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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여군 양화면 내성리 웅포대교 인근에는 녹조 덩어리와 사체가 물가에 널려 있다.
부여군 양화면 내성리 웅포대교 인근에는 녹조 덩어리와 사체가 물가에 널려 있다. ⓒ 김종술

금강에서 녹조가 창궐하고 있다. 녹조 덩어리가 뭉쳐있고 물고기 사체들이 둥둥 떠 다닌다. 악취까지 풍겨 사람의 접근의 어렵게 한다. 

장마 뒤 찾아온 불볕더위. 14일 충청권도 한낮 기온이 35℃까지 치솟았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 지역 방송사와 동행해 4대강 사업 금강 구간인 세종보부터 부여군 웅포대교까지 현장을 돌아봤다.

더욱 심해진 금강의 녹조

 세종보 상류 요트선착장 인근에는 녹조 덩어리가 떡지어 뭉쳐있다.
세종보 상류 요트선착장 인근에는 녹조 덩어리가 떡지어 뭉쳐있다. ⓒ 김종술

 세종보 상류 요트선착장 인근에는 녹조 덩어리가 떡지어 뭉쳐있다.
세종보 상류 요트선착장 인근에는 녹조 덩어리가 떡지어 뭉쳐있다. ⓒ 김종술

첫 번째로 세종시 세종보를 찾았다. 도착하기 무섭게 수자원공사 직원 3명이 나와서 우리를 체증하느라 바쁘다. 주차장 인근 버드나무 군락지의 나무들이 고사했고, 인근 요트 선착장은 녹조 덩어리가 부유물질과 뒤섞여 뭉쳐 있었다. 녹조는 강 가장자리와 중간에 띠를 형성했다.

 공주보 상류 1.5km 지점 조류제거선에서 수거된 녹조가 강변에 그대로 쌓아 놓으면서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
공주보 상류 1.5km 지점 조류제거선에서 수거된 녹조가 강변에 그대로 쌓아 놓으면서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 ⓒ 김종술

 공주보 상류 1.5km 지점 조류제거선 주위로 녹조 덩어리가 둥둥 떠다니고 있다.
공주보 상류 1.5km 지점 조류제거선 주위로 녹조 덩어리가 둥둥 떠다니고 있다. ⓒ 김종술

녹조제거선이 떠 있는 공주보 상류 1.5km 지점에 도착하자 낯선 대형자루에서 썩은 악취가 풍겼다. 환경부가 녹조 제거시설 시범사업을 하는 곳이다. 악취는 수거된 녹조를 강변에 쌓아 놓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에서도 부유물질과 뒤섞인 녹조 덩어리와 물고기 사체들이 떠다녔다.

녹조 제거 사업을 시행하는 민간업체 관계자는 "지난 6월부터 폴리알루미늄클로라이드 약품을 사용해 녹조 제거 시범사업을 하고 있는데, 장맛비로 가동을 중단하다 보름 전부터 녹조가 띠를 형성하며 발생해 다시 시작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13~14톤 정도를 거둬들였지만 (환경부와) 계약한 11월까지 목표치 89톤 정도의 녹조 양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주보 수력발전소 밑에는 눈치, 누치, 숭어로 보이는 수백 마리 정도의 물고기가 무리지어 있었다.
공주보 수력발전소 밑에는 눈치, 누치, 숭어로 보이는 수백 마리 정도의 물고기가 무리지어 있었다. ⓒ 김종술

인근의 공주보를 찾아 수력발전을 하는 강변으로 이동했다. 겉보기에는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발전소 밑에는 눈치, 누치, 숭어로 보이는 물고기 수백 마리가 무리지어 있었다. 콘크리트 보 때문에 상류로 올라가지 못하는 듯했다.

일행은 전날(13일) 방문한 부여군 양화면 내성리 웅포대교를 다시 찾았다. 이곳은 전날과 다르게 대형 녹조 띠가 사라지고 없었다. 너비가 50m나 될 정도로 거대한 녹조가 하루 만에 다 사라진 이유가 궁금했다. 주변을 탐색하던 중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관련 기사: 금강 30km 구간에 녹색페인트 뿌린 듯... "수문 열어라")

 공주보 상류 2km 지점 4대강 사업 전부터 자리하고 있던 버드나무 군락지의 나무들이 다 고사해 버렸다. 금강에는 이곳 말고도 10곳의 버드나무 군락지가 나무들이 죽어 버렸다.
공주보 상류 2km 지점 4대강 사업 전부터 자리하고 있던 버드나무 군락지의 나무들이 다 고사해 버렸다. 금강에는 이곳 말고도 10곳의 버드나무 군락지가 나무들이 죽어 버렸다. ⓒ 김종술

주변에서 만난 인근 주민은 "(오마이뉴스) 기자가 사진을 찍고 다녀간 뒤 오후에 갑자기 3~4시간 정도 물이 쭉 빠지면서 녹조가 사라졌다"며 "아침에 남아있던 녹조는 보트가 다니면서 흩어뜨렸다"고 말했다.

"예전엔 낚시와 물놀이도 했는데..."

이경호 국장은 "하루 동안 무더위와 씨름하며 돌아본 금강은 전 구간에서 녹조가 발생하고 악취가 나는 등 물이 탁했다"며 "녹조를 제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비용을 또 투입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원인은 방치한 채 기술적으로만 해결하려는 환경부의 정책에 다시 한 번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드러운 모래사장에서 낚시도 하고 물놀이도 했던, 과거 금강이 더욱 그리워지는 하루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여군 양화면 내성리 웅포대교 인근에는 녹조 덩어리와 사체가 물가에 널리고 물이 빠지면서 녹조 자국이 선명하다.
부여군 양화면 내성리 웅포대교 인근에는 녹조 덩어리와 사체가 물가에 널리고 물이 빠지면서 녹조 자국이 선명하다. ⓒ 김종술

한편, 환경부가 발주 시범운영을 하는 조류제거시설은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공주보와 한강(서종대교 상류~양수교), 낙동강(남지철교 상류~낙동대교, 고령교 상·하류~사문진교 상·하류), 영산강(서창교 하류~극락교) 등 5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4대강 사업#녹조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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