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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14일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 뉴스데스크

"불볕 더위에도 선풍기조차 제대로 켜지 못하고 지내는 에너지 빈곤층은 전국 추산 110만 가구. 그 중 4000가구는 전기 요금마저 제때 못 내 전류제한조치까지 받으며 힘겹게 폭염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 14일 <뉴스데스크> '픽픽 쓰러져도 전기료 걱정... 달동네에겐 가혹한 폭염'

<뉴스데스크>, 온 나라를 찾아 취재했지만...

누가 이런 기사를 반대할까. 한 번이 아니라 후속 취재를 통해 '에너지 빈곤층'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 MBC <뉴스데스크>는 광복절 하루 앞날인 14일에도 날씨와 전력 관련 기사를 집중 보도했다. 기사 취재를 위해 찾은 곳도 많다. '동해·제주도·학교·조명가게' 따위다. 그러면서 "지난 3일 동안 아낀 전기는 하루 평균 747만kw로 원전 7개 반의 전기 생산량에 맞먹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뉴스데스크>는 '광복절 선물' 개성공단 합의를 3꼭지 보도했지만 날씨와 전력 관련 기사는 7꼭지나 보도했다.

<'온천이 따로없네' 동해 바닷물 30도 육박…더위 악순환>, <맹독성 '입방해파리' 국내 첫 발견, 사흘간 부상자가…>, <전력대란 고비 넘겼다…주말쯤 전력수급 숨통>, <전쟁같았던 사흘간의 절전…조명가게도 불 껐다>, <픽픽 쓰러져도 '전기료 걱정'…달동네에겐 가혹한 폭염>, <'찜통교실' 못 견딘다…개학연기, 단축수업 속출>, <기록적 폭염 속 빙과류 불티…팥빙수 하나에 '방긋'> - 14일 MBC<뉴스데스크>

하지만 <뉴스데스크>에서는 주최 측 추산 4만 명(경찰추산 7500명)이 모인 촛불집회 기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전국 곳곳을 다니면서 날씨와 전력 관련 뉴스는 취재해 보도했지만, 서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는 보도하지 않았다. <뉴스데스크> 방송 시간이 8시라 그동안은 취재할 시간이 없었다고 변명이나 할 수 있지만, 이날은 대한민국-페루 축구대표팀 친선경기 생중계로 10시에 보도했다. 무려 두 시간이나 늦게 방송했다. 시간이 변명거리가 아님을 알 수 있다.

 14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는 국정원대선개입 규탄 7차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이날 주최측은 "4만명의 시민이 전국각지에서 촛불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올라왔다"고 전했다.
14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는 국정원대선개입 규탄 7차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이날 주최측은 "4만명의 시민이 전국각지에서 촛불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올라왔다"고 전했다. ⓒ 이희훈

이날 MBC 앵커 출신인 신경민, 박영선 의원은 민주주의 수호와 국정원 개혁을 위한 민주당 특별방송 '광장늬우스'를 진행했다. 박 의원은 "청문회 하는 날 두 증인이 나오지 않아 분노한 시민들이 오늘 더 많이 나올 것"이라며 "용기있는 시민이 세상을 바꾼다"고 말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뉴스데스크>가 촛불을 자세히 보도했다면, '광장늬우스'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뉴스9> 참가수 공방만 보도하고, 촛불 이유는 관심없어

KBS <뉴스9>는 이날 '촛불집회' 기사를 보도했다. '만6천 vs 6만... 집회 참여 인원 수의 진실은?' 제목 기사에서 앵커는 "뉴스가 진행되는 지금 이시간에도 곳곳에서 진보와 보수단체의 시위가 열리고 있다"면서 "집회나 시위가 있을 때면 참여 인원을 놓고 경찰과 주최측의 발표가 다른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혹시 정치적 이유로 어느 한 쪽이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닌가, 의심도 하게 된다"는 밝혔다.

 KBS <뉴스9> 보도화면 갈무리
KBS <뉴스9> 보도화면 갈무리 ⓒ 뉴스9

이어 기사에서는 지난 10일 열린 촛불집회 때 주최 측 6만 명, 경찰 만 6000명 참가자 수를 전하면서 경찰과 주최 측 인터뷰를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정치성 집회에서도 참가자 수 논란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14일 열린 촛불집회 화면을 볼 수 없었다. 촛불집회가 열린 이유가 아닌 참가자 수 공방만 미국까지 예로 들면서 보도한 것이다. 교묘한 본질 흐리기다.

SBS <8시뉴스>는 '국정원 대선개입규탄 촛불집회, 1박 2일로 진행'에서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을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오늘(14일) 저녁 7시 서울광장에서 시작돼 내일 새벽 4시까지 1박2일로 진행된다"며 "촛불집회는 제7차 국민촛불대회를 시작으로 8.15 전국 노동자 대회, 8.15 평화통일대회 전야제로 이어진다"면 단신처리했다. 비록 단신이지만, 유일하게 광복절 앞날에도 촛불집회가 열렸음을 전한 것이다.

4만 개가 타오른 촛불은 어디 숨었을까? 방송3사 메인뉴스에서는 촛불을 볼 수가 없다.


#촛불집회#뉴스9#뉴스데스크#8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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