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이 26일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에 'NLL 포기 발언이 없었다'며 자신과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민주당에 역공을 펼쳤다. 특히 지난해 대선 당시 "NLL 포기 발언이 사실이라면 책임지겠다"고 한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의 사퇴를 사실상 촉구했다.
그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측 대변인 노릇, 변호인 노릇'이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입도 뻥긋하지 않으면서 회담록 관련해 내놓은 것이 'NLL 포기 발언 없었다'가 전부"라며 "진실을 왜곡하는 작태로 민주당의 사과를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회의록 내용에 대해 "NLL을 상납하는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포기'라는 단어가 없다고 하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합의대로라면 우리 군은 실질적 영역인 NLL까지 올라가지 못하고, 연평도나 백령도 등에도 접근할 수 없다"며 "우리 해군·해병이 늘 철통같이 목숨으로 지켜왔던 백령도 앞바다를 북한군 함정이 경찰인양 유유히 떠다니는 것을 어찌 상상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은 당시 오전 회의에서는 '옛날 기본합의서 연장선상에서 협의'를 말하다가 오후 회의에서는 '(NLL을) 바꿔야 한다'고 말을 바꿨다"면서 "이것은 정상적인 정상회담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을 논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오락가락하는 부분을 어떻게 우리 국민은 받아들여야 하나"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어 "'북측 대변인 노릇'의 표현에서 드러났듯이 노 전 대통령께서는 국군통수권자로서의 본분을 잊었고 남북한이 휴전상태에 있음을 망각한 것"이라며 "(회의록 전문상 노 전 대통령이) NLL을 무력화시키겠다는 사람의 태도로 보이는지는 삼척동자도 알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그는 "본 의원의 사퇴와 조작을 운운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오늘 본 의원이 던진 질문에 답해야 한다"면서 "책임져야 할 분은 따로 있다, '사실이면 책임지겠다'고 한 분이 있는데 사퇴를 요구한다"고 문재인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땅따먹기 발언, 너무 오래돼 착각했다"자신이 노 전 대통령의 'NLL 땅따먹기' 발언을 폭로한 것은 '착각'이었다고 시인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10월 "노 전 대통령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과 만나 'NLL 때문에 골치 아프다, 미국이 땅따먹기 하려고 제멋대로 그은 선'이라고 발언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그는 당시 "NLL을 지키기 위해 목숨 바친 호국영령 앞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발언이 사실이라는 점을 밝히며 정치생명을 걸겠다"고도 말했다.
새누리당은 대선 핵심 이슈로 부각한 이 폭로를 이용,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남북대회 준비단장이던 문재인 전 민주당 대선후보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그러나 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의) 회의록을 읽은지 오래돼, 평통(조국평화통일위원회)에서 한 이야기를 회의록에서 읽었다고 착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의석상에서 발언하면 면책 특권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에서 다시 한 번 서상기·정문헌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진실을 왜곡한 서상기 정보위원장과 정문헌 의원, 남재준 국정원장은 사퇴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 의원에 대해선 "땅따먹기 등의 발언은 명백한 허위날조로 당장 형사처벌을 받아도 시원치 않다"며 "(민주당의 고발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처분도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