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희망버스의 울산 철탑농성장 방문 때 희망버스 참가자로부터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는 종편 <채널A> 영상기자의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민주노총 울산본부 배아무개 조직국장이 경찰에 구금됐다.
배 국장은 자신이 "카메라를 치우라고 언성을 높였을 뿐, 폭행을 한 적은 없다"며 25일 오전 10시 울산중부경찰서에 자진 출두했고, 조사를 받은 후 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된 상태로 영장실질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앞서 울산지방경찰청 희망버스 합동수사본부는 희망버스 참가자 중 폭력을 주도한 4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고, 배 국장은 그중 한 명으로 지목됐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국장 "종편, 카메라 치우라고 언성 높였을 뿐"배 국장은 25일 경찰에서 "채널 A 기자에게 카메라로 찍지 말라고 언성을 높였을 뿐 폭행은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카메라를 찍지 말라고 언성을 높인 것 맞지만, 그 후 다른 쪽으로 가서 폭행하지 않았다"며 "주변에 있던 여러 사람이 이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채널 A 모회사인 <동아일보>는 지난 23일자 기사에서 "20일 저녁 8시 40분쯤 채널 A 김아무개 기자는 현대차 철탑농성장이 있는 명촌문 철제 펜스를 사이에 두고 희망버스 참가자들과 회사 관계자 및 경찰의 대치 장면을 촬영하고 있었다"며 "그 순간 갑자기 서울 말씨를 쓰는 덩치 큰 40대 초반의 남자가 욕설하며 '카메라 그만 찍어요'라고 제지했다. 김 기자는 순간적으로 촬영한 영상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에 맞은편에 있던 경찰에게 카메라를 받아 달라고 부탁하며 카메라를 경찰 쪽으로 내밀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이어 "그 순간 한 남자가 김 기자의 머리채를 뒤에서 끌어당겨 넘어뜨렸고, 이어 7~8명이 김 기자를 에워싸고는 '방송국(에서 나온 거) 아니죠?'라고 물어 김 기자가 '채널A'라고 밝히자 '채널A 따위가 어디…. 이거 부숴버려. 야! 이 개××야'라며 발로 허리를 차거나 주먹으로 머리를 때렸다. 한 시위대원은 길이 2m 남짓의 알루미늄 막대기(깃발 봉으로 추정)로 김 기자의 머리를 때리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배 국장은 "종편 채널A라고 해 카메라를 찍지 말라고 언성을 높였지만, 폭행을 하지 않았다"며 "내가 폭행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는 것을 집에서 TV를 보다가 알았고, 곧 바로 경찰서에 나와 사실대로 진술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전필원 홍보선전국장은 "배 국장이 폭행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여러 사람이 봐서 안다"며 "혐의가 없으니 즉시 석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폭행을 당한 채널 A측의 강력한 항의가 경찰과 검찰이 잇따라 강경책을 들고 나온 한 배경이 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희망버스 울산준비위가 현대차 정몽구 회장 등을 폭력과 경찰 폭행 등 혐의로 중부경찰서에 고소·고발하던 지난 23일 오후 3시, 당사자인 배아무개 국장은 기자들에게 "채널A측은 기자가 폭행 당했다면 청와대에 수 차례 인터뷰를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후 급격히 공안정국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