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미래부 장관에게 질문할 사람 없습니까?"'창조경제'에서 정작 주무부처인 미래창조 과학부의 존재감은 약했다. 창조경제 밑거름이 될 '벤처·창업 자금 생태계 선순환 방안' 브리핑이 15일 오전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기자들 질문이 현 부총리와 한 청장에게 집중되자 급기야 사회자가 나서 최 장관 질문을 유도했지만 아무도 나서는 이가 없었다. 최 장관도 "발표가 너무 완벽해서..."라며 멋쩍은 표정으로 일어서야 했다.
현오석 부총리는 이날 벤처와 투자 그리고 새로운 도전이 이어지는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협업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발표 내용에서 정작 미래부의 역할은 도드라지지 않았다. 현오석 부총리의 모두 발언에 이어 최문기 미래부 장관은 창조경제의 6가지 실현 목표를 제시하는 데 그쳤고 이날 발표 핵심인 벤처투자 활성화 방안은 대부분 한정화 중기청장이 도맡았다.
최 장관은 이날 ▲창의성이 정당하게 보상받고 창업이 쉬운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 ▲창조경제 주축인 벤처·중소기업 주도적 역할 ▲창의와 지식, 과학과 정보통신 융합해 새로운 성장 동력 만들기 ▲꿈과 끼를 갖춘 글로벌 인재 양성 ▲과학기술 ICT 역량 강화 ▲국민과 정부가 함께 하는 창조경제 등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6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한 국민행복과 희망의 새 시대 비전과 비슷했다. 창조와 혁신을 통한 새로운 일자리와 시장 창출, 글로벌 리더십 강화, 창의가 발현되는 사회 3대 목표와 닮아있다. 이처럼 발표 내용이 새롭지도 않고 구체적이지도 않았기 때문에 정작 질의응답 시간에서 미래부가 소외된 것이다.
최문기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은 미래부 역할...5월말 실행계획 발표"
최문기 장관은 이날 오후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미래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미래부가 중심 역할을 할 것을 강조했다. 최 장관은 "이번 발표에서 미래부 역할은 생태계 조성"이라면서 "기획재정부는 세제, 중기청은 벤처 육성, 금융위는 투자, 미래부는 나머지 부분을 맡았지만 투자 부분은 금융위 뿐만 아니라 중기청, 미래부 우정사업본부에서 하기 때문에 끊어지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최 장관은 "지난 3월부터 준비해온 창조경제 실현 기본계획을 5월 말 국무회의를 거쳐 발표할 계획"이라면서 "이번 벤처창업자금 선순환 방안은 6개 주요 전략 가운데 첫번째(창조경제 생태계 조성), 두번째(벤처·중소기업 주도적 역할) 내용을 담은 것으로 투자 관련 기업 쪽 요청이 많아 먼저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현오석 부총리는 "그동안의 벤처 대책이 창업확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벤처 생태계 전 단계로 범위를 확대했다"며 "정책 수단 면에서도 재정, 세제, 금융, 공정거래 규제개선 등을 망라한 종합적 방안이 되도록 했다"고 자평했다. 현 부총리는 "정책은 타이밍"이라며 "좀 더 일찍 나왔더라면 좋았겠지만, 이번 정책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