] '좌좀' 방송? 이러지마요

시청률 : 10개월째, 종편 동산 전체 월평균 시청률 1위(닐슨 코리아, 유료방송 가입가구 기준, 06~25시). MBN 동산은 룰루랄라 신이 났어요. 1% 대이긴 하지만, 뭐 어때요. 다른 동산 친구들보다 높으면 된 거죠. 

MBN이 이렇게 종편 가운데 우수한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철저한 성적 관리가 있었어요. 예능 프로그램은 평균 2%, 교양 프로그램은 1.5%가 안 넘으면 '빠이빠이'라고 하네요. '서바이벌'인 거죠. 특히, MBN 동산 친구들은 어릴 때부터 경제 수업을 열심히 받아서 숫자에 더욱더 민감하다고 해요.


프로그램 : 2011년 12월, 종편 동산이 처음 생겼을 때 글쎄, 다들 시청자 타깃팅을 잘못했다고 하네요. 10~30대에 초점을 맞춘 거죠. MBN 동산은 재빨리 40대로 주 시청자 층을 바꿨어요. 그 결과물이 바로 집단 토크쇼! 아줌마·아저씨들을 공략한 거죠. <오마이뉴스>가 전병헌 의원실에서 제공받은 '종편 4사 평균 시청률 톱10'(닐슨 코리아, 2011년 12월 1일~2013년 4월 24일, 전국 가구 기준) 표를 한 번 볼까요? 10위 권 안에 5개의 '인포테인먼트쇼' 프로그램이 포진해있어요. MBN 동산의 한 친구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이곳은 돈의 흐름에 굉장히 민감해요. 돈과 시청률, 중장기적 성과보다는 단기적 성과를 내는 데 굉장히 집중하고 있어요. 그러다보니까 돈은 적게 드는데 시청률이 쉽게 담보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하게 되는 거죠. <황금알>이나 <아궁이>나 <동치미>. 이게 전부다 토크쇼예요. 콘셉트만 다를 뿐이지 포맷은 다 똑같아요. 내부에서도 이게 다 똑같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대안이 없어요."

재정 : MBN 동산이 '돈의 흐름'에 민감하다고 했죠? 다른 종편 친구들과 비교했을 때 적자 규모가 가장 적은 편이에요. 하지만 MBN 동산이 이전에 경제 공부만 열심히 하던 시절에는 적자는 상상도 못했답니다. MBN 동산의 또 다른 친구가 한 말이 기억에 남네요.

"종이는 하다못해 갖다가 폐품이라도 팔잖아요. 방송을 해보니까, 이거는 팔 데가 없어 공중에 쏴버리면 끝나는 거예요."

특이사항 : MBN 동산은 지난해 대선, '좌좀 방송'이라는 별명을 얻었어요. '좌좀'은 '좌빨좀비'의 줄임말이라고 하네요. 진보 성향의 평론가들이 다른 방송에 비해 자주 나온다고 해서 생긴 별명인가 봐요. 이 때문에 대선이 끝난 이후, MBN 동산에서는 보도국장이 전 직원들을 불러놓고 대선 당시 문제가 된 방송들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하네요.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자유경제를 신봉하는 회사인데 좌파 방송으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면 곤란하다.'

[JTBC 동산] 적자 1600억... 우린 안 망해 

시청률 : 지난해 7월, MBN 동산에게 월평균 시청률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2·3위를 왔다 갔다 하고 있어요. 대선 때는 꼴찌를 하기도 했죠. 하지만 프로그램별 시청률을 놓고 보면 사정이 달라요. 김수현 작가가 쓴 <무자식 상팔자>는 10%대 최고시청률을 기록했으니까요. 월드컵 예선전, WBC 예선전도 역대 종편 시청률 수위에 들죠. 

프로그램 :
"콘텐츠가 있는 건 우리뿐이에요. 해외에서 팔리는 건 드라마예요."

JTBC 동산 한 친구의 말이에요. 이에 이름을 밝히기 꺼려한 또 다른 종편 동산 친구는 이렇게 반박하더군요.

"김수현 드라마가 갖고 있는 그 대사의 맛을 해외에서 과연 살릴 수 있을까요?"

어찌됐든, 현재 4개의 종편 동산 친구들 중에서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는 곳은 JTBC가 유일해요. 그래서일까요. 종편 동산에 자주 놀러가는 출연자들은 "정체성과 비전을 갖고 있는 곳은 JTBC가 유일하다"고 하더군요. 너도 나도 '집단 토크쇼'만 하고 있는 상황에서 JTBC에서는 <썰전>같은 정치와 예능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프로그램이 나오기도 했죠. <히든싱어>도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반면, 보도 프로그램은 다른 종편 동산 친구들에 비해 약한 편이에요. 대선 때 시청률 꼴찌를 한 것도 그 이유예요. 보도 프로그램 패널은 의식적으로 진보 성향 인사들을 많이 출연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다른 종편 동산 친구들과 차별화를 하려는 거죠.

재정 : 누적적자 1600억 원. 정말 '헉' 소리 나는 규모죠. JTBC 동산이 이처럼 돈을 많이 '까먹은' 배경에는 드라마, 스포츠 중계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도 있지만 광고 시장 구조의 영향이 커요. 종편 동산 친구들 말에 따르면, 아직까지는 프로그램별 광고판매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하네요. 통으로 주는 거죠. 그리고 아직 종편 동산 '개장' 초기라 기업들이 4개사에 광고를 한 번에 주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JTBC에서 <무자식 상팔자>가 아무리 인기가 있어도, <무자식 상팔자>만 보고 광고를 주지는 않는 거죠.

특이사항 : "우리는 안 망해요."

이처럼 적자가 크지만, JTBC 동산 친구들은 "괜찮다"는 반응입니다.

"투자 이렇게 안 하면 아무도 안 봐요. TV조선, 채널A? 할아버지 채널이에요. 20년, 30년 조선·동아 애독자들이 TV봐요. <중앙일보>는 달라요."

종편 동산에서는 홍석현 JTBC·중앙일보 회장이 추가로 수천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는 이야기도 있다고 하네요.

[TV조선·채널A 동산] YTN 아니라고요

시청률 : 솔직히, TV조선 동산과 채널A 동산은 잘 구분이 안 가요. 채널을 돌리면, 둘 다 비슷한 포맷의 보도 프로그램을 하고 있을 때가 대부분이에요. 평균 시청률 톱10 프로그램 한 번 보세요. 거의 다 보도프로그램인 것, 보이죠?

월평균 시청률 역시 1등은 못하고,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해요. 대선이 있었던 지난해 12월에는 채널A 동산이 월평균 시청률 1.261%로, 1.014%가 나온 TV조선을 이겼어요. 하지만 남북 관계 경색이 계속되고 있는 최근에는 TV조선이 뉴스에서 좀 더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네요. 

 채널A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을 패러디한 SNL '이엉돈 PD의 먹거리 X파일'
채널A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을 패러디한 SNL '이엉돈 PD의 먹거리 X파일' ⓒ TVN

프로그램 : TV조선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을 꼽자면, <뉴스쇼판>이죠. 평균 시청률 톱10 프로그램에도 <뉴스쇼판>이 포진하고 있네요. <뉴스쇼판>은 종편 4사 밤 뉴스 가운데 가장 시청률이 잘 나오고 있어요. 최근 3~4월 뉴스 시청률을 보면, 순간시청률 4%가 넘기도 했고요(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 가입가구 기준, 2013년 3월 1일~4월 17일). 이처럼 보도에 집중하다보니, '특종경쟁'도 굉장히 치열하다고 해요. 채널A 의 <뉴스A>는 최근 3~4월 순간시청률 최고 3%대를 기록했어요. MBN, JTBC는 2%대.

TV조선과 채널A가 차별화되는 지점은 이영돈, 박종진 두 내부인사에요. KBS 출신인 이영돈 PD는 <이영돈의 먹거리 X파일>, MBN 출신인 박종진 앵커는 <박종진의 쾌도난마>를 각각 진행하고 있는데요. <먹거리 X파일>은 '이엉돈 PD의 먹거리 X파일'이라는 패러디 코너가 나오기도 했어요. 하지만 두 프로그램 모두 최고 시청률은 다른 종편 동산 대표 프로그램에 비해 그리 높지 않은 편이라는 게 함정.

두 동산이 지난해 대선 때 보도를 많이 한 것은 TV조선, 채널A 동산 친구들도 인정하더군요.

"우리가 YTN도 아니고, 정말 많이 하긴 했죠."

TV조선·채널A 모두 지금은 드라마가 없어요. MBN·JTBC에 비해 예능도 약한 편이죠. 자, 이제 두 동산은 '보도·교양채널'로 이름을 바꾸는 게 어떨까요.

재정 : 2011년, 2012년 누적적자 규모는 채널A 810억 원, TV조선 558억 원으로 채널A가 250억 원 정도 많네요. 그래도 지난해 대선 '특수'가 새해 들어서도 어느 정도 유지되면서, 적어도 '이러다 망하는 것 아니야'라는 분위기는 없다고 하네요. 

특이사항 : TV조선과 <조선일보>, 채널A와 <동아일보>의 관계는 어떨까요. 먼저, 채널A와 <동아일보>는 사회부 뉴스룸을 함께 쓴다고 해요. 김용준 전 총리후보 지명자를 낙마시킨 특종 기사도 채널A와 <동아일보>의 합작품이라고 하네요. 반면, TV조선과 <조선일보>는 교류가 그리 많지 않다고 해요. TV조선 동산에서 일하는 한 친구의 말을 들어보실까요.

"챙겨주는 것도 없고, 접촉하려는 것도 없어요. 우리는 서로한테 물 먹어요(기자주 : '물먹다'는 '특종을 놓치다'라는 언론계 용어)."

독자 여러분, 종편 텔레토비 동산 구경. 어땠나요. 2014년 4월, 종편 4개 동산 친구들은 재승인 심사를 받게 돼요. 내후년에도 이 친구들을 계속 만날 수 있을까요. 다음 번에 만나요. 제~발.


#종편#종편의 민낯#종합편성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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