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해 주민과 갈등이 깊은 속에, 29일 국회 산업통산자원위원회 산하 통상·에너지소위(위원장 조경태, 이하 '에너지소위')가 '전문가 협의체' 구성에 최종 합의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전력은 주민과 대화를 위해 지난해 9월부터 공사 중단해 오다 지난 20일부터 재개했다. 한국전력은 비가 내린 28일 하루 공사를 중단했으며, 비가 그칠 경우 29일부터 재개할 예정이다. 한국전력은 올해 말까지 송전탑 공사를 완료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밀양 주민들은 송전선로의 '지중화'와 '우회 송전'을 요구해 왔다. 주민들은 현재 추진 중인 함양~울산간 고속도로 노선을 따라 송전선로를 지중화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한국전력은 765kV 송전선로의 지중화 기술이 아직 없고, 비용(2조5000억 원)이 너무 많이 든다며 주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비용에 대해 주민들은 3500억 원 정도 들어간다고 보고 있다.
에너지소위는 지난 24일 한진현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과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전문가 협의체' 구성에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보았다.
전문가협의체는 정부와 밀양 주민, 국회 추천 각 3명씩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국회 추천 3명은 여당, 야당, 여야 합의로 각 1명씩이다.
남아 있는 쟁점은 '전문가 협의체'의 활동기간과 공사 중단 여부다. 조경태 의원실에 따르면, 활동기간에 대해 한국전력 측은 20일 정도, 주민들은 40일 정도를 요구하고 있다.
공사 중단 여부에 대해, 한국전력 측은 정지작업과 측량 등 기초공사라도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주민들은 어떤 작업도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국회 에너지소위는 29일 다시 회의를 연다. 이날 회의에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또 주민 대표로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김준환 대표와 이계삼 사무국장, 이남우·최명자씨가 참석한다.
조경태 의원실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과 계속 논의를 하고 있는데, 쟁점 사안에 대해 아직 결정적인 입장은 나오지 않고 다만 '전향적으로 본다'는 정도로 밝히고 있다"며 "장관도 참석하는 자리인 만큼 최종 합의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전력은 신고리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경남 창녕 북경남변전소까지 보내는 '765kV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 건설공사'를 2008년부터 벌이고 있는데, 송전선로는 울산 울주군, 부산 기장군, 경남 양산시, 밀양시를 거쳐 창녕까지 총 90.5km에 걸쳐 161기의 송전탑이 건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