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의 갈 길을 잃어버린 KBS, MBC, SBS. 이들 지상파 3사 뉴스를 매일 감시하고자 합니다. 이들이 지상파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그날까지 <방송3사 뉴스 한눈에 보기>는 계속됩니다. [편집자말] |
대형 방송 사고다. 20일 SBS <8시 뉴스>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합성 사진이 사용된 그래픽을 여과 없이 내보냈다. 일본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문제를 다룬 '특파원 현장' 코너에서 였다. 현재 이 보도는 관련영상이 편집된 채 다시보기 서비스로 제공되고 있다. (관련기사 :
SBS 뉴스 방송사고 왜 일어났나? "비하 이미지 파악 못해").
시청자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어제(20일) 관련보도가 방송된 오후 8시 30분부터 자정이 넘어서까지 SBS <8시뉴스>는 각종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랭크됐다. SNS에서는 "(문제가 된 보도 직후) 바로 사과하지 않은 앵커와 제작진을 모두 교체해야 한다"(je****), "SBS 일베 그렇게 까더니 정작 자기네 뉴스는 일베 보고 기사 썼나?"(@ros********) 등 관련자 문책 요구와 비난이 잇따랐다. 한 인터넷 게시판에는 'SBS가 미쳤다', 'SBS에 항의 전화를 하라'며 시청자 제보 전화를 적어 항의를 독려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SBS는 이날 밤 보도자료를 낸 데 이어 마지막 뉴스인 SBS<나이트라인>에서 "제작 담당자가 인터넷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컴퓨터 그래픽 화면으로 제작하면서 흑백으로 합성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하 이미지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리고 "이번 보도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유가족, 그리고 관련된 분들에게 상처를 드리게 된 점,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전했다.
SBS 방송사고에 더 분노하는 이유 SBS 방송사고에 대한 시청자들의 날선 비판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공중파 방송들에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는데다 보도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MBC <뉴스데스크>가 횡령범 실루엣을 만들며 문재인 민주당 의원의 사진을 사용했던 일이 상기되는 탓이다.
보도 공정성 문제는 20일 뉴스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MBC <뉴스데스크>는 국정원 국정조사가 알맹이없이 정쟁에 치우쳐 있다는 논지로 보도했다. 이미 전날(19일) 국정원 2차 청문회 관련보도에서 여야 공방에 대해 보도한 후였다. 국정원 국정조사 무용론에 힘을 실어주는 기사였다.
특히 MBC는 지역감정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조명철 의원과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질의 영상을 내보내면서 권 전 과장의 답변 부분을 모두 편집했다. 조 의원이 "권은희 과장님, 광주의 경찰입니까 대한민국 경찰관입니까?"라고 묻는 것까지만 보도됐다. 권 전 과장이 답을 안 하거나 못했다고 오해할 소지가 있는 장면이었다.
자칫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보도였다. 설사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동일 장면이 지역감정 조장 논란의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하면 더 신경 썼어야 했던 부분이다.
KBS, 조명철 의원 지역감정 조장 발언 보도 안해 이날 KBS <뉴스9>만이 문제가 된 조 의원의 질의에 대해 보도하지 않았다. 대신 KBS는 이번 선거개입 사태의 핵심인 국정원 심리전단이 12개 파트에 이르는 조직이고, 이들이 트위터에서 수백만건의 리트윗을 했다는 검찰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국정원 검찰수사 시작 이후 진일보한 보도였다.
그러나 다섯번째로 보도된 앵커&리포트 <녹조 급속 확산…원인은?>에서는 영산강 녹조 확산 원인을 자연재해로 해석했다. 특히 19일 새누리당 재해대책위원들이 영산강 수계 승촌보 현장을 점검한 이후, '4대강과 관련 없는 자연재해'라 평한 것과 비슷한 입장이었다.
녹조발생지역을 금강, 낙동강, 남한강, 영상강으로 표시한 지도는 4대강을 연상케 했지만 앵커와 기자 모두 그에 대한 언급은 업었다. 오직 녹조현상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식물성 플랑크톤 '남조류'에 대한 설명 뿐이었다.
이 리포트는 "녹조가 대량번식하는 시기엔 정수와 수질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합니다"라는 말로 마무리 됐다. 태풍이나 큰 비 소식이 없어 녹조가 식수난으로까지 번질 위험이 있는 현재 상황을 돌아보면 2% 부족한 보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