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을 결론 내리며 군사적 개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4일(한국시각)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인 벤 로즈는 기자회견에서 "시리아 정부군이 사린가스를 포함한 화학무기를 반군에 사용해 100~150명이 사망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프랑스와 영국, 유엔 등 국제사회가 시리아 내전에서 사린가스가 사용된 것을 확인됐지만 미국이 구체적인 가해자와 피해 규모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사린가스는 수분 내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맹독성 화학무기다.
그동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 정부에 화학무기 사용이나 테러단체로의 이동을 금지선(red line)으로 경고하며 반군에 대해서는 식량과 의약품, 통신장비 등 비군사적 지원만을 해왔다.
이처럼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 내전에 군사적 개입을 꺼려왔던 것은 이라크전, 아프카니스탄전 개입에 따른 반전 여론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60% 이상이 시리아 내전 개입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이 확인됐고 전날 유엔 최고인권회의에서 지난 2년간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9만3000명에 달한다고 발표하는 등 국제사회의 우려가 깊어지면서 미국의 군사적 개입이 임박했다.
미국 군사 개입, 시리아 긴장 고조로즈 부보좌관은 "미국은 앞으로 시리아 반군의 군사조직인 최고군사위원회(SCM)에 대해 직접적인 지원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여기에는 군사적 지원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은 이미 시리아 반군 지원을 위한 많은 긴급방안을 준비해오고 있었다"며 "우리의 계획에 맞춰 더욱 높은 단계의 행동을 하기 위한 결론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AP는 한발 더 나아가 "존 매케인 공화당 의원이 익명의 미국 정부 관계자로부터 오바마 대통령이 이미 시리아 반군에게 무기를 보낼 것을 지시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만약 미국이 본격적으로 시리아 내전에 군사적 개입을 시작한다면 프랑스, 영국, 유엔 등과 공조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는 러시아와의 갈등도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의 전략적 요충지인 쿠사이르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지만 미국의 군사적 개입이 시작되면 사태가 급변할 것으로 보여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