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한 달여 앞두고 홈플러스노동조합이 명절기간 벌어지는 근로기준법 위반 등 불법행위 감시활동에 돌입한다. 명절기간 매출확대를 이유로 대형마트에서 벌어지는 불법행위와 관련해 제보를 받고 이를 근절하기 위한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여기에 직원들에게 사실상 강매되고 있는 상품권 판매 행위에도 제동을 걸 방침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과 홈플러스노동조합·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은 16일 오전 서울 문래역 홈플러스 영등포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석 불법행위 감시단'(이하 감시단) 활동을 선포했다. 홈플러스노조는 ▲ 추석선물세트와 상품권 강매 ▲ 불법연장근무 ▲ 휴무 강제 반납 등의 행위를 대표적인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감시활동을 실시한다.
홈플러스 노조 측은 "설과 추석과 같은 명절마다 직원들에게 상품권 판매 할당이 떨어진다"며 "전 직원의 리스트를 뽑아 구매금액을 적게 하고, 구매 후 영수증을 확인 매일매일 직원들의 구매현황을 점검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명절기간 과도한 매출경쟁에 희생당하는 건 결국 노동자"라며 "직원들을 대상으로 매출을 올리려는 강매행위는 근절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또 노동자의 동의 아래 일주일에 12시간까지만 가능하게 돼 있는 연장근로에 대해서도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만연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명절기간이 되면 매일 연장근무를 하는 것은 물론, 연속 50시간 넘게 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단 하루 만에 주당 연장근무를 초과하게 된다, 근로기준법은 노동자의 기본권이며 추석이라고 해서 지키지 않아도 되는 법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노동자 웃을 수 없는 추석... 서비스유통분야 개선 필요"이와 함께 노조 측은 한 달에 9일이 보장돼 있는 휴일 가운데 2일 반납하게 하는 행위, 협력업체에게 행해지는 각종 부당행위 등을 "집중적으로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주재현 홈플러스노조 사무구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나 스스로 2~3일씩 일하게 되는 직원들의 연장근무 스케쥴을 직접 짜고는 했다"며 "여러 매장의 근무스케쥴표만 확인해봐도 홈플러스에서 일어나고 있는 근로기준법 위반 행위는 명백히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명절이라서 인력을 그렇게 운영하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는다는 게 회사의 주장"이라며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어야만 매출을 올릴 수 있다면 그것은 잘못된 회사"라고 비판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추석이지만 노동자들은 웃을 수 없는 명절"이라며 "홈플러스뿐만 아니라 이마트·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를 비롯해 서비스유통분야 전반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처장은 "홈플러스 노조의 감시단 활동을 바탕으로 시민사회와 노동계가 함께 산업 전반에 대한 감시체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