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개 대안(고등)학교 학생들이 오는 29일 서울에서 국가정보원의 대통령선거 개입사건과 관련해 시국선언문을 발표한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고등학생들이 시국선언하기는 처음이다.
27일 충남 금산간디학교, 인천 강화 산마을고등학교, 경남 산청 간디고등학교는 보도자료를 통해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3개교 학생회 시국선언"을 한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오는 29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3개교 학생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8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대통령 직속기관인 국가정보원이 선거에 개입한 것이 검찰 수사에서 모두 밝혀졌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경찰은 이미 국정원의 선거개입 혐의가 모두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증거와 혐의가 없다고 중간발표를 했다"며 "이는 선거를 이틀 앞두고 일어난 일이었고, 고등학생들의 안목으로도 이러한 시국은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개교 학생회는 "학생들은 밥을 먹는 사소한 자리에서 나눈 이야기를 시작으로 직접 행동에 옮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리하여 학교별로 학생총회 등의 민주적 절차를 통해 각 학교 학생회의 이름을 걸고 시국선언을 하는 것에 학생 모두가 공유하고 논의하는 최종 의결을 하였다"고 밝혔다.
앞서 산청간디학교 학생회는 지난 24일 총학생회 개최에 앞서 "부모·형제들에게 총부리를 대지 말라"는 제목의 선전물을 만들기도 했다. 이 선전물에는 "1960년 4월 19일 거리로 쏟아져 나온 초등학생들이 외쳤다"며 "국가정보기관이 선거에 개입하고 대통령이 통계자료를 조작하는 등 사진 속 저들이 피 흘려 일구어낸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 같이 이야기하자. 그리고 같이 행동하자"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산청 간디고등학교 학생회가 시국선언을 한다는 사실이 <오마이뉴스>를 통해 지난 26일 알려진 뒤, 경찰과 경남도교육청이 현황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간디고등학교 최보경 교사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시국선언을 한다고 하니까 교육청 관계자가 학교로 찾아오고, 경찰도 전화를 해서 물어보기도 했다"며 "학생들의 자발적인 행동에 딴지 걸지 말라"고 밝히기도 했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언론 보도 뒤 교육청 장학사가 현황 파악 차원에서 학교에 가서 알아본 것이고, 막기 위한 차원은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