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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와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녹색당은 앞이 보이지 않는 시대에, 지역에서부터 대안을 만들어가는 얘기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작더라도 눈에 보이고 경험할 수 있는 사례를 통해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나눠보려고 합니다. 지금 한국사회는 불행의 악순환에 빠져 있습니다. 좌절과 무기력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희망을 버려서는 안 됩니다. 우리도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행복해지려면 우리의 생활과 동네, 지역부터 바꿔야 합니다. 그것이 국가를 제대로 바꿀 수 있는 힘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행복하려면 풀뿌리부터'입니다. [편집자말]
임정엽 전라북도 완주군수가 9일 오후 전라북도 완주군청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87년 정치를 시작한 이래 한 번도 민주당을 떠나지 않은 '뼛속까지 민주당'인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도 "내년 선거 때에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임정엽 전라북도 완주군수가 9일 오후 전라북도 완주군청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87년 정치를 시작한 이래 한 번도 민주당을 떠나지 않은 '뼛속까지 민주당'인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도 "내년 선거 때에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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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신당이 떠서 내년 지방선거에 후보를 낸다면 민주당은 수도권에서 전멸할 수도 있어요. 안철수로 대변되는 새로운 정치가 제 방향으로 간다면 전라도도 거의 휩쓸지 않을까요?"

임정엽 전북 완주군수의 내년 선거전망이다. 지난 9일 완주군청에서 만난 그는 1987년 정치를 시작한 이래 한 번도 민주당을 떠나지 않은 '뼛속까지 민주당'인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도 "내년 선거 때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완주-전부 통합 무산... 민주당 못된 짓, 화가 난다"

사실 그가 이런 말까지 한 것은 최근 전북 전주시와 완주군의 행정구역 통합 주민투표 때 민주당이 보인 태도에 대한 서운함이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6일 완주군에서 실시된 주민투표 결과, 유효 투표자의 55%(2만343표)가 통합을 반대했다. 전주시는 투표 대신 시의회 표결로 '찬성' 결정을 했으나 이를 무위로 돌린 것이다. 그는 "완주군 주민투표 때 책임 있는 공당(민주당)이 전혀 역할 안했고, 되레 못된 짓을 했다"면서 "실망했고 화가 난다"고 성토했다.

- 통합이 무산된 뒤에 후유증으로 시달리고 계신 것은 아닌지요?
"그런 건 별로 없고요, 제가 통합에 나선 것은 아주 간단합니다. 완주에서 통합에 반대하는 주민의 90%는 우리끼리 잘 살 수 있는 데 왜 합치느냐는 겁니다. 전주는 비전이 없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저는 인근도시와 같이 잘살아야 오래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2009년에는 통합의 준비가 덜돼서 반대했는데 이번에는 차근차근 준비했죠. 많이 아쉽습니다.

어쨌든 주민들이 나서서 통합하지 말자고 결정했습니다. 자신의 삶의 방식을 결정했죠. 그런데 일부에서는 이를 선과 악의 대결로 바라보기도 합니다. 또 자신이 승자인양 우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제는 서로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함께 가야합니다. 설령 후유증이 있더라도 오래가지는 않을 겁니다."

- 우선 지방선거가 1년밖에 남지 않았는데요, 3선 고지를 향해 출사표를 낼 결심을 하고 계신지요?
"금년 말쯤에 주민들의 의사를 물어볼 생각입니다. 그전까지 충실하게 임기 내에 해야 할 일을 해나가야겠죠."

- 연말에 어떤 방식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물어 보신다는 건지요?
"주민들과 언론인들의 의견을 들어서 문안과 방식을 만들려고 합니다. 여론조사가 됐든 타운홀 미팅방식이 됐든, 또는 많은 사람들이 토론하는 방식일 수도 있겠지요. 아직 정해진 것은 없고요, 저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진행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 아무래도 이번 통합 선거가 무산돼서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아닌지요?
"일부 마이너스가 났을 수 있겠죠. 큰 타격이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 완주군에서 재임을 하시면서 7년 동안 군정을 이끄셨는데요, 지방자치의 현주소에 대해서도 할 이야기가 많을 것 같습니다. '1할 자치' '반쪽 자치'라는 말도 있는데, 군수님의 의견은 어떠신지요?
"그것보다는 '중앙자치' 아닌가요. 지금도 정치인들이 하는 모양새를 보면, 사병들을 계속 양성하고 자기 전위부대 키우는 것 같다, 지방자치를 자기들 정치하는 데 편한 도구로 쓰겠다는 것 아닌가요? 지방자치가 뿌리 내리려면 시민력을 키우는 방식으로 정치를 해야 하는데, 아편 주고, 술 주고, 담배 주는 것과 똑같습니다. 백성들이 무지몽매해야 자기들의 선동이 잘 먹혀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하는거겠죠."

- 그럼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정치도 문제지만 거대 자본이 지역까지 잠식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습니다. 정부는 돈을 안주고, 국회의원들은 법을 안 만들어줍니다. 또 대통령이 엉망이라는 말도 합니다. 그런데 원망만 하고 있을 수 있나요. 사회경제연대를 출범시키면서 제가 한 말이 있습니다. 불평만 하지 말고 우리가 맡고 있는 자치단체를 확 바꾸고 각 지역을 합치면 이게 바로 지역이자 나라가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제도적 보완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야겠지만 현재의 여건에서 우리가 할 일은 해야 한다는 겁니다."

"대통령 역할 못하고, 민주당도... 안철수 현상의 근원"

▲ 임정엽 완주군수 인터뷰 임정엽 전라북도 완주군수가 9일 오후 전라북도 완주군청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내년 지방선거와 기초자치단체장 공천 배체 문제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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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정치권에서 기초자치단체장 공천 배제 문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이신지요?
"정당정치 아래서는 당연히 공천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왜 공천 제도를 부정하는 거지요? 그건 지금 정당이 하고 있는 게 공천이 아니라 사천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계보 만들기 공천이지요. 증오의 정치, 패거리 정치를 위한 수단입니다. 국민들이 이런 폐단을 알아서 공천을 하지 말자고 하는데, 그럼 한시적으로라도 (공천배제를)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다시 돌아가도 되고 보완하면 되겠지요."

-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신당이 뜬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만약 안 의원이 신당을 창당한다면 어느 정도 파괴력이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많은 사람들이 '안철수' 개인을 주목하는 데, 이는 사회적 현상일 겁니다. 지금 우리 정치 어떤가요? 우리나라 대통령이 계신가요? 없잖아요. 대통령이 계시는데, 역할을 못하시잖아요. 국정원 댓글사건 등 중요 현안에 대해 말씀을 못하시잖아요. 요즘은 조금 나아졌지만 민주당은 더 이상 나빠질 수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공당을 믿을 수 없습니다. 새로운 정치는 안철수 의원이 만든 게 아니라 국민들이 만든 겁니다. 그런 현상의 대명사가 안철수인 것이죠.

안 의원은 검증받지는 못했지만 어떤 형태로든 효과가 날 것이라고 봅니다. 수도권에서 후보를 낸다면 민주당은 전멸할 수도 있습니다. 안 의원이 새로운 정치에 대한 방향을 제대로 잡는다면 전라도도 휩쓸 수 있습니다. 저는 1987년 정치에 입문한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정당을 바꾸지 않은 뼛속까지 민주당인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통합 투표 때의 상황을 놓고 보면 책임 있는 공당인 민주당이 전혀 역할을 못했습니다. 되레 못된 짓을 했습니다. 실망했고 화가 납니다." 



태그:#임정엽 완주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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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환경과 사람에 관심이 많은 오마이뉴스 기자입니다. 10만인클럽에 가입해서 응원해주세요^^ http://omn.kr/acj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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