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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5일 새벽 대구에서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여대생이 경주시 건천읍의 한 저수지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사진은 여대생 남아무개씨가 발견됐던 신택지 저수지.
지난 25일 새벽 대구에서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여대생이 경주시 건천읍의 한 저수지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사진은 여대생 남아무개씨가 발견됐던 신택지 저수지. ⓒ 조정훈

[3신 : 29일 오후 8시]
신경주역에서 약 2km 떨어져 있어...이곳 지리 잘 아는 사람 추정


대구 여대생 살해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시신이 발견된 경북 경주시 건천읍의 저수지로 향하는 도로의 폐쇄회로 CCTV에 찍힌 택시 70여 대의 행적을 확인하는 등 용의차량을 찾고 있으나 뚜렷한 증거가 나오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건 발생 5일째인 29일 경찰은 대구시내 93개 법인택시회사의 택시 6924대 중에서 젊은 택시기사가 운전하는 300여 대의 차량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이고, 25일 오전 4시 20분부터 시신이 발견된 26일 오전 10시 30분까지의 CCTV 영상을 확보해 수사하고 있다. 또 시신이 발견된 경주시 건천읍의 저수지를 중심으로 남아무개(22)씨의 소지품 등을 수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유품도 찾지 못했다.

더욱이 숨진 남아무개씨를 태웠던 택시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에서 제보자나 목격자도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경찰은 결국 29일 오전 결정적 제보를 한 제보자에게 포상금 500만 원을 내걸었고 오후에는 1000만 원으로 올렸다. 포상금을 올린 이유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사회적 불안감을 일으키고 성범죄인 만큼 사안이 중요해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의 개요와 남씨의 인상착의 등을 적은 전단지를 제작해 택시회사 등에 배포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지난 25일 새벽 택시를 타고 귀가하다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여대생의 범인을 찾기 위해 경찰 과학수사대가 시신이 발견된 경주의 한 저수지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는 모습.
지난 25일 새벽 택시를 타고 귀가하다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여대생의 범인을 찾기 위해 경찰 과학수사대가 시신이 발견된 경주의 한 저수지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는 모습. ⓒ 조정훈

한편, 숨진 남씨의 시신이 발견된 경주시 건천읍 화천리의 저수지는 쉽게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떨어져 있다. KTX가 서는 신경주역에서 약 2km 떨어진 '신택지' 저수지는 차량을 이용해 찾아갈 경우 한 번에 찾기 힘든 곳이어서 범인은 이곳 지리를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자가 이 저수지를 찾기 위해 29일 오후 차량의 내비게이션을 달고 4번국도를 타고 지방도로 내렸으나 엉뚱한 곳으로 가다가 겨우 길을 찾을 수 있었다. 시신이 발견된 위치에서 수사를 벌이고 있던 한 경찰관도 "찾아오기 쉽지 않은 저수지"라며 "이곳 지리를 잘 아는 사람이 범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경찰이 지난 25일 대구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여대생의 범인을 찾기 위해 경주의 한 저수지에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이 지난 25일 대구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여대생의 범인을 찾기 위해 경주의 한 저수지에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 조정훈

한편, 법인택시 기사들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자칫 범죄자로 오인 받을까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대구에서 8년 택시운전을 했다는 김아무개(43)씨는 "뚜렷한 물증도 나오지 않았는데 법인택시 기사가 범인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야간에는 법인택시를 타지 않으려는 손님들이 많아 수입이 더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택시기사 이아무개(56)씨도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전체 택시기사가 범죄자로 매도당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는다. 빨리 범인이 잡혔으면 한다"고 말했다.

[2신 : 29일 오후 3시 10분]
숨진 여대생 태운 택시, 70여 대로 압축

 대구에서 실종돼 경주의 한 저수지에서 숨진채 발견된 여대생의 중요 목격자인 택시기사는 어디 있을까? 사진은 지난해 11월 26일 동대구역 앞에 길게 늘어서 있는 택시의 모습을 찍은 것이다.
대구에서 실종돼 경주의 한 저수지에서 숨진채 발견된 여대생의 중요 목격자인 택시기사는 어디 있을까? 사진은 지난해 11월 26일 동대구역 앞에 길게 늘어서 있는 택시의 모습을 찍은 것이다. ⓒ 조정훈

25일 새벽 택시를 타고 귀가 중 실종됐다가 하루 만에 경북 경주시의 한 저수지에서 피살된 채 발견된 여대생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인근 저수지로 통하는 도로의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을 통해 용의 차량을 찾고 있다.

경찰은 25일 오전 4시 20분부터 26일 오전 10시 30분까지 경주시 건천읍 화천리 한 저수지로 향하는 도로에 설치된 CCTV를 통해 대구 번호판을 단 택시 70여 대를 확인하고 택시회사에서 주행기록을 넘겨받아 정밀분석에 들어가는 한편, 택시를 운행했던 기사들의 행적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법인택시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디지털주행기록장치를 의무적으로 장착했기 때문에 이 기록을 확인하면 용의차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구에 있는, 디지털운행기록계를 전문으로 장착해주는 업체 대표는 "모든 디지털운행기록계는 6개월 이상 기록을 저장하고 있을 뿐 아니라 GPS 기능도 기본적으로 장착이 되어 지도의 좌표를 확인하면 실시간 운행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의 경우 녹화시간이 2시간에서 8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아 이번 사건 수사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법인택시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4기가짜리 메모리를 장착하고 있어 보통 4~5시간 정도 녹화가 된다"며 "대부분의 택시는 2시간에서 8시간 정도 영상을 녹화할 수 있는 블랙박스를 장착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것처럼 '불법 도급택시'일 가능성은 별로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는 택시업계가 다른 지역에 비해 어려운데다 택시회사에서 하루에 41리터의 연료를 지급하기 때문에 불법으로 도급을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경찰, 결정적 제보자에 1000만 원 포상금 지급키로

한편 실종된 여대생이 처음 택시를 탄 대구시 중구 삼덕동 삼덕119안전센터 부근에는 3대의 교통단속용 CCTV가 설치돼 있었지만 꺼져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 중구청에 따르면 2대는 봉산육거리 방향을, 1대는 국채보상운동공원 쪽을 비추고 있다.

봉산육거리 방향을 비추고 있는 CCTV 2대 가운데 1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만 운영이 되고 있어 여대생이 택시를 탄 오전 4시 20분경에는 꺼져 있었다. 나머지 1대는 24시간을 가동되고 있었지만 반대편에서 여대생이 택시를 타는 모습은 찍히지 않았다.

만일 CCTV가 가동되고 있었더라도 해상도가 41만 화소에 불과해 야간에는 번호판조차 식별할 수 없는 수준이다. 또 숨진 여대생 N씨가 탄 삼덕동 인근에는 CCTV가 20여 대 설치돼 있었지만 이 중 방범용은 6대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교통단속용이거나 노점상 감시용이다. 해상도도 낮아 야간에는 사물의 식별도 불가능한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중부경찰서는 29일 신고포상금 1000만 원을 내걸고 제보를 받는다고 밝혔다. 대구중부경찰서 채승기 수사과장은 "숨진 여대생이 택시를 타는 장면이 찍힌 사진이나 영상(을 갖고 있거나) 또는 택시를 알고 있는 경우 대구중부경찰서 또는 가까운 인근 경찰서에 제보해줄 것"을 당부했다.

[1신 : 28일 오후 11시 20분]
"처음 N씨 태운 택시기사, 가장 유력한 용의자"

 지난 25일 오전 실종됐다 경주의 한 저수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대학생 N씨가 처음 택시를 탔던 대구삼덕119안전센터 앞. 밤부터 이곳에는 손님을 태우기 위해 택시가 줄을 서서 기다린다.
지난 25일 오전 실종됐다 경주의 한 저수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대학생 N씨가 처음 택시를 탔던 대구삼덕119안전센터 앞. 밤부터 이곳에는 손님을 태우기 위해 택시가 줄을 서서 기다린다. ⓒ 조정훈

지난 25일 새벽 술을 마신 뒤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여대생이 다음날 오전 69km나 떨어진 경북 경주의 한 저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범인의 윤곽을 못잡고 있다. 시민들의 제보가 절실해 보인다.

대구중부경찰서에 따르면, 25일 새벽 4시 20분경 술을 마신 채 택시를 타고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자신의 집으로 귀가하던 여대생 N(22)씨가 실종됐다가 다음날 오전 10시 30분쯤 경북 경주시 건천읍 화천리의 한 저수지에서 낚시를 하던 낚시꾼에 의해 시신으로 발견됐다.

발견 당시 N씨는 하의가 벗겨지고 상의는 속옷만 걸친 상태였으며 치아 3~4개가 부러지고 얼굴에는 타박상을 입은 상태였다. 27일 N씨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심장과 폐 등의 장기가 손상돼 있었으며 성폭행 흔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부검과 별도로 실시한 정액반응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타났다.

실종에서 사망까지의 행적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N씨는 대구의 K대학교 3학년생으로 4월부터 대구시 중구 삼덕동의 한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지난 24일 오후 4시부터 25일 자정까지 아르바이트를 한 N씨는 평소 아르바이트를 하며 알고 지내던 여성들과 술을 마시기로 하고 약속장소를 묻는 전화를 한 후 0시 15분쯤 어머니에게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N씨는 친구들과 삼덕동의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신 뒤 4시 20분쯤 삼덕119안전센터 앞에서 택시를 탔다. N씨와 같이 술을 마신 여성들은 경찰 조사에서 "흰색 계통 밝은색 색상의 택시 뒷좌석에 태워보냈다"며 "택시기사는 20~30대 날카로운 인상을 가진 젊은 기사였던 것 같다"고 진술했다.

N씨의 가족은 25일 오후까지도 휴대전화가 꺼져 있고 연락이 되지 않자 오후 7시경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경찰은 N씨의 휴대폰 위치를 추적한 결과 처음 택시를 탔던 곳에서 가까운 공평네거리에서 신호가 발견됐다.

이후 휴대전화가 꺼져 있다가 시신이 발견된 지 4시간 뒤인 26일 오후 3시경 대구시 북구 N씨가 다니던 한 대학교 근처에서 휴대폰 신호가 감지됐지만 다시 꺼져 있어 위치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여대생 살해 용의자는 택시기사?

 지난 25일 오전 택시를 타고 귀가하다 실종됐던 여학생이 경주시의 한 저수지에서 숨진채 발견된 가운데 여대생이 차를 탄 삼덕119안전센터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경주시 건천읍 화천리의 한 저수지까지의 거리. 약 69km에 이르는 길을 운전한 운전자는 이곳 지리를 잘 아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5일 오전 택시를 타고 귀가하다 실종됐던 여학생이 경주시의 한 저수지에서 숨진채 발견된 가운데 여대생이 차를 탄 삼덕119안전센터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경주시 건천읍 화천리의 한 저수지까지의 거리. 약 69km에 이르는 길을 운전한 운전자는 이곳 지리를 잘 아는 것으로 추정된다. ⓒ 조정훈

경찰은 N씨를 태운 택시기사가 사건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일 것으로 보고 대구에서 경주까지의 고속도로와 국도, 지방도에 설치된 폐쇄회로텔레비젼(CCTV)을 확보해 영상을 확인하고 있지만 화질이 좋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실종된 여대생과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들의 증언에 따라 대구시내 100여 개 택시회사의 법인택시(1만7011대) 가운데 20~30대가 운전하는 300여 대의 택시로 좁혀 수사하고 있지만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숨진 N씨가 25일 오후까지 대구에 있었거나 범인이 N씨를 살해한 후 건천읍에 있는 저수지에 가서 빠뜨린 뒤 휴대전화를 가지고 대구로 돌아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신이 발견된 뒤에도 휴대폰 GPS 신호가 잡혔기 때문이다.

채승기 대구중부경찰서 수사과장은 "처음 N씨를 태운 택시기사가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보인다"며 "이른 새벽에 70km에 이르는 건천읍의 저수지까지 갔다는 것은 이곳 지리를 잘 아는 사람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N씨를 살해한 범인이 택시기사가 아닌 제3의 인물일 가능성도 열어놓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예를 들어 N씨가 택시에서 내린 후 납치범들에 의해 납치돼 살해됐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과연 범인은 누굴까. 택시기사일까, 제3의 인물일까? 시민들이 나서 범인을 찾아내면 어떨까? <오마이뉴스>는 이 사건을 공개수배하고 시민 제보와 수사 진전상황을 공개해 독자들과 협업생산하는 '함께 만드는 뉴스'로 꾸려나간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공개수사로 전환할지를 조심스럽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범인의 행적을 알고 있거나 범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에 대해 알고 있다면 범죄 신고전화(112)나 대구중부경찰서(053-250-1012)로 제보하면 된다.


#대구 실종 여대생#택시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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