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대선 개입 규탄, 민주주의 수호 시국미사'가 수원에 이어 전주에서도 열렸다. 전주에서 열린 시국미사는 2010년 4월 4대강 규탄 시국미사에 이어 두 번째다.
천주교 전주교구 정의구현사제단은 26일 오후 7시 30분 전주시 중앙동성당에서 시국미사를 열고, 국가정보원의 불법 대선 개입을 규탄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이날 시국미사에는 사제 90여 명, 수녀 100여 명, 신도 800여 명이 참석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발 빼기 때문에 대학생·지식인·성직자까지 나서" 미사 시작을 알리는 입당성가는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시작했다. 미사를 집전한 박종근 전동성당 주임신부는 "국정원의 대선개입과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의 불법 유출 등 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진 상황이 시국미사를 개최하게 만든 것"이라면서 "민주주의 수호가 교회의 가르침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밝혔다.
미사 중간 강론에서 김진화 봉동성당 주임신부는 "폭염보다 더 시민들을 열 받게 하는 것은 국정원이 대선에 불법적으로 개입해서 특정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조직적으로 공작한 것이 드러났는데, 대통령은 범죄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관련자를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은 도움을 받지 않았다고 말한 것"이라면서 "국정원 불법 대선개입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정권의 일이라며 발을 빼기 때문에 대학생·지식인·성직자까지 나서서 시국선언과 시국미사를 하는 것이다"면서 26일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김 신부는 "시민들이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있다는 생각에 촛불을 들었지만 수구언론과 방송 3사는 이들을 대선 불복 종북 좌파로 매도하고 있다"면서 "르몽드 등 세계 각국의 유력 언론도 박근혜 대통령이 불법적인 국정원 대선 개입을 은폐하려 한다고 보는 마당에 한국 언론의 침묵은 얼마나 부끄럽고 치욕스러운 일인가"라고 말했다.
강론이 끝나고 정의구현사제단은 독립 언론 <뉴스타파>가 8월 14일 제작한 'CCTV는 말한다'를 방영했다. 이 영상은 서울경찰청 증거분석실이 국정조사 특위에 제출한 127시간 CCTV 영상을 <뉴스타파>가 입수하여 국정원이 댓글을 삭제한 행위를 밝혀낸 것이다.
이어 김창신 전주교구 정의평화위원장은 "교회는 세상 안에서 벌어지는 불의 앞에서 인간의 구원이 요구된다면 이 불의를 규탄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면서 "불법과 불의를 용납하지 않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보다 나은 민주적 가치 실현을 위해 천주교 사제들은 적극 참여하겠다. 신앙심과 시민의식이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분노할 일에 분노하는 일을 결코 단념하지 않는 사람이 자신의 존엄성과 지금 서 있는 곳과 행복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시국미사를 통해 마음에 담기를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깨어있는 시민의식으로 촛불과 기도를 부탁한다"고 미사 참가자들에게 당부했다.
전북지역 30여 개 성당, 국정원 대선 개입 규탄
한편, 천주교 전주교구 정의구현사제단은 매주 금요일 전주 한옥마을 경기전 앞과 익산, 군산, 장수 등 전북지역에서 열리는 촛불에 함께하고 전북지역 30여개 성당에 국정원 대선 개입을 규탄하는 현수막을 게시할 예정이다.
또한 9월 14일까지 국정원 대선 개입 진상규명 특별검사제 도입을 촉구하는 100만 서명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인터넷대안언론 참소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