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충남 부여군 장암면 장하리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 놓은 수로(약 3km)에는 전 구간이 잔디를 깔아놓은 것처럼 녹조로 뒤덮여 있었다.
충남 부여군 장암면 장하리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 놓은 수로(약 3km)에는 전 구간이 잔디를 깔아놓은 것처럼 녹조로 뒤덮여 있었다. ⓒ 김종술

한낮 기온이 30℃까지 오르면서 4대강 사업이 벌어진 금강 곳곳에서 녹조가 발생하고 있다. 더불어 둔치공원에 심은 조경수가 죽고, 금강 4공구 하황2지구 공원에 심은 배롱나무 70그루 중 67그루가 고사해 방치되어 있다. 

24일 금강정비사업구간에 대한 현장 모니터링(6·7공구 공주시 연미산, 공주보), (4·5·6공구 부여군 왕진대교, 왕진나루지구공원, 백제보, 황산대교)에 나선 김성중 대전충남녹색연합 활동가와 동행 취재했다.

가장 먼저 찾아간 충남 청양군 치성천. 이곳은 4대강 준설 때문에 역행침식이 일어난 곳으로 가마교의 교각 밑동이 드러나 국토부가 보강공사를 했지만, 다시 침식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하지만 사석보호공(약 8m)을 다시 설치하면서 이것이 물길을 막았고, 물이 사석보호공 아래로 흐르면서 상·하류 생태계가 단절됐다. 이에 대전지방국토관리청 담당자는 "치성천은(사석보호공 설치) 공사하면서 시공사가 인위적으로 한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가 있다면 원상복구 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관련 기사 : 악취와 죽은 물고기, 녹조... 4년 만에 바뀐 금강의 운명)

 충남 부여군 장암면 장하리 강변에는 60cm 정도 되어 보이는 가물치가 죽어서 구더기가 생기고 있었다
충남 부여군 장암면 장하리 강변에는 60cm 정도 되어 보이는 가물치가 죽어서 구더기가 생기고 있었다 ⓒ 김종술

하지만 다시 찾아간 치성천은 여전히 사석보호공에 물길이 막혀 사석 아래로 물이 빨려들고 있었다. 산란을 위한 것인지 큼직한 잉어 4~5마리가 상류로 오르기 위해 사석보호공 아래에서 힘겨운 몸부림을 치다가 인기척을 느끼고 사라져 버렸다.

지난 물고기 떼죽음에 악몽이 남아 있는 충남 부여군 장암면 장하리 강변에 도착하자 여전히 방치된 준설선 옆 물 가장자리에는 각종 부유물질이 떠다니고 탁한 물빛과 60cm 정도 되어 보이는 가물치가 죽어서 구더기가 생기고 있었다. (관련 기사: 13일간의 떼죽음, '생지옥'이 따로 없었다)

 부여군 장암면 사산리 하황2지구 공원에 심어진 배롱나무 70그루 중 67그루가 죽은 채 방치되어 있었다.
부여군 장암면 사산리 하황2지구 공원에 심어진 배롱나무 70그루 중 67그루가 죽은 채 방치되어 있었다. ⓒ 김종술

더욱이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 놓은 수로(약 3km)에는 전 구간이 잔디를 깔아놓은 것처럼 녹조로 뒤덮여 있었다. 가장자리에 심어놓은 조경수도 상당수가 죽어가고 있었다.

부여군 장암면 사산리는 더 가관이었다. 하황2지구 공원에 심어진 배롱나무 70그루 중 67그루가 죽은 채 방치되어 있었다. 고급 대리석이 깔린 정자 옆으로는 수풀이 1m 정도로 자라서 한눈에 보아도 관리가 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인근에 산다는 한 주민은 "4대강 사업 전에는 농사를 짓던 공간이라 자유롭게 들락날락했지만, 공사가 끝난 뒤에는 가끔 사진이나 찍으러 오는 사람들이나 찾을까 외부인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으로 다리 건너를 가리키며) 저기 잘 만들어 놓은 정자는 동물들만 갈 수 있을 뿐 사람은 접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는 곳마다 보행교가 부서지고 쇠로 만든 뚜껑이 사라져 있었다.
가는 곳마다 보행교가 부서지고 쇠로 만든 뚜껑이 사라져 있었다. ⓒ 김종술

일행은 부여군 세도면 장산리 생태공원을 찾았다. 보행교 곳곳에 난간이 부서지고 쇠로 만든 뚜껑이 사라져 있었다. 이후에도 보행교가 부서진 구간은 논산시 강경읍 황산대교 옆, 부여군 현북리(현북양수장)등 가는 곳마다 부서진 채 방치되면서 이용객의 안전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었다.

김성중 활동가는 "천문학적인 국민의 세금이 들어간 4대강 사업이 준공 이후에 조경수가 말라죽고, 시설물이 부서지고, 수풀이 우거져도 이를 관리해야 하는 정부는 자치단체에 떠넘기고 먼 산 불구경하듯 하면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며 "박근혜정부는 지금이라도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전문가들로 특별점검을 통해 조사하고 재자연화에 힘써야 할 것이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오늘 돌아본 공원 구간은 잡풀들이 보행로를 뒤덮은 채 방치돼 있었다. 일부 보행로 콘크리트 바닥은 동물의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사람 발길이 끊긴 금강은 관리안 되면 우범지역 될 것으로 보인다.

 부여군 장암면 사산리 하황2지구 공원에 고급 대리석이 깔린 정자 옆으로는 수풀이 1m 정도로 자라서 한눈에 보아도 관리가 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부여군 장암면 사산리 하황2지구 공원에 고급 대리석이 깔린 정자 옆으로는 수풀이 1m 정도로 자라서 한눈에 보아도 관리가 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 김종술



#4대강 사업#녹조 발생#우범지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