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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빛(영광) 원전 3호기
한빛(영광) 원전 3호기 ⓒ 한국수력원자력

지난 10일 한빛(전남 영광) 원전 3호기가 7개월여 만에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아래 원안위, 위원장 이은철)가 '불허' 결정을 내린 지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안위의 승인은 위법이라는 문제가 제기됐다.

민주당 전순옥·최재천 의원과 환경운동연합은 13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원안위 심의·의결 없이 사무처와 위원장만의 판단으로 한빛 원전 3호기 재가동을 승인한 것은 명백한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원전 재가동 여부는 '원자력안전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아래 원안위법)' 제12에 나온 '원자력안전관리에 관한 사항의 종합·조정'에 해당하는데도 원안위가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원안위는 '원안위 회의 운영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원전 재가동 승인은 심의·의결 안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그러나 규칙은 원안위가 편의상 정한 것이니 궁색한 변명"이라고 꼬집었다. 원안위가 법과 규칙에 상관없이 2012년 8월 고리 원전 1호기 재가동, 12월 한빛 원전 5호기 재가동에 이어 한빛 원전 3호기 재가동까지 승인했다며 "원안위 구성 자체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원안위의 한빛 원전 3호기 재가동 승인 자체가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해 10월, 한빛 원전 3호기는 국내 원전 가운데 처음으로 핵심 부품인 원자로 제어봉의 관통관 균열이 확인됐다. 관통이 파괴되면 제어봉은 원자로에 제대로 삽입되기 어렵다. 이에 따라 핵분열을 제어하지 못하면 냉각재 누출을 일으켜 최악의 사고를 낳을 수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아래 한수원)은 11월부터 원전 한빛 원전 3호기 가동을 중단한 후 이 균열을 용접하는 방식으로 수리, 지난 4월 원안위의 승인으로 안전성을 확인받았다. 

"원전 제어봉 부품 균열, 최악의 사고 낳을 수 있는데 땜질 정비?"

그러나 환경운동연합 등은 "원자로 헤드 교체 없이 땜질 정비만으로 (원전을) 재가동하겠다는 것을 원안위는 사무처와 위원장만판단만으로 승인했다"며 "명백한 위법"이라고 지적했다. "원안위의 자의적 결정은 '원자력 생산과 이용에 따른 방사선재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공공의 안전과 환경보전에 이바지한다'는 원안위법의 목적에도 어긋난다"는 말도 덧붙였다.

전순옥 의원은 "한수원과 원안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서로 견제·감시해야 하는데 동반자가 되어버렸고, 그 구조 속에서 비리의 싹이 계속 자라났다"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와 더불어 각계 각층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영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한빛 원전 3호기 재가동 승인이나 원전 비리가 "원안위법이 아닌 규칙 등 하위 제도에 구멍이 있기 때문에 벌어졌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법에 대한 여러 가지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과 두 의원은 또 원안위에 원전을 비판하는 인사들을 더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회에서는 탈핵운동가 김익중 동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와 김혜정 시민방사능감시센터운영위원장을 야당 추천 위원으로 하는 원안위 구성안이 처리됐다. 원전을 반대하는 인물이 원안위에 참여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전#영광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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