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조사 청문회 중계를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두 분(원세훈, 김용판) 다 선서를 하지 않는 광경을 목격하고 이렇게 해도 되는지 눈을 의심했습니다. 법을 잘 지켜야 할 높은 분들이 국민들 앞에서 떳떳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어 슬펐습니다. 설사 재판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문제라고 하더라도 당당한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17일, 촛불집회 화두 역시 두 분의 선서 이야기였습니다. 선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분들이 정직한 말을 하더라도 국민들은 믿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국회는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선서거부는 국민을 무시했다는 이야기가 그래서 나온 거겠지요.
기우이겠지만 혹시 이런 일로 해서 범법자들이 자기 방어를 한답시고 범죄 사실을 말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앞으로는 법을 만들고 법을 집행하시는 분들이 좀더 양심적이고 좀더 떳떳한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어야 신뢰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슬픈 일이 어찌 이것뿐이겠습니까. 촛불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한쪽에서는 확성기를 있는 대로 높이고 유행가를 들려 주고 있었습니다. 또 한쪽에서는 이를 방어하기 위해 다른 확성기를 나무에 매달아 놓고 다른 노래를 들려주고 있었습니다. 이런 일이 밤중에 서울 한복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서로 생각이 다르다고 이웃을, 형제를, 피를 수없이 흘리게 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도 그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고통받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을 생각해서라도 이제는 편가르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나라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생각이 달라도 정직하면 얼마든지 잘 할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잘 살게 된 것이 정치가 잘해서 된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 진것입니다. 촛불을 든 그들의 얼굴에는 그늘이 없었습니다. 촛불을 든 어린아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있기 때문일것입니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높은 분들이 좀더 정직하고 올바른 정치를 해달라는 요구 하나뿐입니다.
최근 뉴스를 보면 얼굴을 들 수 없는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권력을 가진 분들이 정직하지 못하고 올바른 판단을 잘못해 일어난 일들입니다. 높은 분들의 잘못 된 판단이 개인은 물론이고 나라 전체가 불행해 진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두번 다시 슬픈 과거로 돌아갈 수도, 또 돌아가서도 안 되기에 하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