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라는 단어가 삶의 목표인양 변해가는 현실... 참 슬프네요. 갈수록 병명도 알기 어려운 질병이 만연하고, 행복한 삶을 위협하는 불가사의한 일이 많아집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한 조건으로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라'는 말이 있습니다. 누가 그렇게 하고 싶지 않겠습니까. 의료인들은 스트레스도 받지 말라고 합니다. 어려운 삶입니다.
한방에선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체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외부의 공격에 대항하는 면역력이 떨어졌다는 의미입니다. 현대인들은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조건에 부합하는 여건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우리들의 먹거리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수많은 학설을 담은 책들이 많습니다만 피하기 어려운 삶입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유기농업으로 무공해농산물을 생산하는 사람들과 이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건강을 해치는 엄청난 농산물이 쏟아지는 게 현실입니다.
농약은 기본이며 유전자조작 농산물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만 정부에서는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듯 합니다. 맞벌이를 하는 집들은 식단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뜻을 같이하는 동호회원들이 '주말농장'을 경영하며 농산물의 귀중함을 인식하고 있어 다행입니다.
저는 일주일에 3번씩 하늘의 기세상 수련원에서 수련을 하고 있습니다. 농산물의 중요성에 뜻을 같이하는 수련생들과 농사 일을 시작한 지 4년째입니다. 직접 땀 흘려 수확하는 기쁨은 그 무엇과도 비유할 수 없습니다. 주말에는 20여명씩 농장에 모여 작물과 친구가 되어 줍니다.
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퇴비입니다. 사람도 기초체력이 튼튼해야 건강하듯이, 작물도 그렇습니다. 해마다 조금씩 면적을 늘려 금년에는 1만여평에 고추, 콩, 고구마, 마늘은 물론이고 각종 과일나무까지 40여 가지를 기르고 있습니다. 저는 사무실이 있는 제기동 약령시장에서 매일 쏟아지는 한약재를 모아 농장에 보내고 있습니다.
사무실에서 잠깐씩 틈나는 대로 손수레를 이용해 모아서 쌓아둔 한약재를 일주일에 3차례씩 양주에 있는 하늘농장으로 보냈지요. 이제는 삼륜 오토바이를 이용합니다. 지난 1월부터 100톤 이상의 한약재 찌꺼기를 농장으로 보냈습니다. 농장에서는 축분, 톱밥과 섞어 비닐로 덮어 발효를 시킵니다. 우리의 목표는 퇴비층 40cm입니다.
좋은 퇴비는 생선뼈를 비롯한 어류, 야산에 흔한 낙엽 및 톱밥, 인분과 축분을 비롯한 동물의 변을 잘 섞어 발효시키면 됩니다. 농사 일은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나와 내 가족의 건강은 내가 지킨다는 기쁨에 비유할 수 없습니다.
부족한 일손을 도우면서 좋은 농산물을 직접 재배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여 생협을 만들고 있다는 소식도 자주 듣곤 합니다. 이제 사라졌던 옛 식의(食醫)가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하려나 봅니다. 엄마, 아내의 정성들인 식단은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는 식의입니다. 좋은 농산물을 생산해서 가족의 건강지킴이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나라 최초의 농학박사로 알려진 안학수 박사님이 30여 년 전에 고려대에서 농사에 대해 '농의(農醫)'라며 강의를 했다는 제자들의 말을 듣고보니 농산물이 가장 중요한 건강지킴이라 생각됩니다. 좋은 농산물은 건강에 직접 영향을 끼쳐 삶의 활력소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