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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키 전쟁참전군인협회 이스탄불 지부에 설치된 한국관련 사진과 자료들.
터키 전쟁참전군인협회 이스탄불 지부에 설치된 한국관련 사진과 자료들. ⓒ 엄규수

터키인의 짝사랑인가? 터키에는 한국과 한국인을 사랑하는 터키인과 단체들이 많다. 그 중 하나는 터키인 '한국전쟁 참전군인회'이다.

한국전쟁 참전군인을 위한 '한국전쟁 종전60주년기념 위로공연'이 지난 13일(현지시간) '터키 전쟁참전군인협회' 이스탄불 지부에서 열렸다.

한국전쟁참전기념사업회(회장 조규백)와 코윈(세계한민족여성네크워크, 터키담당관 이송자)이 공동주최한 위로공연에는 이스탄불에 거주하는 참전군인 10명이 참석했다. 위로공연 중 '참전군인들에게 듣기' 시간에는 참전군인을 통해 한국전쟁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고, 한 참전군인은 비닐봉투로 촘촘히 감싼 한국전쟁관련 사진들을 하나하나 꺼내며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위로공연 중 아리랑을 함께 배우고 있는 한국전쟁참전군인들.
위로공연 중 아리랑을 함께 배우고 있는 한국전쟁참전군인들. ⓒ 엄규수

전투중 시를 지었다는 함디 무스타파 우준 씨는 '코레(한국)'라는 제목의 시를 암송하기도 했다. 할아버지 덕분에 한국팬이 되었다는 프나르씨는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를 통해 한국과 한국전쟁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한국전에 참전하지는 않았지만 참전군인처럼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과 관련된 모든 행사에 참석하는 한국팬이 되었다"며 현재 한국어를 공부중이라고 덧 붙였다.

한국전쟁참전 생존자들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 안타까워 뜻이 있는 교민들과 함께 기념사업회를 시작했다는 조규백 기념사업회 회장은 "참전군인과 유가족을 방문하여 그분들의 희생과 한국을 향한 사랑에 보답하고, 한국관련 자료들을 수집, 보관 및 연구와 배포가 기념사업회의 설립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전쟁에 터키군은 총 1만 4936명이 참전했다. 유엔연합군중 4번째로 많이 참전했다. 이중에 724명이 전사했고 포로 217명, 실종 166명 그리고 2176명이 부상을 당했다. 터키군은 종전 시까지 군우리 전투, 장승천 전투, 금량장리 및 151고지 전투 그리고 네바다 전투에 참전했다. 특별히 평양 북쪽 80km 떨어진 군우리 전투에서의 터키군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인해전술로 밀려오는 중국군을 터키군이 차단함으로 유엔군이 후방으로 안전하게 철수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터키군은 중국군에게 퇴로를 차단당해 많은 병사가 전사했다.

터키인에게 한국전쟁참전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터키민족의 전쟁과 관련된 사료들이 보관되어 있는 '군사박물관' 에는 터키민족의 전쟁과 직접 관련 없는 자료실이 하나있다. '한국전쟁자료실'이다. 유치원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많은 터키인들이 군사박물관을 방문한다. 터키인들은 한국전쟁자료실을 통해 한국전쟁에 대해 배우며, 한국전쟁참전에 대해 특별한 자긍심을 갖는다. 그래서 터키인들은 한국인을 '칸(피) 카데쉬(형제)'라고 부른다. '피를 나눈 형제' 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터키인 중에는 터키민족의 조상인 돌궐과 고구려의 우방관계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한국전쟁 참전과 2002 월드컵 한국과 터키 경기에서 한국인들이 보여준 터키 축구팀 응원과 대형 터키국기 등장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 터키의 어느 거리에서도 한국인이라고 소개하면 대부분의 터키인들은 '칸 카데쉬' 라고 환호하며, 가족이나 친척 중에 한국전쟁참전군인이 있다면 한국전쟁참전을 자랑스럽게 설명한다. 터키를 여행하는 여행객들은 단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인해 특별대우를 받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참전군인들이 생존하는 동안 할아버지들의 한국전쟁에 관한 자료들을 수집, 정리해서 양국 자손들이 터키의 한국전쟁참전과 한국에 대한 사랑을 잊지 않게 하고 싶다"며 "장학사업을 통해 참전군인자손들을 계속 지원함으로 한-터 우호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고 기념사업회 박광희 사무총장은 앞으로의 사업계획을 밝혔다. 


#한국전쟁참전군인#터키#이스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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