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매년 기업들에게 에너지 절약을 위한 거액의 세제혜택을 주고 있지만, 효과가 거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게다가 특히 이같은 세제 혜택이 일부 대기업에만 집중되면서 특혜 논란까지 이어지고 있다.
10일 박원석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정부가 에너지절약시설 투자 세액 공제 규모는 3825억 원이었다. 정부는 기업이 에너지 절약을 위한 시설을 투자할 경우 세금 혜택을 주고 있다. 지난 2007년 675억 원이던 세액 공제 규모는 5년만에 6배이상 증가했다.
문제는 해당 기업의 에너지 효율이나 사용량과 상관없이 절약 설비만 설치해도 세금 혜택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내의 최종 에너지 공급량 추이를 보면 산업용 에너지가 가장 많이 차지한다. 전체 에너지 공급 비중 가운데 61.6%(2011년 기준)가 산업용 에너지다.
또 이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업종은 석유화학 분야다. 기업으로 보면 포스코를 비롯해 SK, GS칼텍스, LG화학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석유화학업종의 에너지 사용량은 지난 2000년 3만5641 티오이(toe, 석유 1톤이 연소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 양)에서 2011년 5만7442toe까지 증가했다. 석유화학에 이어 에너지를 많이 쓰는 1차 금속업종 역시 지난 10년새 에너지 사용량이 크게 늘었다.
박원석 의원은 "석유화학과 1차금속 업종의 경우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기업들이 몰려있는 곳"이라며 "이들 기업들은 지난 10년동안 에너지 사용량이 거의 60%이상 급증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부는 매년 이들 기업에 수천억 원씩 세금 혜택을 주고 있지만, 정말 에너지를 절약하거나 효율성을 높였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게다가 정부의 에너지 절약 세금 혜택이 일부 대기업에만 집중되고 있다. 2011년 기준으로 대기업 24곳이 받은 에너지 절약 세금혜택은 2380억 원에 달한다. 전체 에너지절약 세금감면액의 대부분이 이들에게 편중돼 있는 셈이다.
박 의원은 "정부가 원래 세웠던 에너지 절약과 효율성 향상에 명확한 효과가 입증될 경우에만 세금 혜택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에너지대란 등 정부는 말로만 국민들에게 에너지 절약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대기업들은 에너지를 펑펑 쓰면서 세금 혜택까지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