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13일) 북한에 위치한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경기북부지역에는 300㎜에 가까운 국지성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비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하지만 영남과 호남 지방은 이따금 소나기만 내릴 뿐 30℃를 웃도는 폭염과 열대야까지 나타나면서 한반도 내에서도 상반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중부엔 '폭우'가, 남부엔 '폭염'이 지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기상청은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예년보다 빠르고 강하게 확장했기 때문"이라며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쪽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점차 남하하려는 장마전선을 위로 밀어 올리고 있다, 따라서 남하하려던 장마전선이 힘을 못 쓰고 북한과 중북부 지방 사이에서만 비를 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지난주 7호 태풍 솔릭이 북태평양고기압 남쪽 가장자리를 따라 서북서진하는 과정에서 장마전선의 남하를 저지했다"며 "이후 태풍은 중국 내륙으로 상륙하면서 열대저압부로 약화돼 지난 14일 소멸했다, 하지만 소멸한 태풍으로부터 방출되는 다량의 수증기가 중위도로 공급돼 우리나라 중부지방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15일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서울·경기도와 강원도는 북한에서 남하하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흐린 가운데 16일(화) 아침 서울·경기북부부터 비가 시작돼 오후에는 그 밖의 경기도와 강원도로 점차 확대되겠다. 밤에는 충남 서해안 일부지역에도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을 받는 충청이남지방은 가끔 구름 많은 가운데 대기불안정으로 충청내륙과 경북북부내륙에는 오후 한때 소나기(강수확률 60%)가 오는 곳이 있겠다.
기상청 예보관계자는 "서울·경기와 강원도에는 지난 주말부터 폭우가 쏟아져 지반이 약해진 상태다, 또다시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큰 만큼 산사태, 축대붕괴, 주택 및 도로 침수 등 비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달라"면서 "특히 산이나 계곡을 찾은 야영객들은 안전사고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86.8㎜에 불과했던 북한강 수계(소양강·의암댐·홍천강·청평댐·춘천댐·인북천) 평균 강수량은 집중호우로 인해 지난 14일에는 432.6㎜로 5배 가량 급증했다. 이 기간 임진강 수계(임진강 상류·한탄강·임진강 하류) 평균 강수량도 110㎜에서 489.7㎜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방 군부대 시설 관리는 물론 이 지역의 수계 관리에도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16일(화)에는 장마전선이 활성화되는 과정에서 한반도 주변 기압계가 조밀해져 남서류가 강화되면서 서해안을 중심으로 바람이 강하게 불 전망이다. 서울·경기를 포함한 그밖에 서쪽지방도 바람이 다소 강하게 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시설물 관리와 행락객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겠다.
북한·서울·경기 잦은 비... 충청 이남 '폭염 속 강한 소나기'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18일(목) 이후 장마전선은 북한에 머물겠지만 서쪽에서 다가오는 상층기압골에 의해 활성화되면서 북한과 서울·경기도 지방은 비가 주기적으로 내릴 전망이다. 반면 충청이남지방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 들어 무더운 날씨 속에 강한 소나기가 오는 곳이 많겠다. 남부 지방은 지난주부터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진 가운데 이번주도 한낮 기온이 30℃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돼 무더운 날씨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쓰촨, 50여 년만의 '대홍수'... 5일만에 1105.9㎜한편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내린 폭우로 중국 중남부 지방인 쓰촨성에는 50여 년만의 대홍수가 발생했다. 두장옌시의 싱푸 지역에는 5일 동안 1105.9㎜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고 중국 언론 매체인 인민망과 신문망이 각각 보도했다. 그밖에도 누적강수량이 600㎜ 이상 5곳, 500㎜이상 16곳에 달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중국의 대홍수가 발생한 원인은 평년보다 강하게 확장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고온다습한 공기가 중국 남부내륙으로 계속 강하게 유입됐기 때문"이라며 "동아시아 기압계까지 정체된 가운데 강수 지속시간도 길어지면서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고 분석했다.
덧붙이는 글 | 정연화(lotusflower@onkweather.com)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