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장맛비에 춘천시 내 도심이 침수한 원인을 놓고 논란인 가운데, 이광준 춘천시장이 침수 원인을 조사한 내용을 발표하면서 사실과 다른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춘천CBS는 이광준 춘천시장이 22일 발표한 기자회견 내용 일부가 왜곡돼 발표됐다고 보도했다. 춘천CBS는 이광준 시장이 기자회견에서 대학교수 2명, 토목기사 2명과 침수 현장을 둘러봤다고 한 말은 사실과 다르다며 "교수 2명은 지난 17일 오전 열린 자문회의에 단 한 번 참석했을 뿐 현장 조사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춘천CBS에 따르면, 해당 교수들은 "자문회의는 춘천시 측의 설명을 듣고 자문을 하는 수준이었다. 근본적인 조사를 해서 분석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 결론을 내놓지는 않았다"는 말과 함께, "춘천시 발표가 다소 오버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광준 시장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춘천시에서 발생한 수해의 원인과 대책을 발표했다. 이 시장은 그 자리에서 "춘천 도심 일대 배수 시설이 시간당 50mm나 되는 강수량을 견디지 못해 침수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그리고 "도심 지역의 배수 용량을 대폭 늘리기 위해 배수 펌프장을 증설하고 약사천 복원 3단계 사업을 앞당겨 시행하겠다"고 주장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이 시장은 "이번 호우의 피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대학교수 두 분과 토목기사 두 분을 모시고 현장을 검사하고 모든 자료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 결과 "4년 전 약사천 복원공사 당시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 제방을 건설하지 않았는데, 그때 주민들의 의견보다 토목학적인 견해를 중시하지 않아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의 이같은 발언은 이번 침수가 도심 지역 배수 시설의 배수량이 집중호우를 견디지 못해 일어났으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배수 펌프장을 신설하고 약사천 복원공사 등을 서둘러 마무리하는 등 배수 용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맥락이다. 반면 시민단체들은 현재 시가 시행하는 약사천 복원공사와 우·오수관 분리 하수관거 공사 등을 이번에 도심 침수를 일으킨 요인 중에 하나로 지목하고 있다.
이에 춘천시민연대는 25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광준 춘천시장은 (기자회견에서) 거짓 발표한 사실을 공개 사과하고, 수해 원인 규명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주장했다.
춘천시민연대는 성명서에서 "이광준 춘천시장이 제대로 된 현장조사조차 거치지 않은 채 지역 언론이 다 모인 자리에서 거짓 결과를 발표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이 시장은 피해 주민과 춘천 시민을 기만한 거짓 발표와 무책임한 행정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이 시장이 "22일 거짓으로 발표한 수해 원인에 대한 내용은 전면 무효"임을 강조했다.
그리고 "(현장 방문 결과 이번 도심 침수는) 인재 가능성이 있다는 주민들의 주장이 상당히 신뢰할 만한 주장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제대로 된 조사를 통해 빠른 시간 안에 수해 원인을 밝혀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춘천시민연대는 춘천시에 전문가 자문회의 내용과 약사천 공사와 수해 관련 자료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