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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지난 16일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출입기자들과 함께 북한산을 오르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지난 16일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출입기자들과 함께 북한산을 오르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 남소연

[기사 보강 : 20일 오후 2시 25분]

"박근혜 정부도 걱정되고 언론도 걱정됩니다."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20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청와대를 향해 돌직구를 던졌다. 자신이 지난 16일 대선캠프 출입기자들과 한 산행에서 한 발언에 대한 기사에 대해 청와대 정무수석실이 '개입'해 기사 제목을 바꿨다는 의혹에 대한 얘기였다.

그는 이날 "지난 일요일 산행 때 제 발언에 대해,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기사 제목에 간섭... 제목을 바꿀 것을 종용... 실제로 제목이 바뀌기도 했다고 보도됐네요"라며 이 같이 말했다. 문 의원이 언급한 언론보도는 <조선비즈>의 지난 19일치 '문재인 등산 후 청와대 정무수석실 분주했던 까닭'이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정무수석실은 국가정보원의 불법 정치·선거개입 사건에 대해 "박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는 문 의원의 발언을 딴 제목을 '마사지'했다.

<조선비즈>는 "'박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와 '박 대통령에게 책임 물을 수 없다'는 제목의 기사가 동시에 나왔는데 다음 날 집으로 배달된 신문의 제목들은 대부분이 '문재인, 박 대통령에게 책임 못 물어' '이제 와서 박 대통령에게 책임 물을 수 없고' 식어었다"며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여기서 새로운 행위자가 등장한다, 바로 청와대 정무수석실이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청와대 정무수석실은 이날 밤늦은 시간 '문재인, 박 대통령이 책임져야'라고 기사 제목을 단 매체에 전화를 돌려 제목을 바꿔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정무수석실은 국회 출입기자가 아닌 청와대 출입기자를 통해 항의하기도 했다"며 대언론 업무를 담당하는 '홍보수석실'이 아닌 '정무수석실'의 요청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앞서 문 의원의 산행 발언 관련 기사는 상당한 후폭풍을 몰고 왔다. 특히, "문재인, 박 대통령에게 책임 못 물어"라는 기사 제목에 "문 의원이 박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줬다"는 논란까지 일었다. 권력기관의 선거개입이라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사건에 대해 문 의원이 '피해 당사자'라 하더라도 '책임 소재' 유무를 쉽게 판단할 수 없다는 비판이었다.

이 때문에 문 의원의 공보특보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당시 문 의원의 발언 전문을 올리며 논란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민주당 "손으로 해 가린다고 책임 없어지나... 허태열·이정현 사과하라"

한편, 민주당도 이날 공식 논평을 통해 청와대의 공식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배재정 대변인은 "문재인 전 대선후보가 선거 때 취재를 담당했던 기자들과 북한산 산행을 했을 당시 청와대가 야음을 틈타 언론사 기사 제목까지 간여(干與)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며 "청와대는 무엇이 두려웠던 것인가, 손으로 해를 가린다고 국정원 불법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이 없어지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정무수석실은 수석직이 공석인 상태다, 언론사에 전화를 걸라고 지시한 것은 허태열 비서실장인가"라며 "이명박 정부가 국기문란을 서슴없이 자행했던 것처럼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도 스스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허태열 비서실장과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을 직접 거론하며 "이 같은 전근대적인 언론자유 침해 사건에 대해 언론사 및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김행 대변인은 "정무수석실과 홍보수석실에서는 누구도 기사 제목을 수정해 달라는 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조선비즈>의 보도 경위를 확인 중"이라고 해명했다.


#문재인#박근혜#허태열 #국정원 선거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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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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