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린 것과 비슷한 증상을 겪던 60대 여성이 숨지면서 공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해당 환자에 대한 역학조사가 나오지 않은 만큼 과도한 불안감을 자제해달라는 요청을 거듭하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11일부터 발열과 구토, 설사 등으로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이 아무개(69)씨가 22일 숨졌다"고 24일 밝혔다.
부산 금정구에 거주하던 해당 환자는 병원을 찾기 전 발열 등의 증세가 나타났고, 응급실을 찾은 후에는 혈소판감소증세가 찾아오면서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와 질병관리본부는 이같은 증상이 작은소참진드기를 통해 감염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와 일부 유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역학조사에 나선 보건당국은 이르면 다음주 중 작은소참진드기에 의한 감염인지 여부를 가려낼 예정이다. 이씨가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증후군 바이러스로 인해 사망한 것임이 확인될 경우 작은소참진드기로 인한 사망자로는 3번째가 된다.
하지만 부산시 측은 이씨가 작은소참진드기에 의해 사망한 것이라 단정 짓지는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기천 부산시 보건위생과장은 <오마이뉴스>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사망자의 경우 당뇨와 고혈압, 협심증 등을 평소에도 갖고 있던 분이라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였고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렸을 때 나타나는 증세와 부분적으로 겹치는 게 있어 의심환자로 신고된 것"이라며 "증상이 겹친다고 해서 신고가 된 만큼 작은소참진드기에 의한 사망이 아닐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대신 부산시는 작은소참진드기에 대한 시민 불안이 높아진 만큼 진드기 기피제를 주요등산로에 배치하기로 했다.
김 과장은 "우선 6000개의 진드기 기피제를 구매해 일선 자치구에 배분할 예정"이라며 "항구적인 공급은 어려운 만큼 안내문도 함께 배치해 필요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현재로서는 중증혈소판감소증후군 등에 대한 예방약이 나오지 않은 만큼 시민들이 각별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SFTS원인이 되는 작은소참진드기는 전국적으로 고르게 분포되어 있고 이 중 극히 일부인 0.5%이하(100마리 중 1마리 미만)에서 SFTS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바이러스 보유량이나 개인의 면역상태에 따라 감염확률은 더 낮아지기 때문에 진드기에 물린다고 해서 모두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또 질병관리본부는 "이 바이러스만 죽이는 치료제가 없다는 것이 치료를 못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는 아니다"며 "대부분의 환자는 증상에 따라 의료진의 내과적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며, 이러한 치료과정을 통해 대부분의 환자들은 이 바이러스를 이겨낼 수 있다"고 시민들에게 과도한 불안 자제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