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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톱풀 작은 톱풀꽃 그리고 그 안에 작은 꽃술을 담은 꽃들이 무성하다. |
ⓒ 김민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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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피어난 여름꽃들을 바라본다.
빼곡하게 몸과 몸을 맞대고 피어난 꽃들을 보면서 "덥지도 않은가?" 싶다. 조금 띄엄띄엄 피어나도 좋으련만, 이토록 "빽빽하게 피어날 것은 뭐람?"
다 이유가 있을 터이다.
우리에겐 견디기 힘든 폭염이지만, 여름에 피어난 그들에겐 그야마로 제철인 셈이다. 인간처럼 더울 이유도 없을 것이다.
신비롭다.
어디에 어떤 정보를 새겨두었다가 꼭 이맘때면 피어나는 것일까?
세상사 어찌 돌아가든 무심하게 그들은 피어난다.
세상사 절망적이라고 절망하지 않고, 희망에 들떠 있다고 덩달아 들뜨지 않고 그냥 자신들의 삶을 피워내는 자연이다.
세상사에 마음을 빼앗기며 살아가는 나로서는 부럽기 그지없다.
그렇게 세상사에 무덤덤하게 그저 자기의 삶을 피워내는 것, 그것이야말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세상사에 온통 마음을 빼앗기며 살다가 자신의 삶을 제대로 피워내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그것이 가치 없어서가 아니라, 세상사에 시달리지 않으면서 오로지 자신을 피워낼 수 있는 그런 세상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유토피아가 그런 곳일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