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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성공단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을 하루 앞둔 5일 서울 여의도 개성공단 정상화촉구 비상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한 관계자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개성공단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을 하루 앞둔 5일 서울 여의도 개성공단 정상화촉구 비상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한 관계자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입주기업 관계자 방북 등 개성공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당국간 실무자회담이 7월 6일 오전 10시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 회담을 통해 기업인 방북뿐 아니라 향후 남북관계 회복에 대한 물꼬가 터질지 주목된다.

이번 회담은 국장급 회담으로 남측에서는 서호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이, 북측에서는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나온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5일 브리핑에서 이 회담 대표 조합에 대해 "실무적 문제를 책임 있게 논의할 수 있는 대화 상대방으로 판단된다"며 '격' 면에선 문제가 없다고 확인했다.

정부가 이번 회담 의제로 북측에 제시한 건 ▲ 개성공단 시설 및 장비점검 문제 ▲ 완제품 및 원부자재 반출 문제 ▲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 문제 등 세 가지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의 방북 관련 협의, 개성공단 정상화와 같은 '하루가 시급한' 사안들이어서 남북 합의에 대한 기대도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북측 적극적... "개성공단 해결 의지 확실한 듯"

북측은 이번 회담에 대해 현재까지 적극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뿐만 아니라 남측 당국을 대하는 면에서도 변화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북측에 당국 실무회담을 제안한 건 남측이지만, 사실 이번 회담은 북측이 대화 국면으로 유도한 면이 크다. 북측의 개성공단 진입차단 이후 개성공단 기업인 등의 방북 요구가 있을 때마다 북측은 관영매체 보도를 통해 '방북을 허가한다'면서도 남측의 '당국간 실무회담' 제안은 외면해왔다. 그러나 이번엔 판문점 연락채널을 재개하면서 이를 통해 방북 허가 의사를 밝힘으로써 남측 당국을 개성공단 사태 해결의 당사자로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실무회담 관련 협의에서 북측은 '개성공단에서 당국 회담과 기업인 방북을 동시에 실시하자'고 주장하긴 했지만 반대에 부딪히자 이내 남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또 남측이 제안한 세 가지 회담 의제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처럼 북측이 개성공단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데 대해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개성공단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은 확실히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백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김정은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려는 입장이고, 중국과 면밀한 공조를 통해 대화·협상 국면으로 나오면서 '김정은 시대'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전략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다"며 "그런 전략적인 틀 안에서 이번 회담에서 개성공단 정상화에 적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백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회담에서 입주기업들의 고통을 해결해준다는 모양새를 만들 수 있다는 게 북한으로선 굉장히 명분을 세울 수 있는 것"이라며 "또 개성공단 문제가 풀리면 한반도의 안정화를 통해 북한이 경제 분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측은 무덤덤... "북이 회담 응한 건 순리"

 입주기업 관계자 방북 등 개성공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당국간 실무자회담이 7월 6일 열릴 예정인 가운데 기업인 방북뿐 아니라 향후 남북관계 회복에 대한 물꼬가 터질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5월 30일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 앞의 모습. 방북 신청이 불허된 개성공단 입주기업 차량들이 되돌아 나오고 있다.
입주기업 관계자 방북 등 개성공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당국간 실무자회담이 7월 6일 열릴 예정인 가운데 기업인 방북뿐 아니라 향후 남북관계 회복에 대한 물꼬가 터질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5월 30일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 앞의 모습. 방북 신청이 불허된 개성공단 입주기업 차량들이 되돌아 나오고 있다. ⓒ 유성호

북측이 이번 남북회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정부는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날 오전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대화에 응한 것은 순리"라는 정도로만 평가했다. 당연히 해야 할 바를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회담 방향은 합리적이고 원만하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했다. 남측이 제시한 세 가지 의제 중에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 문제' 부분을 회담에서 주요하게 제기할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현재의 개성공단 중단 사태는 북한의 일방적인 진입차단과 근로자 철수가 원인을 제공했으니 이런 일의 재발 방지에 대한 남북합의를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새로운 정부는 '상식과 국제규범이 통하는 새로운 남북관계' 그리고 '진화된 대북정책' 이런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며 "그런 틀 안에서 개성공단 문제라고 하는 현안문제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협의, 해결할 수 있는 방향에서 내일 회담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 개성공단 시설 및 장비점검 문제 ▲ 완제품 및 원부자재 반출 문제 이 두 가지 의제는 국장급 회담을 통해 합의하기가 용이하지만, 개성공단 정상화 부분은 남북 양측 모두 더 고위급의 당국자간 합의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발전적 정상화' 논의는 그저 공단 운영 재개에 그치지 않고 공단 운영에 대한 새로운 합의가 필요할 수도 있다.

따라서 남측은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구체화하고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이번 실무회담 뒤 더 높은 급의 남북회담을 열자고 제안할 수 있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이번 실무회담이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6월 남북당국회담 준비접촉에서 남북이 개성공단 정상화뿐 아니라 이산가족 상봉·금강산 관광 재개도 이미 의제로 합의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 남북당국회담은 '격' 문제로 무산됐다. 이번에도 정부가 '과거의 남북대화는 비정상적이었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남북대화 물꼬를 트기는커녕 개성공단 문제에 대한 이번 회담마저도 성과가 없을 수 있다.

백 수석연구위원은 "남북회담이 격 문제로 무산되는 걸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신뢰를 잃은 게 사실"이라며 "이번 회담에서 진정성 있게 개성공단 문제를 잘 해결하면, 정부가 남북관계 회복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걸 확인시킬 수 있고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 얻을 수 있지 않겠냐"고 제언했다.


#개성공단#남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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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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