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1세대 인디밴드 황신혜밴드는 리더 김형태를 중심으로 한 프로젝트 밴드다. 김형태는 음악가이자 동시에 배우, 미술가, 저자, 멘토로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팔방미인이다. 2011년 그는 청춘 카운슬링 저서 '너 외롭구나'를 발간한 후 한동안 멘토 활동으로 바쁜 생활을 보냈다. 그는 오랜 공백을 깨고, 최근 다시 황신혜밴드로서 무대에 설 준비를 하고 있다.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 오는 27일 개최하는 '하우스콘서트 썸머페스티벌'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이번 공연은 황신혜밴드의 원년 멤버들이 모인 공연이 될 예정이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요즘 "올해 안에 발매될 신곡 작업을 하면서 지내고 있다"는 황신혜밴드의 리더 김형태와 함께 16일 오전에 이야기를 나눴다.
원년 멤버가 모여 더욱 의미 있는 공연황신혜밴드는 대한민국 1세대 인디밴드다. 1996년 결성돼 1997년 데뷔앨범 '만병통치'를 발표했다. 당시 많은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것은 물론 인디음악이 성장하는 동력으로 작용한 유서 깊은 밴드다.
"황신혜밴드는 다른 밴드와 좀 달라요. 제가 리더이자 프로듀서이고, 프로젝트 형식으로 멤버를 소집해 활동하죠. 밴드 운영이 어렵기 때문에 이런 방식을 선택했어요. 정멤버라는 개념이 아예 없는 거죠. 지금은 이런 밴드가 많지만 그때는 이러한 개념이 생소했어요. 당시엔 밴드가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았고요. 적을 땐 2명, 많은 땐 7~8명이 넘을 때도 있어요. 디자이너가 멤버인 적도 있었고요."그가 참여하는 '하우스콘서트썸머페스티벌'은 사흘간의 소박한 음악 축제다. 주변 시민들이 열대야를 피해 다양한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됐다. 음악가 박창수의 집안 거실에서 시작된 '하우스콘서트'는 근래 지역 공연장을 통해 더욱 폭넓은 의미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허물고, '무대 위'라는 좁은 공간에서 관객과 연주자가 살아 있는 음악을 나눌 수 있게 한 것이다.
김형태는 "하우스콘서트를 관람한 적은 있지만,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가 하우스콘서트 장르를 접하게 된 것은 음악가 박창수와의 인연 때문이다. 약 25년간 개인적 친분을 쌓아온 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밴드가 실제 '거실'에서 공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황신혜밴드가 직접 '하우스콘서트'의 무대에 오르는 것은 처음이다.
황신혜밴드가 하우스콘서트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저는 외부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일을 하는 편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술 쪽 요청이 많으면 미술 활동이 많아지고, 멘토 요청이 많아지면 멘토 일을 많이 하고요. 최근에 밴드활동이 뜸했던 건 책 발간 이후 멘토 활동을 많이 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이번 공연 역시 먼저 찾아줬기 때문에 하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올해는 황신혜밴드의 시작을 함께했던 원년 멤버들이 함께한다. 프로젝트 그룹이지만 한 번 멤버가 구성되면 통상 1~2년간 유지된다. 김형태는 황신혜밴드의 이번 공연의 멤버 구성에 대해 "프로젝트 그룹이라고 해서 공연마다 무엇이든 새롭게 이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음악 스타일을 추구할 때 멤버도 바뀌죠. 구성하는 사람들이 바뀌어야 음악 스타일이 바뀌니까요. 그리고 그것을 구상하는 것이 리더이자 프로듀서인 제가 할 일입니다. 올해는 1997~1998년 함께했던 멤버들이 모였어요. 이번에는 원래 황신혜밴드가 추구하던 음악을 보여주고자 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이런 것도 있구나, 하고 즐기면 된다"
하우스콘서트가 이뤄지는 무대는 좁다. 소극장에 관객과 아티스트가 한 무대에 오른다. 실험적이고 다양한 무대를 기획해왔던 황신혜밴드에게 좁은 무대는 아닐까. 그는 "작은 극장에서 공연을 많이 해봐서 큰 어려움은 없어요"라며 "공간에 맞는 사운드를 만들려고 해요. 이번에 공연하는 곳이 하남문화예술회관입니다. 이번 공연은 관객이 저희를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먼저 새로운 관객에게 다가가는 것이기 때문에 황신혜밴드 음악의 스탠다드를 보여주려고 해요"라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번 공연을 찾는 관객에게 "세상에 이런 것도 있구나 하고 재밌게 봤으면 좋겠다"는 인사를 건넸다. 아직 인디 문화가 낯선 하남 지역의 사람들이 조금 더 쉽게 그들을 만나러 왔으면 하는 그의 바람이 담긴 한 마디였다.
"인디음악에 대해 고민하지 말고, 흥겹고 재밌는 음악을 즐기시면 됩니다. 새로운 것을 만나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가잖아요. 가는 곳만 가면 재미가 없거든요. (웃음) 가보지 못한 곳을 가면 즐겁듯, 그러한 마음으로 공연을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테이지에 동시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