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인권운동만을 하고 살아온 한 스님이 인간의 삶을 힐링해 주는 책을 내 눈길을 끈다.
불교인권위원회 공동대표인 진관 스님의 <행복한 마음버스>(2013년 5월 레슨)는 사회 갈등, 이념 갈등 등으로 불안해 떨고 있는 세상을 위해 잔잔한 목탁소리를 내고 있다.
이 책은 먼저 '사람의 마음이 모든 걸 만들고 부순다'라는 화두를 던진다. 바로 덕숭산 수덕사에 선맥이 살아 있는 만공 스님(1871~1946)의 스승인 경허 스님(1846~1912)의 자비행적에 대한 소소한 추억을 아름답게 전하고 있다.
호서지방에서 선풍을 일으키던 경허 스님의 노래는 천길이나 깊고 광활무변해 실로 헤아릴 수 없다는 것이다. 경허 스님은 영호남의 여러 절을 순례하며 스스로 행한 선수행으로 선풍을 일으켰고, 어찌 영문인지 모르나 1906년 안변 석왕사에서 개금불사를 증명한 뒤 훌쩍 종적을 감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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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관스님 불교인권위원회 공동대표인 진관 스님이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최근 출판한 <행복한 마음버스>의 중요 구절을 낭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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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철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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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허 스님은 승복을 벗고 머리도 기르고 이름까지 박난주라고 바꾼 채 홀로 삼수, 갑산, 장진, 만주 등을 유랑하다, 한일합방조약이 체결된 2년 후인 1912년 함경도 갑산 웅이방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서당의 훈장으로 있다가 비승비속 차림으로 입적하게 된다.
진관 스님은 이 시대를 사는 젊은 친구들에게도 한 마디를 전한다. 좀더 넓고 깊은 세계관을 가지라는 것이다. 역사가 어떻고 윤리가 어떻고 하는 식의 낡은 관념을 떨치고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라고 충언한다. 세상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할지를, 한반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크고 작은 일들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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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관 스님 불교인권위원회 대표인 진관 스님이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최근 출판한 <행복한 마음버스>의 중요 구절을 낭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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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가 발전하지 못한 것에 대한 스님의 성찰은 눈여겨 볼 만하다.
"불교 수행자는 왜 율을 지켜야 하는가. 율이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인 사회는 문란하다. 제대로 율을 지키지 않고 서로들 권력이나 힘으로 부처님의 법을 들으려고 한다. 불교를 살리기 위해서는 세상은 하루 속히 율을 지키는 사람들이 건설하는 사회가 돼야 할 것이다. 불교는 가난한 사람을 위하는 종교가 돼야한다." - p126, 본문 중에서 - 스님이 꼭 한 가지하고 싶은 일은 뭘까. 무엇인가를 나눠주고 싶다는 것이다. 특히 행복한 마음을 나눠주는 것이 참 즐거운일 일거라고 말하고 있다. 앞으로도 정말 눈물이 나도록 나누어 주는 수밖에 없다고.
지난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책을 전해주며, 지치고 힘든 인간의 삶을 힐링해 주는 의미에서 '행복한 마음버스'라는 책 속의 시를 낭독했다.
다음은 책 말미쯤 나오는 진관 스님의 '산소리 고적하구나'의 시이다.
훨훨 나는 새기 되고 싶다. 마음은 하늘에 떠 있는 은하수이고 싶다. 그러나 누구든 새로 별도 될 수 없다. 불안에 떨고 있는 세상을 위해 나는 오늘도 목탁을 두드린다. 산소리 고적하구나. 아름다운 세상. 저자 진관 스님은 1963년 김제 금산사에서 출가해 중앙승가대학교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동국대학교대학원에서 철학박사과정을 하고 있다. 현재 불교인권위원회 공동대표,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인권위원회위원장, 불교평화운동연대 대표 등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학과 달마를 잘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