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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높이 치맛자락을 휘날리며 그네를 타고 있는 성춘향을 보고 첫눈에 반한 이몽룡의 사랑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전해져 내려온다. <춘향전>에서 이도령과 춘향이가 그네터에서 만나 자유 연애를 시작하는 것은 '단오'(端午·올해는 6월 13일)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1년 내내 집안에서 바깥 구경을 못하던 과거 젊은 여인네들이 이날 하루만이라도 밖에 나와 해방감을 누리며 그네를 뛰었다. 그네는 과거 여성들의 대표 놀이기구로 발판에 끈을 매어 큰 나무에 매달고 앞뒤로 흔든다. 남성의 씨름과 더불어 단오절에 즐기는 가장 대중적인 놀이다. 고려시대 최충헌(崔忠獻·1149~1219)이 그네를 타며 연회를 열었다는 기록이 전하고 있어 당시에는 귀족들의 놀이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에 들어와 민간에서 크게 성행했다. 동네 어귀에 있는 큰 느티나무나 소나무 등의 가지에 매어 놓고 동네 사람들이 수시로 놀 수 있도록 했다.

 그네는 단오절에 즐기는 가장 대중적인 놀이다.
그네는 단오절에 즐기는 가장 대중적인 놀이다. ⓒ 강릉단오제위원회 제공

음력 5월 5일인 단오는 연중 가장 양기가 왕성한 날로 수릿날·천중절(天中節)·중오절(重午節)·단양절(端陽節) 등으로 달리 부르기도 한다. 민간에서는 농작물의 생장이 왕성해 지는 시기를 앞두고 한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세시로 24절기 중에 손꼽히는 중요한 날이다. 이날 즐기는 대표적인 풍속으로는 ▲ 창포에 머리감기 ▲ 쑥과 익모초 뜯기 ▲ 대추나무 시집보내기 ▲ 단오 비녀꽂기 등이 있다. 이와 함께 ▲ 그네뛰기 ▲ 활쏘기 ▲ 씨름 등의 민속놀이도 행해진다. 과거 궁중에서는 제오탕·옥추단·애호·단오부채 등을 만들어 신하들에게 하사했다.

강릉단오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아

단오는 설·추석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명절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여러 가지 행사가 전국적으로 행해지는데 그중 강릉단오제(중요무형문화제 제13호)가 가장 대표적이다. 특히 강릉단오제는 지난 2005년 11월 25일 유네스코 세계 인류구전 및 무형문화유산걸작에 등록돼 국제적으로 인류가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았다.

올해 강릉단오제는 '천년의 힐링 로드'라는 주제로 지난 14일부터 6월 16일까지 한 달 여간 강릉시 남대천 단오장 일대에서 열리고 있다. 하지만 단오제 본 행사는 6월 9일부터 16일까지 8일간 진행된다.

이번 본 행사를 통해 강릉시 곳곳에서 그네뛰기·씨름대회·농악 경연대회 등이 펼쳐지며, 농사가 잘 되고 마을 사람들이 서로 친하게 지내기를 바라는 여러 가지 제사와 굿판이 벌어진다. 단오제를 기념하는 '단오등 띄우기' 등도 진행된다.

 단옷날 남성들의 대표적인 놀이, 씨름
단옷날 남성들의 대표적인 놀이, 씨름 ⓒ 강릉단오제위원회 제공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에 따르면 본격적인 축제가 시작되는 6월 9일부터 16일까지 대체로 구름 많은 날씨가 예상되며 한두 차례 비 소식이 있다. 하지만 그밖에는 특별한 비 예보가 없어 축제를 즐기기에 대체로 무난할 전망이다. 축제 기간 강릉의 최저 기온은 15℃ 안팎, 최고기온은 23~27℃로 예상된다. 또 비가 내리는 날에는 낮 기온이 크게 오르지 못하고 25℃를 밑돌겠다.

케이웨더 박선우 예보관은 "단옷날인 6월 13일에는 구름 많은 가운데 한낮엔 27℃까지 오르며 다소 더울 것"이라며 "14일에는 흐려져 비가 내리다가 다음날인 15일 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축제기간 예상날씨
축제기간 예상날씨 ⓒ 온케이웨더 정연화

신주빚기·영신행차·그네뛰기·씨름 등 프로그램 다양

강릉단오제는 술을 빚는 행사로 시작한다. 예로부터 술은 천상과 지상의 영혼을 연결하는 음식으로 믿었다. 음력 4월 5일 열리는 '신주빚기'는 바로 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절차다.

신주빚기는 '산신제'와 '국사성황제'에서 제주로 사용할 술을 담는 행사다. 원래 음력 3월 20일이었으나 1990년대 들어 술이 쉬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음력 4월 5일에 담는다. 이에 앞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신주를 담을 쌀을 모으는 '신주미봉정' 행사를 마련, 강릉시민의 정성을 모은다.

신주빚기는 당일 아침 강릉단오제보존회원들이 강릉시장이 마련해주는 쌀과 누룩을 받아서 칠사당에서 술을 담는다. 이날 쌀과 누룩을 가마에 싣고 강릉시청부터 중앙로를 지나 칠사당까지 행진하는데 이때 신주미를 내놓는 시민들도 있다. 칠사당에 도착한 일행들은 술독을 소독하고 칠사당 대청에서 부정굿으로 장내를 정화한 후에 술을 빚는다.

 신주빚기
신주빚기 ⓒ 강릉단오제위원회 제공

한편, 강릉단오제의 전야제 성격인 '영신행차'(6월 11일)는 여성황의 친정인 경방댁에 들러 굿을 한 석 펼치고 시작된다. 신목을 앞세우고 수많은 강릉 시민들이 단오등을 들고 뒤를 따르며 옥천오거리·중앙시장을 지나 남대천 가설굿당까지 행진한다. 가는 곳곳마다 시민, 관광객들이 한데 어울리며 장관을 연출한다. 이때 주민들은 오색 옷감으로 폐백을 드리고 참여자들에게는 술과 음식으로 정성을 전한다. 날이 저물면 다시 대성황사로 돌아가 관노가면극 공연을 펼치며 단오를 즐긴다.

특히 강릉단오제에서 열리는 그네뛰기는 씨름과 같이 대회를 개최하는데 누가 제일 높이 올라가느냐를 두고 승부를 가린다. 그네줄 발판 밑에 길이를 가름할 수 있는 자를 매어 놓고 그네 줄이 정지 지점부터 얼마나 공중으로 올라갔는가를 측정한다.

단옷날 남성들의 대표적인 놀이로는 씨름이 있다. 강릉단오제 씨름대회는 개인전과 단체전으로 나누어 경기를 치른다. 단체전은 주로 강릉시민이 읍면동·직장·학교 등에서 팀을 꾸려 단체전에 참가하고 어린이·여성들의 참여도 갈수록 늘어나 재미를 더하고 있다. 개인전은 누구에게나 개방돼 있으며 토너먼트 경기방식을 채택해 승부를 가린다. 단체전 우승자에게는 송아지 한 마리를 포상한다.

그밖에도 ▲ 예술 ▲ 놀이 ▲ 제의 ▲ 난장 ▲ 전통문화체험 등 크게 다섯 가지로 구성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수리취떡 만들기
수리취떡 만들기 ⓒ 강릉단오제위원회 제공

단오제를 찾는 관광객들이 머리에 궁궁이(주로 여름에 산골짜기 냇가 근처에 잘 자라는 다년생 식물)나 쑥을 꽂고 오거나 창포비녀를 만들어 머리에 꽂아 단오의 세시풍속을 즐기는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특히 단오제 기간 내내 운영되는 체험관은 ▲ 수리취떡 만들기 ▲ 단오부적 받기 ▲ 창포머리감기 ▲ 창포비녀만들기 ▲ 단오부채 그리기 등 단오와 관련된 세시풍속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된다. 또 강릉단오제와 지역전통문화를 한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 관노탈 그리기 ▲ 방짜 열쇠고리·수저 만들기 ▲ 단오신주 맛보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도 마련했다.

한편,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강릉단오제는 음악·춤·민속극·구비서사시 등 한국 전통 예술이 종합적으로 나타나는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6월 12일부터 16일까지는 조전제·단오굿·관노가면극·무속악 발표회·제20회 사물놀이 경연대회·관노가면극 경연대회 등이 진행되며, 16일 열리는 송신제(送神祭·환우굿)가 대미를 장식한다.

 단오부채그리기
단오부채그리기 ⓒ 강릉단오제위원회 제공

덧붙이는 글 | 정연화(lotusflower@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기상기사 자격증과 기상예보사 면허증을 취득하는 등 기상학을 전공한 기상전문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강릉단오제#단오#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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