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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갓 대학생이 된 듯한 어린 학생부터 백발이 성성한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였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지만 신나고 상기된 표정만은 똑같다. 이들은 한데 모여 주최측이 상영하는 영상을 보며 같이 고민하고 수첩에 내용을 열심히 적고 명함을 교환했다. 주최측은 100명 정도를 예상했으나 연령을 뛰어넘어 모인 이들은 정원 200명 규모의 서울 시청 대회의실을 가득 채웠다.

 서울시 협동조합콘서트<협동조합도시 서울을 그리다> 행사 현장
서울시 협동조합콘서트<협동조합도시 서울을 그리다> 행사 현장 ⓒ 심명진

작년 12월부터 협동조합법이 시행되면서 협동조합 붐을 이루고 있다. 전국적으로 1000개 이상의 협동조합이 생겨났다. 서울시는 열기에 비해 협동조합에 대한 교육과 공감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고민을 하다가, 토크콘서트를 기획했고 지난 달 30일 첫 회가 진행됐다. 토크콘서트 '협동조합 도시 서울을 그리다'는 시민들이 보다 쉽게 협동조합을 이해하고 성공적인 조직운영을 할 수 있도록, 또 협동조합끼리 협력해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서울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강연은 간식비 3000원의 유료 강연이었으나 참석 열기가 매우 뜨거웠다. 토크콘서트의 강연자로는 김태희 서울시 사회적경제과장, 김성오 한국협동조합창업경영지원센터이사장과 차형석 <시사IN> 기자가 나서 협동조합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나눴다.

김태희 서울시 사회적경제과 과장은 "백여 명 정도 예상했는데 두 배 이상 오셔서 첫 행사인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강연을 시작했다. 토크콘서트가 시작되자 참석자들은 눈을 빛내며 집중했다. 강연자의 목소리가 잘 안 들린다며 관계자에게 소리를 키워 달라고 요청하기도 하고 의자를 앞으로 당겨 앉는 등 적극적으로 강연에 참여하는 모습이 여타 행사 모습과 달랐다.

첫 강연자인 김태희 과장은 "(참가자들이)협동조합콘서트에 유료로 오셨기 때문에 (협동조합이)그만큼 가치 있고 의미 있다는 것을 알 것 같다"고 농담을 던졌다. 청중이 웃음을 터트렸고 덕분에 편안한 분위기에서 강연이 진행됐다.

김 과장은 협동조합이 생겨난 원인부터 이야기해 나갔다. 그는 "현재 상황이 중산층이 무너지고 소득격차가 늘어나고 있다. 그 원인을 경쟁에서 찾는다"면서 "자본 중심에서 사람중심에서 경쟁으로 협동으로 개인에서 공동체기반으로 일 하자는 의미에서 협동조합을 만든 것"이라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협동조합이 제도로 먼저 만들어진 것에 대해 "어려운 점은 협력해서 뭔가를 하는 교육이 없었다는 것"이라며 "그 상태에서 협동조합을 함께 할 때 같이 모여서 뭔가를 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여럿이 가면 멀리 가는 것 그것이 협동조합의 장점"을 말해 어렵지만 좋은 협동조합의 장점을 강조했다.

김 과장은 서울시에서 발표한 수치적인 부분에 집중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시민 누구나 가입해서 협동조합의 편의를 누리는 것이 시의 목표인데 공무원이기에 만들고 수치를 정하다보니 추산해서 2022년 8000개를 만든다고 얘기를 했다"며 "시의 목표는 협동조합 8000개를 만드는 것이 아니고 건전한 협동조합을 지원하는 것"이라 말했다.

서울시, 7월부터 협동조합 컨설팅 계획

그는 구체적인 지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주 1회씩 상담센터 3곳에서 협동조합 기초교육을 교육중이며 컨설팅은 6월 말부터 모집을 시작해 7월부터 시행한다"며 "모두에게 하지 않고 건강한 협동조합 의지가 있는지를 심사해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단체를 바탕으로 컨설팅 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시가 계획하고 있는 정책으로는 간접적 방식의 체계적 종합지원, 협동조합 생태계와 환경 조성, 전략분야 활성화를 들었다. 그는 협동조합의 교육과 컨설팅 계획에 대해 "기초교육부터 조합원과 임직원교육, 창업교육 모두 지원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서울시의 협동조합 지원에 대한 이야기도 추가했다. 그는 "협동조합 만드는 분에 한해 시에서 중소기업 협력자금을 시중은행 신협과 협력해서 대출을 진행하며 협동조합 물품을 구매할 때 시에서 공동구매를 통해 구입을 돕고, 서울시의 민간위탁 사업에서 협동조합 분들을 참여하도록 하는 것을 장려한다"는 서울시의 정책을 설명했다.

서울시는 7대 전략분야를 집중 지원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 공동육아 ▲ 돌봄 ▲ 보건의료  ▲ 주택 ▲ 전통상인 및 소상공인 ▲ 베이비부머 ▲ 비정규직 노동자가 이에 속한다.

두 번째 강연자는 협동조합 지휘자로 불리는 김성오 한국협동조합창업경영지원센터 이사장이었다. 그는 협동조합이 지금 우리사회에 필요한 이유와 향후 전망 그리고 협동조합 창업과 경영에 대한 내용을 설명했다. 쉬는 시간 없이 강의가 진행됐지만 젊은 여성도 나이 든 노신사도 피곤한 기색 없이 강의를 들었다.

김성오 이사장은 "같이 먹고 사는 것 나눠 먹고 사는 게 중요하다면 협동조합으로 만드는 것이 유력할 것"이라며 "하지만 공동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신중한 사전준비와 동업계약서의 작성을 공들여서 할 것"을 강조했다. 추가로 "센터가 문을 연지 두 달 정도 됐는데 일주일에 센터에 오시는 분의 반 정도는 하지 말라고 말린다"며 "충분한 준비 없이 정부지원만 바라면 안 될 것"이라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차형석 <시사IN> 기자가 해외 협동조합 성공사례를 분석했고 청중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사례기업을 살폈다. 이탈리아 볼로냐의 협동조합 컨소시엄으로 안전한 유치원을 만든 사례와 스위스의 마트 협동조합인 미그로는 청중으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협동조합 콘서트에서 연사의 강연을 집중해서 듣는 청중의 모습
협동조합 콘서트에서 연사의 강연을 집중해서 듣는 청중의 모습 ⓒ 심명진

강의가 끝나고 질의응답시간이 되자 참가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손을 들었다. 협동조합 기본법에 관련된 질문부터 예산에 대한 질문까지 많은 관심과 사전 공부의 내공이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협동조합을 준비하고 있다는 최태진씨는 협동조합의 경쟁에 대해 염려하는 질문을 던졌고, 이에 김성오 이사장은 "개인 기업은 서로 협약 맺기 힘들다 하지만 협동조합 간은 다르다"며 "(협동조합은)합병이 가능하기 때문에 합병해서 오히려 점유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푸는 것이 일반적인 해법"이라 설명했다.

젊은 참석차들의 질문도 흥미로웠다. 대학생 최경선씨는 창업을 준비 중인데 협동조합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며 청년들에게 알맞을지에 대해 물었다. 김성오 이사장은 "협동조합은 협동조합 간의 교류를 장려하고 원칙으로 정해놓은 것이기 때문에 비빌 언덕이 없는 청년 창업자들에게 앞으로 몇 년은 유리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장려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참여도 도드라졌다. 은퇴자 협동조합을 만들고 있는 이주성씨는 "막상 인가를 받고 보니 겁이 난다"며 "다른 협동조합을 알아야 연대를 할 텐데, 유형별로 나눠 알려줄 계획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태희 과장은 "온라인상에서 정보를 알 수 있는 쿼터를 만들고 있으며 하반기가 돼야 오픈 할 것"이라 답했다. 그는 대답을 마무리하며 "사회의 여러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써 협동조합이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기존에 주최 측이 정한 예상 시간에서 1시간 남짓 지난 시간에도 질문이 끊이질 않아 사회자가 다음 콘서트를 기약했다. 협동조합을 향한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 할 수 있는 자리였다.

 협동조합 콘서트<협동조합도시 서울을 그리다>
협동조합 콘서트<협동조합도시 서울을 그리다> ⓒ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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