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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항공 샌프란시스코 공항 사고기에 탑승했던 승무원들이 1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다 직접 마중 나온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포옹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샌프란시스코 공항 사고기에 탑승했던 승무원들이 1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다 직접 마중 나온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포옹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기사대체: 12일 오전 0시 3분]

"그 자리에 있었으면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그냥 (아이를) 업고 뛰어야겠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영웅'들의 귀국은 소박했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머리는 뒤로 질끈 묶고, 티셔츠와 트레이닝복을 입는 등 편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맨발에 단화를 신고 나타난 김지연 승무원은 사고 당시 '눈물을 흘리며 승객들을 업고 뛰어다닌' 주인공. 이런 사실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언론에 의해 알려지면서 찬사를 받은 김씨는 "그런 말 듣는 것 자체가 죄송스럽고, 후배들과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며 울먹거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 사고 여객기에 탑승했던 아시아나 승무원 여섯 명이 11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아시아나항공 정기편(OZ213)을 타고 온 이들은 오후 7시 26분께 한국에 도착했다. 경찰 100여명이 공항 곳곳에 배치돼 이들을 경호했으나 승무원의 가족들은 보이지 않았다.

이날 도착한 승무원은 이윤혜(40) 선임 승무원, 유태식(42) 객실 사무장, 이진희(30), 김지연(31), 한우리(29), 김윤주(24) 승무원 등 여섯 명이다. 이들은 지난 9일부터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에서 면담 조사를 받은 뒤 귀국했다..

서로 손 꼭 잡은 채 눈물... "환자분들 생각에 가슴 미어져"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 착륙사고 여객기에 탑승했던 아시아나항공 객실 승무원 6명이 11일 오후 귀국해 인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유태식 사무장, 이진희 부사무장, 이윤혜 사무장, 김지연, 한우리, 김윤주 승무원.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 착륙사고 여객기에 탑승했던 아시아나항공 객실 승무원 6명이 11일 오후 귀국해 인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유태식 사무장, 이진희 부사무장, 이윤혜 사무장, 김지연, 한우리, 김윤주 승무원. ⓒ 남소연

귀국 비행기에서 내리는 이들을 처음으로 맞이한 사람은 박삼구 아시아나 회장이었다. 입국장에서 기다리던 박 회장이 휠체어를 타고 나타난 김윤주씨에게 손을 내밀자, 내내 담담했던 김씨가 울음을 터뜨렸다.

이어 박 회장이 뒤에 서 있던 승무원들을 감싸안자 입국장은 순식간에 눈물바다가 됐다. 박 회장은 "승무원들은 가족과 같다"며 "이들이 다시 회사에서 일할 수 있기를, 빨리 완치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윤혜 사무장도 눈물을 흘리며 "아직도 현지에서 치료 중인 환자분들 생각에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이들이 입국장을 거쳐 도착한 F게이트에는 카메라 20여 대와 기자 50여 명 등 취재진이 대기 중이었다. 승무원들이 짤막한 브리핑을 한 뒤 공항을 떠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8분. 짧은 순간에도 김지연씨와 한우리씨는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채 놓지 않았다. 사고기에 탑승했던 승무원 12명 중 나머지 6명은 현지 병원에서 입원 중이라고 아시아나 관계자는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샌프란시스코 공항 사고기에 탑승했던 승무원들이 1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이윤혜 승무원이 기자들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하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샌프란시스코 공항 사고기에 탑승했던 승무원들이 1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이윤혜 승무원이 기자들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하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이 중 김윤주(24)씨는 지난달 4일 입사해 경력이 1개월뿐인 신입 사원이다. 사고 당시 부상으로 휠체어에 탄 채 다리 깁스를 하고 나온 김씨는, 오른쪽 손등과 왼쪽 쇄골뼈 아래 누런 멍이 들어있었다. 입사 한 달 만에 사고를 당한 그는 "현재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동료 승무원들이 하루 빨리 쾌차해 한국에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입사 19년차 베테랑 승무원인 이윤혜 사무장도 다르지 않았다. 승객들을 구해내느라 '꼬리뼈 골절상'도 몰랐다는 이씨는 "이번 일로 고통 받으신 모든 분들, 희생자분들과 유족분들께 진심으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NTSB 조사가 편파적이지 않았냐는 질문에 이씨는 "편파적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며 "당시 착륙과 동시에 슬라이드가 안쪽으로 팽창돼서 승무원 다섯 명이 구조를 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렇지 않았더라면 좀 더 빨리 구조가 진행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NTSB의 데버라 허즈먼 위원장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사고 당시 비행기가 활주로에 멈춘뒤 90초가 지나서도 기장이 탈출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승무원들은 "NTSB 조사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박삼구 아시아나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사고 원인 조사는 관계당국과 NTSB에서 알아서 잘 하리라 믿는다"며 "여러 가지 고려할 것이 많으니 시간을 두고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보다도 부상 승객들 치료에 완벽을 기하는 게 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 샌프란시스코 공항 사고기에 탑승했던 승무원들이 1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샌프란시스코 공항 사고기에 탑승했던 승무원들이 1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아시아나#승무원#아시아나 추락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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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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